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와 곡면
우드락 모형의 등머리는 각진 상자였다. 서윤은 모서리를 사포로 크게 둥글렸고, 손에 쥐기는 좋아졌다. 그런데 책상 위에 올려놓자 물건이 갑자기 작아 보이고, 어딘가 장난감 같았다. 모서리를 둥글리는 일은 한 번의 손질이 아니라 여러 개의 결정이다. 얼마나 둥글릴지, 모든 모서리를 같게 할지, 평평한 면과 둥근 면을 어떻게 이을지. 이 장은 기본 입체를 더하고 빼서 덩어리를 짓는 데서 시작해, 모서리의 반경, 곡률이 이어지는 방식, 그리고 그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는 반사 하이라이트까지 차례로 만져 본다.
- 제품의 형태를 상자·원기둥·구 같은 기본 입체의 더하기·빼기·겹치기(불리언 연산)로 읽고 짓는다.
- 모깎기와 모따기를 구별하고, 반경의 크기와 반경 사이의 위계가 인상을 바꾼다는 것을 본다.
- 곡률을 "곡률 원의 반지름의 역수"로 이해하고, 곡률 빗으로 곡선의 휘는 정도를 읽는다.
- 위치(G0), 접선(G1), 곡률(G2) 연속의 차이를 설명하고, 보통의 원호 모깎기가 G1이라는 것을 안다.
- 반사 줄무늬(제브라)와 하이라이트로 곡면의 이음새를 찾고, 어디에 곡률 연속이 필요한지 판단한다.
기본 입체로 읽고 짓기
2장에서 서윤은 머릿속 독서등을 스케치와 3면도로 옮겼다. 이번에는 그 형태를 실제로 "짓는" 법을 본다. 대부분의 제품은 놀랄 만큼 적은 수의 단순한 덩어리로 시작한다. 독서등도 그렇다. 클립과 몸통은 상자, 목은 가는 원기둥, 등머리는 납작한 판이다. 여기에 버튼 구멍과 충전 단자 구멍을 뺀다. 드로잉에서 복잡한 물체를 단순한 덩어리로 보던 방법(DrawingBook 「상자로 생각하기」)이 그대로 제품을 만드는 순서가 된다.
이렇게 기본 입체를 더하고 빼고 겹쳐 형태를 만드는 연산을 불리언 연산(Boolean operation)이라고 한다. 집합의 합집합·차집합·교집합과 같은 생각이다. 두 덩어리를 합치면 더하기(합집합), 한 덩어리에서 다른 덩어리가 차지한 자리를 덜어 내면 빼기(차집합), 둘이 함께 차지한 자리만 남기면 겹치기(교집합)다. 3D CAD의 솔리드 모델링은 이 연산을 바탕으로 한다.
아래는 독서등 몸통의 한 단면(A)과 두 번째 도형(B)이다. B를 끌어 옮기고, 도형의 모양과 연산을 바꿔 본다. 같은 두 도형이라도 연산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가 나온다.
더하기, 빼기, 겹치기
빼기를 해 보면 연산의 순서와 위치가 결과를 크게 바꾼다는 것이 보인다. 구멍 하나가 가장자리에 너무 가까우면 남은 살이 얇아지고, 조금만 더 가면 덩어리가 끊긴다. 형태를 짓는 단계에서 이미 "몇 개의 부품이 되는가", "어디가 얇아지는가"가 정해진다. 그래서 산업디자이너는 덩어리를 더하고 뺄 때부터 생산 공정과 조립을 함께 떠올린다.
모서리를 깎는 두 방법
상자의 모서리는 날카롭다. 손에 닿으면 아프고, 떨어뜨리면 깨지기 쉽고, 플라스틱을 녹여 틀에 부어 만들 때는 모서리 구석까지 재료가 잘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거의 모든 제품의 모서리는 깎여 있다. 깎는 방법은 크게 둘이다.
- 모깎기(Fillet): 두 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원호로 둥글린다. 바깥 모서리를 둥글리는 것을 따로 라운드(Round)라고 부르기도 한다. 크기는 원호의 반지름, 곧 반경 R로 적는다. 도면의 "R3"은 반지름 3 mm로 둥글리라는 뜻이다.
- 모따기(Chamfer): 모서리를 비스듬한 평면으로 잘라 낸다. "C1"은 모서리에서 양쪽으로 1 mm씩 45°로 잘라 내라는 뜻이다. 모따기는 빛을 받으면 가는 띠가 되어 단단하고 기계적인 인상을 준다.
모깎기의 크기는 기능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같은 상자도 모서리 반경에 따라 전혀 다른 물건이 된다. 반경이 아주 작으면 날카롭고 정밀한 도구처럼, 조금 키우면 단정한 사무용품처럼, 아주 크면 비누나 조약돌처럼 보인다. 그리고 큰 반경이 모든 모서리에 똑같이 걸리면, 형태는 바람을 넣은 것처럼 부풀어 보이고 크기를 가늠할 단서가 사라진다. 서윤의 모형이 장난감처럼 보인 까닭이다.
아래는 등머리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위쪽 왼편에서 빛이 비친다. 반경을 바꾸고, 모든 모서리를 같은 반경으로 깎는 경우와 반경에 위계를 두는 경우를 비교한다. "위계"에서는 큰 모서리는 슬라이더의 반경을, 버튼 둘레 같은 작은 모서리는 훨씬 작은 반경을 쓴다.
모깎기 반경과 인상
반경을 키울수록 윗면의 평평한 부분이 줄고, 모서리의 빛 띠가 넓어진다. 반경이 두께의 절반을 넘기 시작하면 면과 모서리의 구분이 흐려져 형태가 하나의 둥근 덩어리로 읽힌다. 이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어린이 제품이나 손에 쥐고 문지르는 물건은 일부러 이렇게 만든다. 문제는 의도하지 않았을 때다. 어른이 책상에서 쓰는 독서등이 장난감처럼 보이는 것은 대개 반경이 큰 데다 모든 반경이 같아서다.
잘 다듬어진 제품의 모서리를 자세히 보면 반경이 몇 단계로 나뉘어 있다. 손이 가장 많이 닿고 형태의 큰 윤곽을 만드는 모서리는 크게, 부품이 만나는 경계나 버튼 둘레는 작게, 아주 작은 디테일은 날을 겨우 죽일 정도로만. 큰 반경은 덩어리의 성격을 정하고, 작은 반경은 "이 물건이 정밀하게 만들어졌다"는 신호를 준다. 이 위계는 4장에서 볼 디테일의 위계(큰 형태 → 중간 → 작은 디테일)와 같은 생각이다.
곡률: 휘는 정도를 재는 수
모서리를 둥글렸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얼마나, 어떻게" 휘는지 말할 단위가 필요하다. 곡선 위의 한 점에서 그 곡선에 가장 잘 들어맞는 원을 그릴 수 있다. 이 원을 곡률 원(Osculating circle)이라고 하고, 그 반지름을 곡률 반경(Radius of curvature)이라고 한다. 곡선이 많이 휠수록 곡률 원은 작다. 그래서 휘는 정도인 곡률(Curvature)은 곡률 반경의 역수로 적는다.
곡률을 눈으로 보는 도구가 곡률 빗(Curvature comb)이다. 곡선 위 여러 점에서 곡선에 수직인 바늘을 세우고, 바늘의 길이를 그 점의 곡률에 비례하게 한다. 직선 위에서는 바늘이 없고, 많이 휜 곳일수록 바늘이 길다. 바늘 끝을 이은 선을 보면 곡률이 어떻게 변하는지 한눈에 보인다. CAD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래는 등머리 윗면이 옆면으로 꺾여 내려가는 모서리의 단면이다. "완화 구간"이 0%이면 보통의 모깎기, 곧 원호 하나다. 슬라이더를 올리면 곡률이 0에서 서서히 커졌다가 다시 서서히 줄어드는 모서리가 된다. 모서리가 차지하는 크기(꺾임점에서 양쪽으로 6 mm)는 같게 맞췄다. 곡선 위를 끌면 그 점의 곡률 원이 나타난다.
원호 모서리와 곡률이 이어지는 모서리
원호 모깎기는 곡률이 0인 면에서 시작해 갑자기 1/R이 된다. 방향은 매끄럽게 이어지지만 휘는 정도는 순간적으로 튄다. 자동차가 직선 도로에서 원형 커브로 바로 들어가면 운전자는 운전대를 한순간에 꺾어야 한다. 그래서 도로와 철도는 직선과 원 사이에 곡률이 서서히 커지는 완화곡선(Transition curve)을 넣는다. 곡률이 길이에 비례해 커지는 곡선을 클로소이드(오일러 나선)라고 한다. 눈이 곡면을 따라갈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곡률이 튀는 자리에서 빛이 갑자기 바뀌어, 모서리의 시작점이 선처럼 보인다. 이것은 뒤에서 반사 하이라이트로 확인한다.
G0, G1, G2: 이어지는 세 단계
두 곡선(또는 두 곡면)이 만나는 자리를 얼마나 매끄럽게 잇는지를 기하 연속성(Geometric continuity)의 단계로 말한다. 산업디자인과 CAD에서는 다음 세 단계를 가장 자주 쓴다.
- G0, 위치 연속: 두 곡선의 끝이 한 점에서 만난다. 끊어지지 않았을 뿐, 방향은 꺾여도 된다. 상자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G0이다.
- G1, 접선 연속: 만나는 점에서 방향(접선)도 같다. 꺾임이 없다. 평평한 면에 원호 모깎기를 붙이면 G1이다.
- G2, 곡률 연속: 방향뿐 아니라 휘는 정도(곡률)도 같다. 곡률 빗의 바늘 끝이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앞 시뮬레이터의 완화 구간이 있는 모서리가 G2다.
CAD에서 곡선은 대개 베지어 곡선(Bézier curve)이나 그것을 넓힌 스플라인(NURBS)으로 그린다. 베지어 곡선은 몇 개의 조절점으로 모양을 정한다. 1960년대 프랑스 자동차 회사에서 차체 곡면을 수치로 다루기 위해 피에르 베지에(르노)와 폴 드 카스텔조(시트로엥)가 각각 이 방법을 발전시켰다. 3차 베지어 곡선은 조절점 네 개로 정해지고, 곡선은 첫 점과 끝 점을 지나며 그 점에서 다음 조절점을 향해 출발한다.
아래에 3차 베지어 곡선 두 개가 한 점에서 만난다. 조절점을 끌어 모양을 바꾸고, 연결 방식을 고른다. "G1로 맞추기"는 오른쪽 곡선의 둘째 조절점을 왼쪽 곡선의 접선 위로, "G2로 맞추기"는 셋째 조절점까지 곡률이 같아지는 자리로 옮긴다.
두 곡선을 잇는 세 가지 방법
G1과 G2의 차이는 곡선만 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두 곡선 모두 꺾임 없이 부드럽다. 차이는 곡률 빗에서 뚜렷하다. G1에서는 빗이 이음점에서 뚝 끊기고, G2에서는 이어진다. 사람의 눈은 곡선의 모양보다 그 위에 비친 빛을 더 예민하게 본다. 곡률이 튀는 이음새는 광택 있는 표면에서 하이라이트가 끊기거나 꺾이는 선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G1과 G2의 차이는 다음 절의 반사 줄무늬로 확인한다.
반사 줄무늬로 곡면 읽기
광택 있는 곡면에는 주변이 비친다. 숟가락 뒷면에 형광등이 길게 비치고, 자동차 차체에 가로등이 휘어 흐른다. 비친 상은 곡면의 방향(법선)을 따라 움직이므로, 비친 줄이 꺾이거나 끊기는 자리는 곡면의 방향이나 곡률이 바뀌는 자리다. 이 원리를 이용해 곡면을 점검하는 방법이 제브라 분석(Zebra analysis)이다. 곡면 앞에 흑백 줄무늬를 무한히 넓게 펼쳐 놓았다고 보고, 곡면에 비친 줄무늬를 계산해 보여 준다. 이 점검법이 얼룩말 무늬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다.
규칙은 간단하다. 이음새에서 줄무늬가 어긋나 끊기면 G0, 이어지지만 꺾이면 G1, 꺾임 없이 부드럽게 휘면 G2다. 아래 면은 왼쪽 평면과 오른쪽 곡면을 한 이음새(점선)에서 이은 판이다. 이음 방식과 줄무늬 방향을 바꿔 본다.
제브라 줄무늬로 이음새 찾기
G1의 줄무늬가 꺾이는 이유는 이렇다. 반사된 줄의 위치는 곡면의 기울기를 따라 움직이고, 줄이 휘는 정도는 기울기가 바뀌는 빠르기, 곧 곡률을 따라간다. G1 이음새에서는 기울기는 이어지지만 곡률이 튀므로, 줄은 끊기지 않되 그 자리에서 방향이 꺾인다. G2에서는 곡률까지 이어지므로 줄의 방향도 이어진다. 디자이너는 곡선의 모양보다 이 줄무늬를 보고 면을 고친다.
하이라이트: 모서리가 빛을 받는 방식
제브라 줄무늬는 점검 도구이고, 실제 사람이 보는 것은 조명 아래의 하이라이트다. 광택 있는 모서리에 빛이 비치면 모서리를 따라 밝은 띠가 생긴다. 이 띠가 어떻게 시작하고 끝나는지가 모서리의 인상을 바꾼다. 원호 모깎기는 평평한 면에서 곡면으로 넘어가는 자리에서 밝기가 변하는 빠르기가 갑자기 바뀐다. 사람의 눈은 밝기 자체보다 밝기 변화의 꺾임에 예민해서, 그 자리에 실제로는 없는 가는 선을 본다. 이 착시를 마하 띠(Mach bands)라고 한다. 곡률이 0에서 서서히 커지는 G2 모서리는 밝기가 서서히 변해 이 선이 생기지 않는다.
아래는 등머리 윗면에서 옆면으로 꺾여 내려가는 모서리를 비스듬히 본 모습이다. 왼쪽 층은 원호 모서리(G1), 오른쪽 층은 앞 시뮬레이터에서 완화 구간을 70% 둔 모서리(G2)다. 경계선을 끌어 비교하고, 빛의 높이를 바꿔 본다. 아래의 곡선은 단면을 따라 잰 밝기다.
원호 모서리와 G2 모서리의 하이라이트
빛이 낮게 비칠수록 두 모서리의 차이가 커진다. 광택 있는 표면에서는 이 밝기의 꺾임 위에 주변의 모습까지 비쳐, 이음새가 하이라이트와 반사의 꺾임으로 한 번 더 드러난다(앞 절의 제브라). 반대로 질감 있는 무광 표면은 빛을 흩뜨려 경계가 덜 드러나고, 아주 작은 모서리에서는 눈으로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 그래서 곡률 연속은 비싼 장식이 아니라, 표면의 광택과 크기에 따라 골라 쓰는 도구다. 독서등의 등머리처럼 손에 들고 가까이서 보는 부품의 큰 모서리라면 차이가 보이고, 클립 안쪽처럼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모서리라면 원호로 충분하다.
어디에 어떤 이음을 쓸까
모든 모서리를 G2로 만들 필요는 없다. 곡률 연속 곡면은 CAD에서 만들기 더 까다롭고, 금형을 깎고 다듬는 데 품이 더 든다. 반대로 일부러 날카로운 G0 모서리를 남겨 형태를 또렷하게 나누는 것도 디자인이다. 기준은 "그 모서리가 무엇을 전해야 하는가"다. 아래 표는 이 장의 내용을 정리한 출발점이지 정답이 아니다.
| 모서리의 역할 | 흔한 선택 | 까닭 |
|---|---|---|
| 형태를 나누는 선, 부품이 만나는 경계 | G0 또는 아주 작은 R(0.2~0.5 mm) | 경계가 또렷해야 형태가 읽힌다. 부품 사이 틈과 어긋남이 덜 보인다. |
| 손이 닿는 모서리, 작은 디테일 | 원호 모깎기(G1) | 날을 죽여 아프지 않게 한다. 작으면 G1과 G2의 차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
| 광택 있는 큰 면이 꺾이는 곳, 제품의 얼굴 | 곡률 연속(G2) | 하이라이트가 끊기지 않고 흘러 면이 하나로 읽힌다. |
| 무광·질감 표면 | 대개 G1로 충분 | 빛이 흩어져 곡률의 차이가 덜 드러난다. |
표면의 광택과 질감은 10장에서 정한다. 그러니 이 단계에서는 "광택이 있다면 어디가 드러날까"를 미리 정해 두는 정도로 충분하다. 곡률 연속을 고집하다가 형태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보다, 큰 면 몇 곳만 정확히 챙기고 나머지는 단순하게 두는 편이 제품을 더 좋게 만든다.
서윤의 여름 제품 노트
장난감 같은 등머리를 다시 깎다
2장에서 고른 집게형 안의 우드락 모형을 만들고 나서, 서윤은 등머리의 각진 모서리가 손에 걸리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모든 모서리를 사포로 크게 둥글렸다. 우드락 두 장을 겹쳐 깎은 터라 3면도의 12 mm보다 두꺼운, 두께 약 20 mm의 등머리에 반경 8 mm쯤, 위아래 모서리도 버튼 둘레도 같은 정도로. 손에 쥐기는 좋아졌다. 그런데 책상 위에 올려놓은 모형을 본 한도경이 웃으며 말했다. "귀엽긴 한데, 문방구에서 파는 장난감 같아. 크기가 짐작이 안 돼."
문태오는 모형을 형광등 아래에서 천천히 돌렸다. 윗면에서 모서리로 넘어가는 자리마다 빛이 뚝 끊겼다. "둥글리는 건 맞아. 그런데 전부 같은 R로 둥글리면 형태가 부풀어. 큰 모서리, 작은 모서리를 나눠. 그리고 윗면에서 옆면으로 넘어가는 이 큰 모서리는 사람 눈이 제일 오래 머무는 데니까, 원호 말고 곡률이 이어지게 해." 서윤은 CAD에서 등머리 단면을 다시 그리고, 곡률 빗과 제브라 줄무늬를 켜 놓고 이음새를 하나씩 고쳤다.
서윤의 선택은 반경을 세 단계로 나누는 것이었다. 등머리의 큰 윤곽(윗면 ↔ 옆면)은 곡률이 이어지는 모서리, 아랫면 둘레는 작은 원호, 확산판 테두리와 버튼 둘레는 날만 죽이는 정도. 그리고 등머리 윗면을 완전한 평면 대신 앞뒤로 아주 살짝 부푼 면으로 바꾸고, 그 면이 옆면 모서리와 곡률 연속으로 만나게 했다. 다시 깎은 모형은 반경이 오히려 작아졌는데도 손에 덜 걸렸고, 도경은 "이제 어른 물건 같네"라고 했다.
핵심 정리
- 제품의 형태는 대개 상자·원기둥·판 같은 기본 입체를 더하고(합집합) 빼고(차집합) 겹쳐(교집합) 짓는다. 빼기의 위치는 살이 얇아지는 곳과 부품 수를 함께 정한다.
- 모서리는 모깎기(R, 원호)나 모따기(C, 평면)로 깎는다. 모깎기는 덩어리를 정하고 반경을 지으므로 작업의 마지막에 건다.
- 반경이 클수록 형태가 부드러워지지만, 큰 반경이 모든 모서리에 똑같이 걸리면 형태가 부풀어 장난감처럼 보이기 쉽다. 반경에 위계(큰 모서리 → 작은 모서리)를 둔다.
- 곡률은 곡률 반경의 역수(κ = 1/R)다. 곡률 빗은 곡선에 수직인 바늘의 길이로 곡률을 보여 준다.
- G0은 위치, G1은 접선, G2는 곡률까지 이어진다. 평면에 원호 모깎기를 붙이면 G1이고, 곡률이 0에서 서서히 커지는 모서리가 G2다.
- 제브라 줄무늬가 이음새에서 끊기면 G0, 꺾이면 G1, 부드럽게 휘면 G2다. 광택 있는 큰 면에서는 G1 이음새가 하이라이트의 가는 선으로 드러난다.
- 모든 모서리를 G2로 만들 필요는 없다. 광택, 크기, 그 모서리가 전해야 할 것에 따라 G0·G1·G2를 골라 쓴다.
확인 퀴즈
1. 직육면체 몸통의 위아래 가장자리를 모두 가로지르는 긴 홈을 "빼기" 연산으로 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2. 평평한 윗면과 옆면 사이를 반지름 5 mm인 원호로 모깎기했다. 윗면과 원호가 만나는 자리의 연속 단계와 그 까닭으로 옳은 것은?
3. 광택 있는 시제품의 곡면에 제브라 줄무늬를 비췄더니, 한 이음새에서 줄무늬가 끊기지는 않지만 모든 줄이 날카롭게 꺾였다. 이 이음새의 상태는?
4. 어른용 책상 조명의 모형이 "장난감 같다"는 평을 들었다. 모든 모서리가 두께의 절반쯤 되는 같은 반경으로 둥글려져 있다. 가장 알맞은 첫 수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