제품 실험실
앞의 열두 장은 독서등의 결정을 하나씩 따로 내렸다. 목 길이는 넘어짐을 보고, 클립 손잡이는 손을 보고, 살두께는 강성과 금형을 보고, 공정은 수량과 견적을 보고 정했다. 그런데 물건은 하나다. 등머리를 1 cm 늘리면 무게와 넘어짐과 상자 크기가 함께 움직이고, 벽을 0.2 mm 얇게 하면 무게는 줄지만 손에 쥔 몸통이 물렁해진다. 금형값은 몇 개를 만드느냐에 따라 같은 물건의 값을 두 배로도 만든다. 이 장은 그 결정들을 한 화면에 모아 함께 움직여 보는 실험실이다. 금형을 열고 500개를 찍기 전, 마지막으로 모든 숫자를 한 저울에 올리는 자리다.
- 장마다 따로 적힌 치수와 무게를 한 도면에 모으고, 서로 어긋난 값을 찾아 정리한다.
- 등머리 길이 하나가 무게·넘어짐 각·접은 길이를 함께 바꾸는 것을 계산으로 확인한다.
- 클립 손잡이 길이와 스프링 세기를 "설계 창" 위의 한 점으로 고르고, 창이 닫히는 조건을 설명한다.
- 살두께가 무게·강성·냉각 시간·사출값을 동시에 움직이는 거래를 읽는다.
- 금형비를 수량으로 나누는 원가 모형으로 공정별 개당 값을 비교하고, 목표 원가에 닿는 수량을 구한다.
- 판매가가 아니라 "쓰는 1년당 값"으로 수리 가능한 구조의 값어치를 따지고, 최종 선택과 남긴 선택지를 메모로 정리한다.
실험실 사용법
실험실에 놓인 물건은 이 책 내내 다룬 가상의 클립형 독서등 「E 라이트」다. 책 표지나 침대 머리판을 무는 클립, 충전지와 기판을 담은 몸통, 관절 두 개로 꺾이는 목, LED와 확산판을 품은 등머리로 되어 있다. 치수와 무게, 손과 스프링, 재료와 공정의 값은 앞 장들에서 정한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2장, 4장, 5장, 7장, 8장, 11장). 계산식도 그 장들의 모형을 그대로 썼다. 새로 만든 것은 그 모형들을 서로 잇는 줄이다.
그림 1은 그 줄을 그린 것이다. 왼쪽은 디자이너가 손으로 움직이는 결정, 오른쪽은 요구 조건표(1장)의 항목이다. 결정 하나에서 나가는 선이 여럿이고, 조건 하나로 들어오는 선도 여럿이다. 특히 굵은 선은 따로 정할 때 놓치기 쉬운 연결이다. 살두께는 "만들기"의 결정이지만 무게를 거쳐 넘어짐 각까지 바꾸고, 충전지 교체 구조는 "쓰임"의 결정이지만 원가에도 들어간다.
실험실은 앞에서부터 패널을 하나씩 열고, 마지막 절에서 모든 손잡이를 한 화면에 모은다. 첫 패널은 도면이다. 숫자를 저울에 올리기 전에, 장마다 적은 숫자가 한 도면 안에서 서로 맞는지부터 본다.
도면 대조: 열두 장의 값을 한 장에
제품 개발은 여러 달에 걸쳐 여러 사람이 숫자를 고친다. 7월의 스케치에 적은 치수가 8월의 계산에서 바뀌고, 9월의 금형 검토에서 또 바뀐다. 바뀐 숫자가 모든 문서에 고루 반영되지 않으면, 공장은 옛 숫자로 금형을 깎는다. 그래서 양산 전에 하는 첫 일은 도면 대조(Drawing reconciliation)다. 지금까지 적힌 모든 치수를 한 표에 모으고, 같은 항목에 숫자가 둘 이상이면 어느 것이 최종인지, 왜 그런지를 적는 일이다.
아래 패널은 서윤의 독서등을 두 벌의 숫자로 그린다. "2장 첫 3면도"는 7월의 우드락 모형에서 잰 값(목 약 120 mm, 등머리 72 mm)이고, "최종 도면"은 그 뒤의 장들을 거친 값이다. 투시 보기에서는 캔버스를 끌어 돌려 보고, "3면도"를 누르면 2장에서 배운 제3각법 배치로 바뀐다. "분해"를 켜면 9장에서 일곱 개로 줄인 몸통 부품과 클립, 목, 등머리가 위아래로 떨어진다.
도면 대조: 2장의 첫 3면도와 최종 도면
두 벌의 숫자는 겉보기에 별 차이가 없다. 목이 손가락 한 마디쯤 길고, 등머리가 엄지손톱 하나만큼 길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의 모델로 계산하면 2장의 숫자로는 무게가 82.0 g이고, 등머리를 앞으로 뻗으면 무게중심이 받침 끝보다 4.0 mm 바깥으로 나가 책상에 세우자마자 넘어진다. 이 값들은 4장에서 이미 고쳤지만, 2장의 3면도 파일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금형 공장에 보낸 것이 어느 파일이었는지 확인하는 일이 도면 대조의 핵심이다.
| 항목 | 처음 적힌 값 | 나중에 바뀐 값 | 최종 도면 | 까닭 |
|---|---|---|---|---|
| 목 길이 | 약 120 mm (2장) | 상한 100 mm (4장) | 100 mm | 뻗은 자세의 넘어짐 각 |
| 등머리 길이 | 72 mm (2장 우드락) | 60 mm (4장 비례·무게) | 60 mm | 무게 80 g과 넘어짐 각 10°(이 장에서 다시 계산) |
| 등머리 두께 | 12 mm (2장 3면도) | 약 20 mm (3장 우드락) | 12 mm | LED·확산판에는 10 mm 남짓이면 되고, 얇을수록 무게중심이 낮다 |
| 받침(클립 아랫면) | 약 50 mm (4장 우드락 모형) | 60 mm (4장, 2장 3면도대로) | 60 mm | 넘어짐 각 |
| 클립 손잡이 | 16 mm (5장 첫 시제품) | 28 mm (5장) | 28 mm | 작은 손의 여는 힘 |
| 살두께 | 2 mm (7장 강성 계산) | 약 2 mm로 고르게, 리브 1 mm (8장) | 2 mm | 강성과 금형 |
| 무게 | 80 g 이하 (1장 목표) | 78 g (4장 추정), 약 78 g (7장 재료 저울) | 78.0 g | 7장은 나머지 부품을 60.5 g 한 덩어리로 어림했다. 이 장은 4장의 부품 모형에 7장의 껍데기 계산을 넣었다 |
마지막 줄이 흥미롭다. 무게는 장마다 다른 방식으로 어림되었다. 각 장이 자기 질문에 필요한 만큼만 계산했기 때문이다. 7장은 재료끼리 비교하려고 나머지 부품을 한 덩어리로 두었고, 4장은 무게중심을 보려고 부품을 자리마다 나누었다. 방식은 달라도 같은 부품 목록에서 나온 어림이라 두 값은 78 g에서 만난다. 양산 전 점검은 이런 어림들을 하나의 표로 다시 묶는 일이기도 하다.
숫자만이 아니라 모양도 대조해 본다. 그림 2는 7월 3일에 서윤이 태블릿으로 그려 온 옆모습과, 석 달 뒤의 최종 도면을 같은 축척으로 겹쳐 놓았다. 경계선을 끌어 비교한다. 바탕의 칸은 10 mm다.
등머리 길이 하나가 바꾸는 것
도면 대조에서 가장 크게 어긋난 값은 등머리 길이였다. 72 mm와 60 mm 사이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하나만 움직여 본다. 4장에서 배운 넘어짐 조건을 다시 쓰면, 책상 위에 선 독서등은 무게중심에서 내린 연직선이 받침 안에 떨어지는 동안 버틴다. 책상이 기울어도 버티는 각, 곧 넘어짐 각(Tipping angle)은
등머리는 받침 끝에서 가장 먼 부품이다. 길어지면 무거워지고, 그 무게가 받침 밖 먼 자리에 얹힌다. 아래 패널은 목을 앞으로 수평으로 뻗은, 가장 넘어지기 쉬운 자세를 옆에서 본 것이다. 등머리 앞끝의 손잡이를 끌거나 슬라이더로 길이를 바꾼다. 아래 막대는 부품별 무게다.
등머리 길이: 무게, 넘어짐, 비례, 접은 길이
72 mm 쪽에도 이유는 있었다. 7월에 도경은 등이 책 위로 넘어와야 위쪽 줄까지 밝다고 했고, 긴 등머리는 빛을 더 넓게 편다. 그러나 이 모델에서는 그 몇 밀리미터가 무게 목표와 넘어짐 기준을 함께 넘는다. 둘 다 지키면서 등머리를 72 mm로 하려면 받침을 늘리거나 목을 줄여야 하고, 그러면 다시 클립이 커지거나 책 위로 넘어오는 거리가 줄어든다. 결정 하나를 고치면 다른 결정이 따라 움직인다. 그림 1의 그물을 실제로 따라간 것이다.
손 패널: 설계 창 안에 점 찍기
5장에서 서윤은 클립을 손이 작은 쪽에 맞추었다. 여는 힘과 손가락 벌림은 작은 손(5퍼센타일 안팎)이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책 표지는 단단히 물어야 한다. 이 세 조건은 손잡이 길이와 스프링 세기라는 두 결정에 묶여 있다. 손잡이가 길면 지렛대가 길어 여는 힘은 줄지만, 같은 각도로 열 때 손가락을 더 벌려야 한다. 스프링이 세면 잘 물지만 열기 힘들다.
두 결정을 가로·세로축으로 놓으면 조건마다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이 생기고, 세 경계선 안쪽에 남는 영역이 설계 창(Design window)이다. 아래 지도에서 점을 끌어 손잡이 길이와 스프링 세기를 고른다. 색이 칠해진 곳은 조건 하나 이상을 어긴 곳이고, 초록 테두리 안이 창이다.
클립의 설계 창: 손잡이 길이 × 스프링 세기
창 안의 점은 어디든 조건을 지킨다. 그런데 서윤은 창의 가운데가 아니라 왼쪽 끝 가까이를 골랐다. 손잡이가 길수록 열기는 쉽지만 클립이 받침 뒤로 삐져나와 옆모습이 둔해지고, 손잡이가 30 mm(받침의 절반)를 넘으면 접은 길이도 늘어난다. 창은 "해도 되는 곳"을 알려 줄 뿐이고, 그 안에서 어디를 고를지는 다른 조건, 곧 형태와 상자 크기가 정한다. 실험실의 마지막 절에서 손잡이 길이를 끌면 접은 길이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두께 패널: 2 mm의 이유
살두께는 무게를 줄이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숫자다. 몸통과 등머리 껍데기의 무게는 살두께에 정비례한다. 그런데 7장에서 보았듯 판이 휘지 않으려는 힘(굽힘 강성)은 두께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두께를 10% 줄이면 무게는 10% 줄지만 강성은 27% 준다. 8장에서 본 사출 성형의 사정도 있다. 살이 두꺼우면 식는 데 오래 걸려(냉각 시간은 대략 두께의 제곱에 비례한다) 한 번 찍는 값이 오르고 싱크가 생기며, 너무 얇으면 녹은 수지가 끝까지 흘러가지 못해 덜 채워진다.
아래 패널은 살두께 하나와 재료 하나를 움직인다. 위의 그림은 몸통 벽의 단면으로, 리브(살두께의 절반)와 그 반대편 겉면을 보여 준다. 아래의 네 막대가 독서등 전체 무게, 몸통의 상대 강성, 냉각 시간, 사출 한 벌 값이다.
살두께: 무게, 강성, 냉각, 값
2 mm는 우연히 고른 숫자가 아니다. 무게 목표 안에 들고, 손에 쥐어도 눌리지 않고, 금형이 무리 없이 채우고 식힐 수 있는 좁은 띠 안에 있다. 무게가 모자랄 때 살두께를 깎는 것은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가장 비싼 방법일 수 있다. 실험실에서 무게를 줄이고 싶다면 살두께보다 먼저 등머리 길이나 클립을 보는 편이 낫다.
수량과 원가: 금형값을 몇 개로 나누나
지금까지의 조건은 모두 맞았다. 마지막으로 원가를 본다. 1장의 요구 조건표는 포장 포함 제조 원가를 개당 1만 2천 원 이하로 잡았다. 개당 원가는 수량과 상관없이 한 번 드는 고정비(Fixed cost)와 한 개마다 드는 변동비(Variable cost)로 나눌 수 있다. 금형값은 대표적인 고정비이고, 사출·부품·조립·포장은 변동비다.
이 책의 가상 견적으로 넣어 보면 500개에서 알루미늄 간이 금형 400만 원은 한 개에 8,000원씩 얹힌다. 사출 한 벌 1,200원에 나머지가 5,711원(전자 부품 2,400원, 충전지 팩 1,600원, 스프링·핀·와셔·나사 450원, 조립·검사·포장 작업 74초에 411원, 종이 상자와 받침 850원)이고, 불량 3%를 더하면 15,358원이다. 목표보다 3,358원, 28% 많다. 아래 패널에서 수량을 끌어 공정별 곡선을 비교한다. 오른쪽 막대는 고른 공정의 원가 구성이다.
수량과 개당 원가: 공정별 곡선과 구성
원가가 목표를 넘은 까닭은 디자인이 사치스러워서가 아니라 수량이 적어서다. 500개라는 숫자는 10주년이라는 사건이 정했고, 그 수량에서 금형은 비싼 고정비다. 이 사정은 산업디자인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그림 3의 설탕 그릇은 19세기 미국에서 녹은 유리를 쇠틀에 눌러 찍은 프레스 유리(Pressed glass)다(12장). 쇠틀은 비쌌지만 한 번 깎으면 수없이 찍을 수 있어서, 손으로 깎던 커트 유리의 무늬를 훨씬 싼 값에 많은 집의 식탁에 올렸다. 틀값을 많은 개수로 나눌 수 있을 때 같은 무늬가 싸진다는 원리는 지금의 사출 금형과 같다.

1년당 값: 오래 쓰는 물건의 셈
원가와 판매가는 산 날의 숫자다. 책방 주인이 처음부터 한 말, "선물이 서랍에 들어가면 안 돼요. 오래 써야지"는 다른 숫자를 가리킨다. 손님이 낸 값을 그 물건을 쓴 햇수로 나눈 값, 곧 쓰는 1년당 값이다. 11장의 모형으로 하루 1.5시간 쓰면 충전지는 약 2.7년에 처음 용량의 80%로 떨어지고, 그다음으로 약한 목 관절은 약 8.2년을 버틴다. 충전지를 갈 수 없으면 물건의 수명은 충전지의 수명이다.
아래 패널은 같은 3만 원짜리 등을 두 구조로 쓸 때 누적해서 쓰는 돈을 그린다. 충전지를 갈 수 없는 구조는 충전지가 닳을 때마다 등을 새로 사야 하고, 갈 수 있는 구조는 충전지 팩만 산다. 하루 사용 시간과 교체 충전지 값을 움직여 본다.
쓰는 1년당 값: 충전지를 갈 수 있을 때와 없을 때
원가표에서는 충전지 교체 구조가 개당 180원을 더 쓰는 항목이었다. 1년당 값으로 보면 손님의 지출을 절반 아래로 줄이는 구조다. 같은 결정이 어느 숫자로 보느냐에 따라 비용이 되기도 하고 절약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실험실의 원가 칸 옆에는 수명 칸을 함께 둔다.
종합 실험실
모든 손잡이를 한 화면에 모았다. 위쪽 그림은 목을 앞으로 뻗은 독서등의 옆모습이고, 등머리 가운데(목 길이), 등머리 앞끝(등머리 길이), 받침 앞끝(받침 길이), 클립 손잡이 끝(손잡이 길이)을 끌 수 있다. 아래는 요구 조건 열두 줄의 점검표로, 막대의 세로 눈금이 기준이고 초록은 통과, 빨강은 미달이다. 단추로 서윤의 선택과 다른 선택지 네 가지를 불러온다. 맨 아래 메모 칸에 지금 설계의 값이 정리된다.
제품 실험실: E 라이트 양산 전 점검
"가장 싸게"는 이 실험실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단추다. 재료를 싼 PP로 바꾸고, 벽을 얇게 하고, 충전지를 납땜해도 개당 원가는 15,358원에서 14,950원으로 3%도 줄지 않는다. 원가의 절반 넘게가 금형 몫이고, 그것은 디자인이 아니라 수량이 정하기 때문이다. 대신 잃는 것은 손에 쥐는 몸통의 단단함과 수명이다. 원가를 줄이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느 칸이 원가를 만드는지 보는 것이다. 막대의 가장 큰 덩어리가 아닌 곳을 깎으면, 아낀 돈보다 잃는 것이 크다.
반대로 규칙을 일부러 어기는 선택도 있다. 요구 조건표는 의뢰 첫 주에 쓴 숫자이고, 석 달 동안 배운 것이 그 숫자보다 나을 수 있다. 무게 80 g은 침대 머리판에서 클립이 처지지 않는 한계였지만, 원가 1만 2천 원은 수량을 정하기 전의 어림이었다. 모든 줄을 초록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빨간 줄이 왜 빨간지 알고 그것을 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하는 것이 실험실의 목표다.
서윤의 여름 제품 노트
열두 장의 결정을 한 저울에
10월 23일 월요일 아침, 금형 공장에서 두 번째 시사출 샘플이 도착했다. 9장의 스냅핏과 버튼 틈, 10장의 무광 질감과 색을 고친 금형으로 찍은 것이었다. 금형 공장은 화요일 오후까지 양산 승인을 달라고 했다. 승인이 나면 수요일에 500벌을 찍고, 주말까지 조립해 10월 31일에 책방에 들어온다. 11월의 10주년까지 남은 여유는 그것이 전부였다.
서윤은 승인 전에 실험실을 열었다. 회사에서 화면 시안을 넘기기 전에 모든 화면을 한 줄로 늘어놓고 여백과 글자 크기를 맞춰 보던 것과 같은 일이었다. 먼저 장마다 흩어진 치수를 한 표에 모았다. 어긋난 값이 셋 나왔다. 목 길이(2장 약 120 mm, 4장 상한 100 mm), 등머리 길이(2장 72 mm, 4장 60 mm), 등머리 두께(2장 12 mm, 3장 우드락 약 20 mm). 금형 공장에 보낸 파일이 최종 값(100, 60, 12)으로 되어 있는 것을 태오와 함께 확인하고, 2장의 3면도 파일에는 "폐기, 최종 도면 참조"라고 적었다. 이 책의 모델로 계산하면 2장의 숫자로는 무게 82.0 g, 뻗은 자세에서 무게중심이 받침 끝보다 4.0 mm 밖이라 바로 넘어진다. 최종 숫자로는 무게 78.0 g(클립 20.0, 몸통 22.0, 충전지 12.0, 목 8.0, 등머리 16.0 g), 뻗은 자세의 넘어짐 각 11.5°, 세운 자세는 26.8°였다. 등머리를 72 mm로 늘려 보면 80.4 g, 5.6°로 두 줄이 함께 빨개졌다.
나머지 줄도 차례로 초록이 되었다. 클립은 손잡이 28 mm, 스프링 200 N·mm/rad로 여는 힘 9.5 N, 벌림 36.5 mm, 3 mm 표지를 무는 힘 4.7 N, 5장의 예시 분포로 열 수 있는 사람이 95.9%였다. 몸통은 PC/ABS 2.0 mm로 상대 강성 100, 18 °C 방에서 손끝 28.1 °C. 목을 접으면 160 mm라 200 × 80 × 60 mm 상자에 들어갔다. 알루미늄 간이 금형의 리드타임은 9월 초 발주 기준 5.1주로 8주 안이었고, 충전지를 갈 수 있는 구조라 수명은 약 8.2년이었다. 도경이 T2 샘플의 덮개 나사를 집에 있던 작은 십자 드라이버로 풀고 충전지를 바꿔 끼우는 데는 2분 남짓 걸렸다. 11장에서 정한 "3단계, 3분 안"이 지켜진 것이다. 태오는 저울에 올린 T2 샘플이 78.6 g이라고 적었다.
한 줄만 빨갰다. 개당 원가 15,358원, 목표 1만 2천 원보다 3,358원(28%) 많았다. 막대를 보니 금형 몫이 8,000원으로 절반이 넘었다. 서윤은 실험실에서 다른 길을 하나씩 눌러 보았다. 살두께를 1.8 mm로 깎으면 117원이 줄지만 강성이 72.9로 떨어졌다. PP로 바꾸고 충전지를 납땜하는 "가장 싸게"는 14,950원으로 408원을 아끼면서 강성과 수명을 잃었다. 3D 프린팅은 26,482원, 진공 주형은 22,877원으로 더 비쌌다. 수량만이 달랐다. 1,000개면 11,238원이고, 알루미늄 금형으로 목표에 닿는 것은 844개부터였다.
서윤의 선택은 디자인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었다. 11월에는 약속대로 500개를 찍고, 원가표에 "500개 15,358원, 1,000개 11,238원" 두 줄을 나란히 적어 주인에게 가져갔다. 그리고 금형을 녹이지 말고 보관해, 반응이 좋으면 내년 봄에 두 번째 500개를 같은 금형으로 찍고, 그동안 충전지 덮개 같은 교체 부품도 그 금형으로 찍자고 제안했다. 금형 수명 1만 번 가운데 이번에 쓰는 것은 5%뿐이었다. 1년당 값도 함께 보여 주었다. 판매가 3만 원에 교체 충전지 팩을 4,000원으로 팔면, 손님이 쓰는 1년당 값은 약 5,110원으로 충전지를 갈 수 없는 등(11,070원)의 절반 아래였다. 주인은 판매가 3만 원을 그대로 두고, 금형 보관을 계약서에 넣자고 했다. "오래 쓰라고 했으니 금형도 오래 써야지."
다른 선택지도 지우지 않았다. 등머리 72 mm 안(빛이 넓지만 80.4 g, 5.6°), 처음부터 1,000개를 찍는 안(목표 원가 안이지만 500개를 창고에 반년 둬야 한다), 판매가를 3만 5천 원으로 올리는 안(원가율 44%)이 메모에 남았다. 12장에서 미뤄 둔 상자 안쪽 면의 글도 이날 확정했다. 약속한 충전지 교체가 T2 샘플에서 지켜지는 것을 본 뒤였다.
「나사 하나」 이 등의 옆면이 아주 조금 기울고 모서리가 둥근 것은 금형에서 잘 빠져나오게 하려는 모양입니다. 아랫면의 십자 나사 하나는 충전지를 갈기 위한 문입니다. 불이 짧아지면 나사를 풀고 커넥터를 뽑아 새 충전지로 바꿔 끼우세요. 책방 E가 10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듯, 이 등도 오래 곁에 두어 주세요.
도경은 출력한 실험실 메모 아래에 연필로 적었다. "숫자는 다 봤어. 이제 손으로 열어 봐. 밤에, 불 끄고." 그날 밤 도경은 T2 샘플을 침대 머리판에 집고 책을 읽다가, 불을 끄려고 더듬어 오목한 버튼을 한 번에 찾았다. 화요일 오후, 서윤은 양산 승인서에 서명했다. 태오의 메모는 한 줄이었다. "도면에 있는 대로 생길 거다. 이번엔 그게 좋은 소식이다."
핵심 정리
- 제품의 결정들은 그물처럼 묶여 있다. 형태 치수 하나, 살두께 하나가 무게·넘어짐·강성·원가처럼 서로 다른 장에서 다룬 조건을 함께 움직인다.
- 양산 전의 첫 점검은 도면 대조다. 장마다, 달마다 고친 숫자를 한 표에 모으고 같은 항목의 다른 값 가운데 무엇이 최종인지와 그 까닭을 적는다.
- 넘어짐 각은 \(\arctan(d/h)\)다. 받침 끝에서 먼 부품(등머리)은 조금만 길어지거나 무거워져도 \(d\)를 크게 줄인다.
- 두 결정이 여러 조건에 묶이면 조건마다 경계선이 생기고, 그 안쪽이 설계 창이다. 창은 해도 되는 범위를 알려 주고, 창 안의 어디를 고를지는 다른 조건이 정한다.
- 개당 원가는 금형 같은 고정비를 수량으로 나눈 몫과 변동비의 합이다. 적은 수량에서는 고정비가 원가의 대부분이라, 재료나 두께를 깎아도 원가는 거의 줄지 않고 다른 조건만 잃는다.
- 판매가와 원가는 산 날의 숫자이고, 쓰는 1년당 값은 수명까지 본 숫자다. 수리할 수 있는 구조는 원가를 조금 올리면서 1년당 값과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실험실의 목표는 모든 줄을 초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빨간 줄이 왜 빨간지 알고 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하는 것이다. 다른 선택지도 메모로 남긴다.
확인 퀴즈
1. 이 장의 모형에서 목 100 mm를 그대로 두고 등머리 길이를 60 mm에서 72 mm로 늘렸다. 가장 알맞은 설명은?
2. 알루미늄 간이 금형으로 500개를 만들 때 개당 원가가 15,358원으로 목표 1만 2천 원을 넘었다. 이 장의 원가 모형에서 원가를 가장 크게 낮추는 방법은?
3. 클립의 설계 창(손잡이 길이 × 스프링 세기)에서 스프링을 200에서 350 N·mm/rad로 올렸더니 창이 사라졌다. 그 까닭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4. 충전지 교체 구조는 원가를 개당 180원 올린다. 그런데도 서윤이 이 구조를 지킨 까닭을 이 장의 모형으로 가장 잘 설명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