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실험실
열두 장 동안 사진을 한 손잡이씩 따로 돌려 봤다. 조리개와 셔터, 히스토그램, 빛의 방향, 초점거리, 심도, 화소, 색 보정, 압축. 그런데 실제로 사진 한 장을 다듬을 때는 이 손잡이들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노출을 올리면 히스토그램이 오른쪽으로 밀리고, 화이트 밸런스를 바꾸면 한 채널이 먼저 넘치고, 커브를 세우면 파일이 커지고, 자르면 인쇄할 수 있는 크기가 줄어든다. 이 장은 그 손잡이들을 한 화면에 모은 도구다. 사진 한 장을 넣고 노출, 화이트 밸런스, 레벨과 커브, 채도, 크롭, 리사이즈, JPEG 품질을 차례로 정하면서, 히스토그램과 클리핑 경고와 파일 크기가 어떻게 따라 움직이는지 본다. 실험실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이 보정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렸는가"를 숫자와 그림으로 보여 준다.
- 보정의 각 단계가 화소 값에 하는 일을 순서대로 말하고, 순서가 결과를 바꾸는 이유를 안다.
- RGB 히스토그램과 휘도 히스토그램을 함께 읽고, 한 채널만 먼저 넘치는 클리핑을 찾아낸다.
- 노출 보정이 선형광에 2의 거듭제곱을 곱하는 일이며, 8비트로 잘린 하이라이트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 회색 스포이트로 화이트 밸런스를 맞추고, 레벨·커브·채도를 끝까지 밀었을 때 무너지는 모습을 본다.
- 크롭 비율과 출력 크기에서 인쇄 해상도를, JPEG 품질에서 파일 크기를 계산하고 용도에 맞게 고른다.
실험실 사용법
사진 보정 프로그램의 슬라이더는 수십 개지만, 화소 하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몇 단계뿐이다. 실험실은 그 단계를 고정된 순서로 밟는다. 화소의 sRGB 값을 빛의 양에 비례하는 값(선형광(Linear light), 감마를 풀어 실제 빛의 세기에 비례하게 만든 값)으로 풀고, 그 상태에서 화이트 밸런스와 노출을 곱한다. 다시 화면용 값으로 묶은 뒤 레벨과 커브로 밝기의 배분을 바꾸고, 채도를 조정하고, 자르고 줄이고, 마지막으로 JPEG이나 WebP로 압축한다. 8장의 감마 인코딩, 9장의 보정, 10장의 압축이 이 한 줄에 모두 들어 있다.
사진은 다섯 가지 중에서 고르거나 직접 넣는다. 셋은 이 책이 캔버스로 직접 그린 가상의 장면이다. 낮의 책방 창가(창은 하얗게 날아가고 실내는 전구 빛에 누렇다. 1장에서 서윤이 휴대폰 자동 모드로 찍은 첫 사진을 흉내 냈다), 밤의 서가(어둡고 노이즈가 많다), 그리고 작품 촬영이다. 작품 촬영은 공공 도메인 수채화인 윈슬로 호머의 「나소의 담」을 서윤의 도록 작품 대신 놓고, 백열등 아래에서 회색 카드와 함께 어둡고 누렇게 찍힌 상황을 모형으로 만든 것이다. 넷째는 박물관이 찍어 공개한 페르메이르의 「물병을 든 젊은 여인」 사진이다. 내 사진 열기로 고른 파일은 이 브라우저 안에서만 읽는다(URL.createObjectURL). 어디에도 올리지 않으며 페이지를 닫으면 사라진다.
먼저 원본을 읽는다. 히스토그램(Histogram)은 화소 값 0~255마다 그 값을 가진 화소가 몇 개인지 센 막대그래프다(3장). 실험실은 두 가지를 보여 준다. RGB 히스토그램은 빨강·초록·파랑 채널을 따로 센다. 휘도 히스토그램은 화소마다 세 채널을 사람 눈의 민감도로 가중해 합친 밝기 하나를 센다. 아래 그림을 누르거나 끌면 그 화소의 세 값이 히스토그램 위에 세로선으로 표시된다.
원본 읽기: RGB와 휘도 히스토그램
파일은 이 브라우저 안에서만 읽는다. 서버로 보내지 않는다.
RGB 히스토그램과 휘도 히스토그램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휘도는 "사진이 전체로 밝은가 어두운가"에, RGB는 "어느 채널이 먼저 한계에 닿았는가"에 답한다. 노랗게 찍힌 사진은 휘도로 보면 멀쩡해도 빨강 채널이 이미 255에 붙어 있을 수 있다. 그 상태에서 노출을 올리면 빨강만 먼저 잘리고, 밝은 부분의 색이 노랗게 틀어진다. 그래서 실험실의 모든 조정은 두 히스토그램을 함께 보며 한다.
노출: 빛의 양에 2를 곱하는 일
2장에서 노출을 한 스톱(Stop) 올리면 센서에 들어오는 빛이 두 배가 된다고 했다. 보정 프로그램의 노출 보정(Exposure compensation) 슬라이더도 같은 일을 흉내 낸다. 단위는 EV(Exposure value)이고, +1 EV는 빛의 양을 두 배로, −1 EV는 절반으로 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곱셈을 화면 값이 아니라 선형광에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곱셈 자체는 되돌릴 수 있다. ×4를 하고 ÷4를 하면 원래 값이다. 문제는 그 사이에 값이 저장 형식의 한계에 부딪힐 때다. 8비트 파일은 0~255밖에 담지 못하므로, ×4를 해서 1을 넘은 값은 모두 1(255)로 잘린다. 잘린 다음에 ÷4를 하면 원래 서로 달랐던 밝은 값들이 모두 같은 회색이 된다.
아래 시뮬레이터의 경계선 왼쪽은 원본, 오른쪽은 보정한 결과다. 노출 슬라이더를 움직이고, "8비트로 저장했다가 되돌리기"를 켜서 그림 2의 실험을 실제 사진에 해 본다.
노출 보정과 되돌릴 수 없는 클리핑
그래서 사진가들은 "하이라이트를 지켜라"라고 말한다. 어두운 부분은 나중에 밝히면 노이즈가 늘어나는 값을 치르지만 형태는 남아 있다. 날아간 하이라이트에는 형태가 없다. 3장에서 창가 사진의 노출 기준을 정할 때 이 비대칭이 판단의 근거였다. 물론 예외도 있다. 창밖을 보여 줄 생각이 없고 창이 그저 하얀 빛의 면이면 충분한 사진이라면, 창이 날아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선택이다.
화이트 밸런스: 무엇을 회색으로 볼 것인가
전구 아래에서 찍은 사진이 누런 것은 전구 빛에 빨강과 초록이 많고 파랑이 적기 때문이다. 눈은 그 빛에 금세 순응해서 흰 종이를 희게 보지만, 카메라는 누가 알려 주지 않으면 그 빛의 색을 그대로 적는다(ColorBook 10장). 화이트 밸런스(White balance)는 "이 사진은 몇 K의 빛 아래에서 찍혔다"고 알려 주고, 그 빛 아래의 흰색이 화면의 흰색이 되도록 채널마다 다른 비율을 곱하는 일이다. 실험실의 색온도 슬라이더는 그 빛의 색온도이고, 색조(Tint)는 색온도 축과 직각인 초록↔자홍 방향의 치우침이다. 형광등이나 일부 LED가 초록 쪽으로 치우친 빛을 낸다.
슬라이더로 맞추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장면 안에 원래 회색인 물건을 두는 것이다. 회색 카드(Gray card)는 모든 파장을 고르게 반사하도록 만든 회색 판이다. 사진 속 회색 카드의 R, G, B가 같아지도록 채널 비율을 정하면 그 빛의 색이 지워진다. 아래 그림에서 원래 회색이어야 할 곳을 누르면 실험실이 그 화소가 회색이 되는 색온도와 색조를 찾아 슬라이더를 옮긴다.
회색 스포이트와 화이트 밸런스
ART.whiteBalance). 6,500 K가 "보정 없음"이다. 색조는 초록 채널의 비율을 바꾸는 이 책의 단순 모형이다. 스포이트는 집은 곳 둘레 7×7 화소의 평균을 쓴다.)스포이트가 찾는 값은 "그 화소를 회색으로 만드는 값"이지 "옳은 값"이 아니다. 회색 카드를 누르면 빛의 색이 지워지고, 미색 종이를 누르면 종이의 미색까지 지워진다. 노을 사진의 하늘을 누르면 노을이 사라진다. 그래서 작품을 찍을 때는 그림 옆에 회색 카드를 같이 찍은 컷을 한 장 남기고, 서점의 저녁 사진처럼 따뜻한 빛 자체가 분위기인 장면에서는 일부러 색을 다 지우지 않는다. 화이트 밸런스도 기록인지 표현인지를 먼저 정해야 하는 선택이다.

레벨과 커브: 밝기를 다시 나누기
노출이 모든 빛에 같은 비율을 곱한다면, 레벨(Levels)과 커브(Curves)는 밝기마다 다른 양을 더하고 빼서 밝기의 배분을 바꾼다. 레벨은 세 숫자로 정한다. 검정점보다 어두운 값은 모두 0으로, 흰점보다 밝은 값은 모두 255로 보내고, 그 사이를 다시 0~255로 늘린다. 가운데 값(감마)은 늘린 범위 안에서 중간톤을 밝게 또는 어둡게 기울인다.
커브는 레벨을 일반화한 것이다. 가로축이 입력 값, 세로축이 출력 값인 곡선을 그리고, 모든 화소를 그 곡선대로 옮긴다. 가운데를 위로 올리면 중간톤이 밝아지고, 그림자 쪽을 내리고 하이라이트 쪽을 올린 S자 곡선은 대비를 키운다. 곡선이 가파른 구간에서는 원래 가까웠던 값들이 멀어지고(대비가 커지고), 완만한 구간에서는 서로 붙는다(대비가 줄어든다). 커브는 대비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 한 구간에 대비를 주면 다른 구간에서 그만큼 빼 온다.
아래 시뮬레이터 아래쪽 그래프의 세 점(입력 25%, 50%, 75%)을 위아래로 끌어 커브를 만든다. 그래프 뒤의 회색 막대는 결과의 R·G·B 세 채널 히스토그램을 더한 것이다. 레벨의 검정점과 흰점을 좁혀 대비를 크게 늘리면 히스토그램이 어떻게 변하는지 본다.
레벨과 커브, 그리고 빗살 히스토그램
빗살 히스토그램은 8비트 보정의 흔적이다. 값을 늘리는 보정은 정보를 만들지 못하고, 있던 단계를 벌려 놓을 뿐이다. 그래서 대비를 크게 바꿀 사진은 비트 깊이가 큰 RAW나 16비트 파일에서 보정하고, 마지막에 한 번만 8비트로 내보낸다. 실험실은 일부러 모든 단계를 8비트로 반올림해서 그 흔적이 보이게 했다.

규칙이 깨지는 쪽도 보자. 히스토그램이 양 끝에 닿지 않으면 "대비가 부족하다", 끝에 닿아 넘치면 "클리핑이다"라는 판정은 기록 사진의 기준이다. 안개 낀 아침 사진은 히스토그램이 가운데에만 모여 있어야 안개답고, 흰 눈밭이나 하얀 종이 위의 정물을 일부러 밝게 띄운 하이키(High key) 사진은 오른쪽 끝에 일부가 닿아도 괜찮다. 레벨을 자동으로 맞추는 버튼은 히스토그램을 양 끝까지 늘려 버리므로, 안개와 하이키를 먼저 지운다. 히스토그램은 판정이 아니라 지금 상태의 기록이다.
채도: 어디까지 밀 수 있는가
채도(Saturation) 슬라이더는 화소마다 같은 밝기의 회색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늘리거나 줄인다. 실험실은 선형광에서 화소의 휘도 \(Y\)를 구하고, 각 채널을 \(Y\)로부터의 거리만큼 비율로 밀어낸다. 0%면 같은 휘도의 회색(흑백 보기와 같다), 100%면 그대로, 200%면 회색에서 두 배 멀어진다. 밝기는 그대로 두고 색만 늘리는 방법이다. 그런데 화면이 낼 수 있는 색에는 끝이 있다. 이미 선명한 빨강을 더 밀면 빨강 채널은 255를 넘고 초록·파랑은 0 아래로 내려가려 한다. 넘친 값은 잘리고, 잘린 화소는 밝기와 색상이 함께 틀어진다.
채도와 색역의 끝
사진 앱들은 채도 옆에 생동감(Vibrance)이라는 슬라이더를 함께 둔다. 이미 선명한 색은 덜, 탁한 색은 더 올려서 넘침을 줄이는 방법이다. 계산법은 프로그램마다 다르고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험실에는 넣지 않았다. 원리는 같다. 색역의 끝에 가까운 화소일수록 조금만 밀어도 넘친다. 그리고 넘친 사진은 화면에서는 화려해 보여도, 화면보다 색역이 좁은 인쇄에서는 더 크게 틀어진다(ColorBook 15장).
크롭과 리사이즈: 화소 수를 정하기
보정이 끝나면 화소 수를 정한다. 크롭(Crop)은 사진의 일부만 남기는 일이고, 남긴 부분의 화소 수가 그 사진이 가진 정보의 전부가 된다. 11장에서 자르기는 구도의 문제였다. 여기서는 같은 자르기를 숫자로 본다. 1,600×1,067 px 사진을 4:5로 자르면 854×1,067 px이 남는다. 이것을 인쇄하면 몇 cm까지 선명할까. 인쇄에서는 종이 1인치(2.54 cm)에 몇 화소를 넣는지를 ppi(pixels per inch)로 적는다. 사진 인쇄에서 흔히 쓰는 기준이 300 ppi다(10장). 이 기준은 관례이고, 멀리서 보는 포스터는 훨씬 낮아도 된다.
| 용도 | 크기 | 300 ppi에 필요한 화소 | 비고 |
|---|---|---|---|
| 도록 한 쪽 가득(A5) | 148 × 210 mm | 1,748 × 2,480 | 도련(재단 여유)을 두면 조금 더 필요하다 |
| 도록 안 작품 사진 | 110 × 150 mm 안쪽 | 1,299 × 1,772 | 여백 있는 판면 기준의 예 |
| 웹 본문 이미지 | 가로 1,600 px | — | 화면은 ppi가 아니라 화소 수로 정한다 |
아래 그림에서 틀 안쪽을 끌면 틀이 옮겨 가고, 오른쪽 아래 손잡이를 끌면 비율을 지킨 채 크기가 바뀐다. 틀 안의 가는 선은 3분할 격자다.
크롭 비율과 인쇄 가능한 크기
크롭 다음은 리사이즈(Resize)다. 화소 수를 줄이는 것은 정보를 버리는 대신 파일을 가볍게 한다. 늘리는 것은 정보를 만들지 못한다. 화소 사이를 보간해서 채울 뿐이라 크게 보면 부드럽게 뭉개진다(10장). 그래서 리사이즈는 언제나 마지막 용도에 맞춰 한 번만 하고, 원본은 줄이지 않은 채 따로 보관한다.
JPEG 품질과 파일 크기
마지막 단계는 압축이다. JPEG은 사진을 8×8 화소 블록으로 나누고, 블록마다 밝기 변화를 주파수 성분으로 바꾼 뒤(이산 코사인 변환), 눈에 덜 띄는 고주파 성분을 거칠게 반올림해 버리는 방식이다(ITU-T T.81, 1992). 품질 값은 그 반올림을 얼마나 거칠게 할지 정한다. 실험실은 브라우저에 들어 있는 인코더(canvas.toDataURL("image/jpeg", 품질))로 실제로 압축하고, 결과 파일의 바이트 수를 잰다. 아래 위쪽 그림은 압축된 결과, 가운데 두 칸은 네모 틀 안을 4배로 확대한 원본과 결과다. 네모 틀은 끌어서 옮긴다.
품질, 블록, 파일 크기
압축은 이 브라우저의 인코더로 한다. 브라우저마다 결과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종합 실험실
이제 모든 손잡이를 한 화면에 모은다. 위 큰 그림은 세 가지로 본다. 전/후 비교는 경계선 왼쪽이 원본, 오른쪽이 보정 결과이고 크롭 틀이 겹쳐 그려진다. 크롭 편집에서는 틀을 끌어 옮기고 귀퉁이로 크기를 바꾼다. 결과 확대는 실제로 압축한 결과 파일을 다시 열어 가운데를 확대한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크롭한 부분의 히스토그램과 커브다. 곡선의 세 점을 끌 수 있다. 맨 아래에서 지금 설정을 글로 내보내고, 결과 파일을 이 기기에 저장할 수 있다.
순서는 이렇게 권한다. ① 원본 히스토그램과 클리핑을 본다. ② 회색 스포이트나 색온도·색조로 화이트 밸런스를 맞춘다. ③ 노출로 전체 밝기를 정하되 하이라이트 클리핑을 본다. ④ 레벨과 커브로 밝기를 배분한다. ⑤ 채도를 조금만 조정한다. ⑥ 용도에 맞는 비율로 자른다. ⑦ 출력 크기와 품질을 정하고 파일 크기를 본다. ⑧ 전/후 비교로 처음과 나란히 놓고, 너무 멀리 왔는지 확인한다.
이미지 실험실
파일은 이 브라우저 안에서만 읽는다. 서버로 보내지 않는다.
실험실을 몇 번 돌려 보면 손잡이들 사이의 거래가 보인다. 노출을 올리면 그림자의 노이즈와 하이라이트 클리핑을 맞바꾸고, 커브로 중간톤 대비를 주면 양 끝의 대비를 내준다. 채도를 올리면 색역 끝의 화소를 잃고, 크롭을 좁히면 인쇄 크기를 잃고, 품질을 내리면 파일 크기 대신 경계의 선명함을 잃는다. 이 거래에는 정답이 없다. 웹의 작은 썸네일이라면 품질 0.6으로 충분하고, 도록 인쇄용이라면 압축 자체를 하지 않거나 최고 품질로 한다. 무엇을 위해 이 사진을 만드는지가 거래의 기준이다.
서윤의 촬영 노트
실험실에 올린 두 장: 받아 적은 것과 받아 적지 못한 것
12월 넷째 주, 촬영을 거의 마친 서윤은 실험실에 사진 두 장을 올렸다. 하나는 1장에서 휴대폰 자동 모드로 찍은 첫 창가 사진이다. 3장에서 이미 다시 찍기로 한 사진이지만, 서윤은 "보정으로 어디까지 되는가"를 숫자로 확인하고 싶었다. 다른 하나는 도록 작품 사진이다. 9장에서 정한 보정 절차를 실험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밟아 보는 연습이다. 실험실의 "책방 창가"와 "작품 촬영" 모형이 두 장을 흉내 낸다(작품 자리에는 서윤의 그림 대신 호머의 수채화가 들어 있다). 도경은 옆에서 노출 수첩을 펴고, 서윤이 손잡이를 바꿀 때마다 값을 받아 적었다.
창가 사진. 원본의 하이라이트 클리핑은 5% 남짓이고, 창의 하늘 부분은 세 채널이 모두 255다. 노출을 −1.5 EV 내리자 경고는 0%로 사라졌지만 창은 평평한 회색이 되었을 뿐, 눈 덮인 골목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고가 사라졌다고 정보가 돌아온 것은 아니다. 3장에서 하이라이트를 지키는 노출(−1⅔ EV)과 브래키팅을 고른 이유가 화면에 그대로 있었다. 다음은 누런 실내다. 탁자 위 찻잔을 스포이트로 찍으니 3,850 K, 색조 0이 나왔다. 찻잔은 236·197·146에서 203·203·204로 하얘졌지만, 255였던 창의 흰색은 205·255·255의 옅은 하늘색으로 변했다. 창의 낮빛과 전구 빛이 섞인 장면이라 한쪽을 맞추면 다른 쪽이 틀어진다. 서윤은 4,600 K에서 멈췄다. 찻잔은 217·200·179(OKLCH 채도 0.034)로 따뜻한 기가 조금 남고, 창은 228·255·255로 덜 파랗다. 주인이 말한 "창가가 밝고 안쪽이 아늑한 가게"에 더 가까웠다. 마지막으로 11장의 규칙대로 4:5로 자르자 854×1,067 px, 넓이의 53%만 남았다. 실험실 모형이 3:2 가로 사진이라서다(휴대폰의 4:3 가로였다면 60%). 이 크기의 JPEG은 실험실 브라우저의 인코더로 품질 0.85에서 102 KB, 0.6에서 48 KB였다.
작품 사진. 실험실의 "작품 촬영" 모형은 4장의 5,000 K 조명 두 개를 들이기 전, 가게의 따뜻한 천장 전구 아래에서 시험 삼아 찍어 둔 한 장을 흉내 낸다. 그래서 빛이 한쪽으로 기울고 색이 크게 틀어져 있다. 9장의 순서대로 했다. 회색 카드 가운데 칸을 넓게 찍으니 3,200 K, 색조 +12가 나왔다. 종합 실험실에서 카드의 다른 자리를 좁게 찍었을 때는 +15였다. 잡음 때문에 몇 화소의 평균은 흔들린다. 서윤은 넓은 면을 평균한 +12를 택했다. 노출은 +0.7 EV에서 카드가 115, +0.8 EV에서 119·118·118로 9장의 기준 118±3 안에 들어왔다. 이때 그림 아래 여백의 종이는 약 246·238·227이다. 박물관 사진의 같은 자리(241·234·223)보다 조금 밝다. 모형의 조명이 그림 왼쪽을 더 밝게 비추기 때문이다. 255에는 닿지 않았고 하이라이트 클리핑은 0.3%여서, 서윤은 커브로 종이를 더 올리지 않았다. 자동 레벨은 쓰지 않았고 채도는 100% 그대로 두었다. 크롭은 3:2로 그림 테두리 안쪽에 맞췄다. 모형의 그림 부분은 폭 1,360 px 남짓이라 300 ppi로 11.5 cm밖에 안 되지만, 실제 도록 파일은 미러리스로 찍은 원본 화소에서 내보낸다. 이 연습의 목적은 크기가 아니라 순서와 기준값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 사진 | 서윤의 선택 | 남겨 둔 다른 선택지 |
|---|---|---|
| 창가 | 4,600 K, 노출 그대로, 4:5 크롭. 창은 빛의 면으로 둔다 | 3,850 K로 실내를 정확히(창이 하늘색). 6,500 K 그대로(누런 실내). −1.5 EV(창은 회색, 실내가 어둡다) |
| 작품 | 3,200 K · 색조 +12 · +0.8 EV, 카드 119·118·118, 종이 약 246, 채도 100%, 3:2 크롭 | +0.7 EV(카드 115, 기준 경계). 흰점을 당겨 종이를 255로(9장에서 버린 선택) |
서윤은 두 장의 "설정 복사하기" 기록을 촬영 노트에 붙였다. 작품 사진의 기록에서 가져갈 것은 숫자가 아니라 순서다. 실제 도록 사진은 5,000 K 조명 아래에서 조명을 켤 때마다 첫 장의 카드로 값을 새로 얻고, 그 값을 같은 조명으로 찍은 나머지 작품에 그대로 적용하며, 다르게 손댄 그림만 따로 이유를 적기로 했다. 도경은 수첩 맨 아래에 메모를 남겼다. "4,600 K는 오늘 오후 창빛의 값이다. 날이 흐리면 다시 봐라. 보정으로 못 고친 것은 보정에서 애쓰지 말고 다음 촬영 때 고쳐라. 그리고 그림 사진은 마지막에 반드시 그림 옆에서 본다."
핵심 정리
- 보정은 순서가 있다. 화이트 밸런스와 노출은 선형광에서 곱하고, 그 결과를 0~255로 자른 뒤 레벨·커브·채도로 배분하고, 크롭·리사이즈로 화소 수를, 압축으로 파일 크기를 정한다.
- 휘도 히스토그램은 전체 밝기를, RGB 히스토그램은 어느 채널이 먼저 한계에 닿았는지를 보여 준다. 색이 치우친 사진은 한 채널만 먼저 잘린다.
- 노출 +1 EV는 선형광 ×2다. 8비트에서 255로 잘린 하이라이트는 노출을 내려도 돌아오지 않고, 어두운 쪽을 밝히면 원래 있던 노이즈가 드러난다.
- 화이트 밸런스는 "무엇을 회색으로 볼 것인가"의 선택이다. 작품 촬영은 회색 카드로 한 번 맞춘 값을 모든 컷에 같이 쓰고, 섞인 빛은 한 번에 다 맞출 수 없다.
- 레벨과 커브는 대비를 만들지 않고 옮긴다. 8비트에서 범위를 크게 늘리면 히스토그램에 빗살이 생기고 고른 면에 띠가 생긴다. 채도를 밀면 색역 끝의 화소부터 잘린다.
- 크롭은 화소를 새로 얻지 못한다. 300 ppi로 인쇄할 수 있는 크기는 화소 ÷ 300 × 2.54 cm이고, 리사이즈는 마지막에 한 번만 한다.
- JPEG 품질 숫자는 인코더마다 뜻이 다르다. 파일 크기는 품질보다 화소 수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경우가 많고, 노이즈가 많은 사진일수록 커진다.
확인 퀴즈
1. 창가 사진에서 창 부분의 세 채널이 모두 255다. 노출을 −2 EV 내리면 창은 어떻게 되는가?
2. 백열등 아래에서 회색 카드와 함께 수채화를 찍었다. 보정에서 가장 알맞은 순서는?
3. 레벨에서 검정점을 60, 흰점을 180으로 좁혔더니 대비는 강해졌지만 히스토그램이 빗살처럼 이가 빠졌다. 그 이유는?
4. 1,600×1,067 px 사진을 4:5로 가장 크게 잘랐다. 300 ppi로 인쇄하면 대략 얼마나 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