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와 조립
아무 플라스틱 물건이나 하나 뒤집어 열어 보면 겉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나온다. 얇은 벽을 가로지르는 지느러미 같은 판, 나사를 받는 작은 기둥, 서로 맞물리는 갈고리. 겉모습은 형태가 정하지만 물건이 버티고 닫히고 다시 열리는 일은 이 속 구조가 맡는다. 이 장은 두께를 늘리지 않고 단단하게 만드는 법, 나사와 갈고리로 부품을 잇는 법, 그리고 한 부품 한 부품의 작은 오차가 쌓여 버튼을 끼이게 만드는 과정을 직접 휘고 더해 보며 살핀다.
- 나사, 인서트, 스냅핏, 접착, 초음파 용착, 압입이 각각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얻는지 비교한다.
- 살을 두껍게 하는 대신 리브를 세우면 무게는 조금 늘고 굽힘 강성은 크게 는다는 것을 단면으로 확인하고, 리브가 싱크 자국을 만드는 조건을 안다.
- 나사 보스의 바깥지름과 뿌리 모깎기가 갈라짐과 싱크 사이에서 어떻게 거래되는지 본다.
- 외팔보 스냅핏의 변형률 \(\varepsilon \approx 1.5\,t\,y/L^2\)으로 부러질지를 미리 판단하고, 끼우는 힘과 빼는 힘을 각도로 조절한다.
- 공차 누적을 최악 조건과 통계(RSS)로 셈하고, 사슬을 줄여 틈을 지키는 설계를 한다. 부품 수를 줄이는 조립 설계(DFA)의 세 질문을 쓴다.
부품을 잇는 여섯 가지 방법
손에 쥐는 물건은 거의 언제나 여러 부품으로 되어 있다. 금형에서 한 번에 뽑을 수 있는 형태에는 한계가 있고(8장의 언더컷), 재료가 다른 것(기판, 충전지, 스프링)은 따로 만들 수밖에 없고, 열어서 고쳐야 하는 칸도 있다. 그래서 산업디자이너는 형태를 그리는 동시에 어디서 나누고 어떻게 이을지를 정한다. 부품이 만나는 선, 곧 파팅 라인(Parting line)과 부품을 묶는 체결(Fastening, Joining) 방식은 겉모습과 비용과 수명을 함께 바꾼다.
여섯 방법을 나란히 놓으면 거래가 보인다. 아래 표의 비용과 시간은 "상대적으로 어느 쪽인가"를 나타낼 뿐이며, 수량과 공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 방법 | 다시 열기 | 부품·설비 | 조립 | 주의할 점 |
|---|---|---|---|---|
| 태핑 나사(Self-tapping screw) | 가능(몇 번) | 나사 하나씩 추가 | 느림(나사마다 집고 돌린다) | 플라스틱 보스에 나사산을 직접 내므로, 여러 번 풀고 조이면 나사산이 닳는다. 보스가 얇으면 갈라진다. |
| 인서트(Threaded insert) | 여러 번 | 황동 인서트 + 기계 나사 | 느림, 인서트 넣는 공정 추가 | 열이나 초음파로 박아 넣거나 성형 때 함께 넣는다. 자주 여는 곳에 쓴다. |
| 스냅핏(Snap-fit) | 설계에 따라 | 추가 부품 없음(금형이 복잡해질 수 있다) | 빠름(눌러 끼운다) | 휘는 동안 부러지지 않아야 한다(이 장의 변형률). 언더컷이라 금형에 슬라이드가 필요할 수 있다. |
| 접착(Adhesive bonding) | 어렵다 | 접착제·테이프, 경화 시간 | 보통(굳을 때까지 잡아 둔다) | 재료끼리 붙는지 확인해야 한다(PP처럼 잘 안 붙는 재료가 있다). 분해와 재활용을 어렵게 한다. |
| 초음파 용착(Ultrasonic welding) | 불가 | 용착기·혼(전용 지그) | 아주 빠름(1초 안팎) | 같은 계열의 열가소성 수지끼리 붙는다. 물이 새지 않는 밀봉에 쓴다. 대신 영영 닫힌다. |
| 압입(Press fit) | 어렵다 | 추가 부품 없음 | 빠름 | 억지로 넓힌 구멍에 응력이 남아, 시간이 지나며 풀리거나 갈라질 수 있다(크리프). |
무엇이 "좋은" 방법인지는 물건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달렸다. 물이 들어가면 안 되는 전동칫솔은 용착이 맞고, 몇 년 뒤 충전지를 바꿔야 하는 물건은 다시 열 수 있어야 한다. 이 장의 시뮬레이터들은 각 방법이 요구하는 형태, 곧 리브와 보스와 갈고리의 치수를 하나씩 다룬다.
두께 대신 리브
7장에서 판의 굽힘 강성은 두께의 세제곱에 비례한다고 했다. 그러니 몸통이 출렁이면 살을 두껍게 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8장에서 본 대로 사출 성형품은 살두께가 고르고 얇아야 한다. 두꺼운 살은 식는 데 오래 걸리고(성형 시간은 대략 두께의 제곱에 비례해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속이 늦게 식으며 수축해 겉면에 싱크 마크(Sink mark)를 남긴다.
해법은 판을 두껍게 하는 대신 안쪽에 얇은 판을 세로로 세우는 것이다. 이것을 리브(Rib)라고 한다. 굽힘 강성은 재료가 중립축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로 정해지므로(단면 2차 모멘트), 같은 양의 재료라도 세로로 세우면 훨씬 단단해진다. 자를 눕혀서 휘면 쉽게 휘지만 세워서 휘면 거의 휘지 않는 것과 같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독서등 몸통 벽의 한 조각(폭 20 mm에 리브 하나)을 자른 단면이다. 리브 꼭대기의 손잡이를 위로 끌어 높이를 바꾸고, 리브 두께의 비율과 살두께를 고른다. 판만 있을 때보다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무게는 얼마나 늘었는지, 리브 없이 같은 강성을 얻으려면 판을 얼마나 두껍게 해야 하는지를 본다.
리브 하나가 버티는 힘
리브 하나로 강성이 몇 배가 되는 이유는 단면 2차 모멘트가 중립축에서의 거리의 제곱으로 늘기 때문이다. 판의 재료는 모두 중립축 가까이에 있지만, 리브의 꼭대기는 멀리 떨어져 있다. 반대로 리브는 한 방향으로만 단단하다. 리브와 나란한 방향으로 휘는 힘에는 강하지만 리브를 가로지르는 방향의 비틀림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상자 모양의 몸통에는 리브를 격자로 넣거나, 모서리와 보스를 잇는 방향으로 넣는다.
뿌리의 원이 바로 싱크의 원인이다. 사출 성형품에서 살이 가장 두껍게 몰린 곳은 가장 늦게 식고 가장 많이 줄어든다. 판과 리브가 만나는 T자 모양의 뿌리는 어쩔 수 없이 판보다 조금 두껍다. 이 정도를 살두께의 1.2배 남짓으로 묶어 두려고 리브를 얇게 하는 것이다. 판 두께가 같은데 리브만 두꺼워지면 원이 커지고, 반대편 겉면이 리브 모양 그대로 살짝 꺼진다. 광택이 있는 면일수록 잘 보인다(10장).
나사를 받는 기둥, 보스
플라스틱 부품에 나사를 박으려면 나사가 물릴 만큼 살이 있는 기둥이 필요하다. 이 기둥을 보스(Boss)라고 한다. 플라스틱용 태핑 나사는 보스의 구멍에 스스로 나사산을 내며 들어간다. 이때 나사가 구멍을 밀어 넓히므로 보스의 벽은 바깥으로 벌어지려는 힘을 받는다. 벽이 너무 얇으면 세로로 갈라진다. 반대로 벽이 너무 두꺼우면 리브와 같은 문제가 생긴다. 보스가 판과 만나는 뿌리에 살이 몰려 겉면에 동그란 싱크가 생긴다.
그래서 보스의 바깥지름에는 두 개의 벽이 있다. 흔히 쓰는 출발점은 바깥지름을 나사 지름의 2~2.5배로, 뿌리에 작은 모깎기를 두고, 보스를 홀로 세우지 말고 옆 벽이나 리브(거싯(Gusset), 삼각 보강 리브)로 붙드는 것이다. 아래에서 나사 크기와 바깥지름, 뿌리 모깎기를 바꿔 본다. 단면의 아래쪽이 겉면이다.
보스의 바깥지름: 갈라짐과 싱크 사이
보스는 홀로 서 있으면 나사를 조일 때 옆으로 기울고 뿌리에서 부러지기 쉽다. 가까운 벽이 있으면 짧은 리브로 이어 붙이고, 홀로 서야 한다면 둘레에 거싯을 서너 개 세운다. 보스의 바닥, 곧 겉면 쪽의 살을 일부러 파내 살 몰림을 줄이는 방법(코어 아웃)도 있다. 어느 쪽이든 원리는 같다. 살을 고르게 두고, 힘이 몰리는 곳은 넓게 받친다.
스냅핏: 휘었다가 돌아오는 갈고리
스냅핏은 부품에 성형된 탄성 있는 갈고리가 상대 부품의 턱을 넘어가며 휘었다가, 넘어간 뒤 제자리로 돌아와 걸리는 체결이다. 나사도 접착제도 필요 없고, 누르기만 하면 "딸깍" 하고 닫힌다. 가장 흔한 꼴은 한쪽 끝이 몸통에 붙고 다른 끝에 갈고리가 달린 외팔보 스냅(Cantilever snap)이다.
스냅핏이 부러지는 이유는 힘이 아니라 얼마나 늘어났느냐, 곧 변형률(Strain, ε)이다. 갈고리가 턱을 넘으려면 끝이 턱 높이 \(y\)만큼 휘어야 한다. 이때 팔의 뿌리 겉면이 가장 많이 늘어난다. 단면이 고른 외팔보라면 그 크기를 이렇게 어림한다.
식이 말하는 것은 세 가지다. 길이는 제곱으로 들어가므로 팔을 두 배로 길게 하면 변형률이 4분의 1이 된다. 두께와 걸림량은 그대로 비례한다. 그리고 재료의 단단함(탄성계수)은 들어가지 않는다. 단단한 재료든 무른 재료든 같은 꼴로 같은 만큼 휘면 같은 만큼 늘어난다. 재료가 견딜 수 있는 변형률만 다르다.
스냅핏 변형률 계산기
"허용 변형률"은 재료가 한 번 크게 휘었다가 손상 없이 돌아올 수 있는 한계를 설계용으로 낮춰 잡은 값이다. 수지 회사들이 펴낸 스냅핏 설계 안내서(예를 들어 Bayer의 『Snap-Fit Joints for Plastics』)는 재료마다 이런 값을 표로 싣고, 여러 번 여닫는 스냅은 그보다 더 낮게 잡으라고 권한다. 표의 숫자는 수지 등급, 온도, 습도, 성형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책에서는 범위를 보여 주는 대표값으로만 쓴다.
변형률을 줄이는 방법은 식 그대로다. 팔을 길게 하거나(가장 효과가 크다), 얇게 하거나, 걸림량을 줄인다. 걸림량을 너무 줄이면 쉽게 빠진다. 팔을 뿌리에서 끝으로 갈수록 얇게 깎으면 변형률이 팔 전체에 고르게 퍼져 같은 휨에서 뿌리의 최대값이 줄어든다. 그리고 뿌리에는 반드시 작은 모깎기를 둔다. 날카로운 안쪽 모서리는 응력을 몇 배로 모아, 계산으로는 괜찮던 팔이 뿌리에서 부러지게 만든다.
끼우는 힘과 빼는 힘
스냅핏의 갈고리에는 두 면이 있다. 상대 턱을 타고 넘는 들어가는 면과, 넘어간 뒤 걸리는 걸림면이다. 들어가는 면의 기울기(들어가는 각)는 끼우는 힘을, 걸림면의 기울기(걸림각)는 빼는 힘을 정한다. 걸림면을 수직(90°)에 가깝게 세우면 마찰 때문에 갈고리가 아무리 당겨도 휘지 않고 잠긴다. 공구로 갈고리를 직접 눌러야만 풀린다. 걸림각을 눕히면 세게 당겨서 뺄 수 있는 스냅이 된다.
아래 그래프는 앞 절의 서윤 최종 치수(두께 1.2 mm, 길이 10 mm, 걸림량 0.8 mm, 폭 5 mm, PC/ABS)로 갈고리 하나를 끼우는 동안의 힘을 그린 것이다. 두 각과 마찰을 바꿔 본다.
들어가는 각과 걸림각
끼우는 힘과 빼는 힘은 서로 다른 사람의 경험이다. 끼우는 힘은 공장의 조립자가 하루에 수백 번 느끼고, 빼는 힘은 몇 년 뒤 물건을 고치려는 사람이 한 번 느낀다. 걸림각 90°의 잠긴 스냅은 튼튼하지만, 공구를 넣을 틈이 없으면 부수지 않고는 열 수 없다. 그 경우 고치는 사람을 위해 갈고리를 누를 수 있는 작은 구멍이나 홈을 설계에 함께 그려 두어야 한다.
공차: 작은 오차가 쌓이는 방식
도면의 치수는 하나의 숫자지만 실제 부품은 그 숫자 근처에 흩어진다. 금형의 가공 오차, 수지가 식으며 줄어드는 양(수축률)의 차이, 성형 조건의 흔들림 때문이다. 도면에 "이 범위 안이면 합격"이라고 적는 폭을 공차(Tolerance)라고 한다. 문태오의 원칙 "도면에 없는 것은 공장에서 생기지 않는다"는 공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적지 않은 공차는 공장이 알아서 정한다.
문제는 부품이 여러 개 이어질 때다. 독서등의 버튼은 윗몸통의 구멍 안에 떠 있어야 하는데, 버튼의 자리는 여러 부품을 거쳐 정해진다. 윗몸통이 아랫몸통에 얹히는 위치, 아랫몸통의 보스에 기판이 놓이는 위치, 기판 위에 스위치가 납땜된 위치, 그 스위치 위에 얹힌 버튼의 폭. 각각의 오차가 한 줄로 이어진 이 사슬을 공차 누적(Tolerance stack-up)이라고 한다.
누적을 셈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가장 보수적인 최악 조건(Worst case) 계산은 모든 부품이 한꺼번에 가장 나쁜 쪽 끝으로 만들어졌다고 보고 공차를 그대로 더한다. 통계적인 RSS(Root Sum Square, 제곱합의 제곱근) 계산은 각 오차가 서로 상관없이 흩어지고 끝까지 가는 일은 드물다고 보고, 제곱해서 더한 뒤 제곱근을 취한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버튼 한쪽 틈을 정해 놓고, 가상의 부품 4,000세트를 무작위로 뽑아 조립해 본다(몬테카를로). 막대그래프는 틈의 분포이고, 0보다 왼쪽은 버튼이 구멍 벽에 닿아 끼이는 세트다.
버튼 틈의 공차 누적
틈을 넉넉히 주면 끼이지는 않지만 버튼이 덜그럭거리고 틈이 들쭉날쭉해 보인다. 0.5 mm 틈이 한쪽은 0.1 mm, 반대쪽은 0.9 mm가 되면 눈에 띄게 삐뚤다. 그래서 공차 설계의 가장 좋은 답은 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슬을 짧게 하는 것이다. 버튼과 구멍이 같은 부품(윗몸통)을 기준으로 자리를 잡으면, 두 몸통의 맞춤과 기판의 위치가 아무리 흔들려도 틈에는 영향이 없다. 버튼과 스위치 사이의 어긋남은 스위치의 누르는 면을 넓게 해 흡수한다.
최악 조건과 RSS 가운데 어느 쪽을 쓸지는 결과의 무게에 달렸다. 끼이면 제품을 쓸 수 없는 곳, 수량이 적어 통계가 의미 없는 곳에는 최악 조건이 안전하다. 수만 개를 만드는 공정이 안정되어 있고 몇 개의 불량을 걸러 낼 수 있다면 RSS가 합리적이다. 500개를 만드는 독서등은 앞쪽에 가깝다.
부품 수와 조립 순서
나사 하나는 값이 싸지만, 나사를 집어 구멍에 맞추고 돌리는 몇 초는 수백 개, 수천 개에 곱해진다. 나사가 부품표의 한 줄을 차지하고, 재고로 쌓이고, 바닥에 떨어진다. 그래서 조립을 위한 설계는 부품 수를 줄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생각을 체계로 정리한 것이 부스로이드와 듀허스트의 조립성 설계(Design for Assembly, DFA)다(G. Boothroyd, P. Dewhurst, W. Knight, 『Product Design for Manufacture and Assembly』, 초판 1994). 그 핵심은 부품마다 던지는 세 질문이다.
- 이 부품은 다른 부품에 대해 움직여야 하는가?
- 다른 부품과 재료가 달라야 하는가(전기를 통하거나 막아야 하는 등)?
- 조립하거나 고치려면 다른 부품과 따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
셋 다 "아니오"인 부품은 이론적으로 옆 부품과 합치거나 없앨 수 있는 후보다. 나사, 와셔, 고정 클립 같은 체결 부품이 가장 먼저 걸린다. 이렇게 남긴 부품 수의 최솟값과 실제 조립 시간을 견주어, 부품 하나에 이상적으로 3초가 든다고 보고 설계 효율(Design efficiency) \(=3N_{\min}/T\)를 매긴다. 효율이 낮을수록 줄일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세 질문으로 부품 줄이기
부품 수와 함께 보는 것이 조립 방향이다. 모든 부품이 한 방향(대개 위에서 아래)으로 차례로 얹히면 조립자는 부품을 뒤집거나 비틀 필요가 없고, 지그도 단순해진다. 아래 그림은 독서등 몸통을 아랫몸통 위에 위에서 아래로 쌓는 순서다.
부품을 줄이는 데에도 대가가 있다. 여러 부품을 하나로 합치면 그 부품의 금형이 복잡해지고, 하나가 망가지면 통째로 바꿔야 한다. 스냅핏으로 바꾼 몸통은 조립이 빠른 대신 고치려고 열기가 어렵다. 조립하기 쉬운 물건과 고치기 쉬운 물건은 같지 않다. 이 거래는 11장에서 수리와 분해의 눈으로 다시 본다.
서윤의 여름 제품 노트
나사 넷, 부러진 갈고리, 끼인 버튼
9월 초, 몸통의 재료(PC/ABS)와 공정(알루미늄 간이 금형, 살두께 약 2 mm)이 정해지자 서윤은 몸통을 어떻게 닫을지 그렸다. 첫 도면은 익숙한 방식이었다. 윗몸통과 아랫몸통을 네 귀퉁이의 나사 넷으로 닫고, 기판은 나사 둘로 고정하고, 충전지 덮개도 나사 둘로 닫았다. 문태오는 도면의 나사를 세다가 펜을 내려놓았다. "나사가 여덟 개예요. 500개면 4,000개. 한 개 조이는 데 몇 초씩이면 그게 다 사람 시간입니다."
서윤은 몸통 나사 넷을 스냅핏 넷으로 바꾸었다. 금형을 깎기 전에 꼴을 확인하려고 3D 프린터로 뽑은 첫 시제품은 닫는 순간 갈고리 두 개가 뿌리에서 부러졌다. 팔은 두께 1.5 mm, 길이 6 mm, 걸림량 1 mm였다. 서윤은 프린터 레진이 약해서라고 생각했지만 태오는 계산부터 하자고 했다. 이 장의 식으로 \(1.5 \times 1.5 \times 1.0 / 6^2 \approx 6.3\%\). 교육용 대표값으로 잡은 PC/ABS의 허용 변형률 2.5%를 두 배 넘는다. 양산 재료로 만들었어도 부러졌을 꼴이었다.
두 번째 문제는 버튼이었다. 버튼 둘레의 틈을 한쪽 0.15 mm로 그렸더니 손으로 조립한 시제품 스무 개 가운데 하나에서 버튼이 구멍 벽에 걸려 눌린 채 돌아오지 않았다. 버튼은 기판의 스위치 위에 얹혀 있었고, 버튼의 자리는 몸통 맞춤, 보스, 기판, 납땜을 거쳐 정해졌다. 공차를 더해 보니 최악 조건의 폭이 ±0.48 mm였다. 한도경은 시제품 버튼을 몇 번 눌러 보고 "틈이 한쪽만 벌어져서 삐뚤어 보여"라고 덧붙였다.
서윤의 선택은 세 가지였다. 갈고리는 팔을 길게, 뿌리를 얇게, 걸림량을 줄였다. 버튼은 스위치가 아니라 윗몸통 안쪽의 안내 기둥에 끼워 사슬을 짧게 했다. 그리고 나사는 사용자가 열어야 하는 곳, 충전지 칸 하나에만 남겼다.
핵심 정리
- 부품을 잇는 방법(나사, 인서트, 스냅핏, 접착, 초음파 용착, 압입)은 다시 열 수 있는지, 추가 부품과 설비, 조립 시간이 서로 다르다. 물건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밀봉, 수리, 수량)로 고른다.
- 살을 두껍게 하는 대신 리브를 세우면 무게는 조금 늘고 굽힘 강성은 몇 배가 된다. 리브 두께는 살두께의 절반 남짓, 높이는 3배 이하가 대표적 출발점이며, 두꺼운 리브는 뿌리에 살이 몰려 반대편 겉면에 싱크를 만든다.
- 보스의 바깥지름은 얇으면 나사를 박을 때 갈라지고, 두꺼우면 싱크를 만든다. 나사 지름의 2~2.5배와 작은 뿌리 모깎기, 벽이나 거싯으로 붙드는 것이 출발점이다.
- 외팔보 스냅핏의 최대 변형률은 \(\varepsilon \approx 1.5\,t\,y/L^2\)으로 꼴만으로 정해진다. 팔을 길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고, 재료의 허용 변형률보다 넉넉히 작아야 한다.
- 들어가는 각은 끼우는 힘을, 걸림각은 빼는 힘을 정한다. 걸림면이 수직에 가까우면 마찰로 잠긴다.
- 공차는 사슬을 따라 쌓인다. 최악 조건은 공차의 합, RSS는 제곱합의 제곱근이다. RSS는 분포 가정이 틀리면 낙관적이다. 가장 좋은 대책은 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슬을 짧게 하는 것이다.
- DFA의 세 질문(움직이는가, 재료가 달라야 하는가, 따로 있어야 하는가)으로 없앨 부품을 찾는다. 다만 조립하기 쉬운 것과 고치기 쉬운 것은 다르다.
확인 퀴즈
1. 외팔보 스냅핏이 끼울 때 뿌리에서 부러진다. 걸림량과 두께는 그대로 두고 한 가지만 바꿔 변형률을 4분의 1로 줄이려면?
2. 살두께 2 mm인 몸통이 출렁인다. 사출 성형품에서 가장 알맞은 대처는?
3. 공차가 각각 ±0.1 mm인 부품 네 개가 한 줄로 이어진다. 최악 조건과 RSS로 셈한 누적 공차는?
4. DFA의 세 질문으로 볼 때, 독서등에서 "이론적으로 없애거나 합칠 수 있는 후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