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1

이미지의 지도

눈 오는 12월 오후, 서점 창가에 앉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한 장 찍는다. 눈으로는 창밖의 하얀 골목과 실내의 따뜻한 서가가 함께 보였는데, 화면 속 사진에서는 창이 하얀 구멍이 되고 실내는 누렇게 떴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카메라가 고장 난 것도, 찍은 사람이 서툰 것도 아니다. 장면의 빛이 렌즈를 지나 숫자가 되고, 다시 화면과 종이의 빛으로 돌아오는 동안 여러 번 바뀌었을 뿐이다. 이 장은 그 길을 한 번 따라가며, 앞으로 열두 장에서 하나씩 풀 질문들을 한 장의 지도 위에 펼친다.

사진은 빛을 받아 적는다

사진기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장면에서 오는 빛을 받아 적을 뿐이다. 그런데 "받아 적는다"는 말 안에는 여러 단계가 숨어 있다. 장면의 빛이 렌즈를 지나 작은 상을 맺고, 그 상이 센서 위의 수백만 개 칸에 떨어져 숫자가 되고, 카메라와 휴대폰 안의 프로그램이 그 숫자를 고쳐 파일로 저장하고, 그 파일이 다시 누군가의 화면에서 빛이 되거나 종이 위의 잉크가 된다. 단계마다 정보가 조금씩 버려지고, 조금씩 바뀐다.

① 장면의 빛 ② 렌즈 ③ 화소 ④ 처리·파일 ⑤ 화면·종이 255 248 240 131 118 92 38 30 22 .jpg 밝기·방향·색 상을 맺는다 빛 → 숫자 고치고 줄인다 다시 빛·잉크로 2·3·4장 5·6·7장 8장 9·10장 10·11장 마지막 판단은 사람이 장면과 사진을 나란히 보고 내린다
그림 1. 사진이 만들어지는 다섯 단계. 장면의 빛은 밝기·방향·색을 가진다(①). 렌즈는 그 빛을 모아 작은 상을 맺는다(②). 센서는 상을 수백만 개의 칸, 곧 화소로 나눠 받아 각 칸의 빛을 숫자로 바꾼다(③). 카메라 안의 프로그램은 숫자를 고치고 줄여 파일로 저장한다(④). 파일은 화면에서 다시 빛이 되거나 종이 위의 잉크가 된다(⑤). 아래 숫자는 각 단계를 자세히 다루는 장이다.

이 장의 첫 시뮬레이터는 이 이야기를 시작한 그 사진이다. 가상의 서점 "책방 E"의 창가 자리를 캔버스로 그렸다. 왼쪽에 눈 덮인 골목이 보이는 창, 오른쪽에 전구 아래 서가가 있다. 휴대폰 카메라는 화면의 한 곳을 골라 그곳이 적당한 밝기가 되도록 노출(Exposure)을 정한다. 노출은 센서가 빛을 얼마나 받아들일지, 곧 사진 전체를 얼마나 밝게 적을지를 말한다. 휴대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그곳에 노출이 맞춰지는 것도 같은 일이다. 이렇게 밝기를 재는 일을 측광(Metering)이라고 한다. 동그란 측광 표시를 끌어 창과 서가 위를 오가 본다.

SIMULATOR

서윤의 첫 사진: 어디에 노출을 맞출까

측광 표시를 끈다
측광한 곳—
창 부분 중 하얗게 날아간 비율—
실내 부분 중 검게 뭉개진 비율—
해볼 것: ① 처음 위치(서가)에서는 실내가 보기 좋게 찍히지만 창 부분이 거의 전부 하얗게 날아간다(빨간 빗금). ② 측광 표시를 창 안의 골목으로 옮긴다. 창밖의 눈과 건물이 살아나는 대신 실내가 검게 가라앉는다(파란 빗금). ③ 노출 보정을 양 끝까지 밀어 본다. 어느 위치에서도 창과 서가를 동시에 살리는 값은 없다. (장면은 이 장이 정한 교육용 모형: 창밖이 실내보다 약 6스톱, 곧 64배 밝다. 카메라는 측광한 곳의 평균 밝기를 18% 회색에 맞추고, 8비트 파일이 담을 수 있는 범위를 넘는 빛은 잘라 낸다. 화이트 밸런스는 화면 전체의 평균 색을 회색으로 보는 단순한 자동 방식이다.)

측광 표시를 어디에 두든 창과 서가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다. 장면이 가진 밝기의 폭이 카메라가 한 장에 받아 적을 수 있는 폭보다 넓기 때문이다. 받아 적을 수 있는 가장 밝은 값을 넘은 부분은 모두 같은 흰색(화면 값 255)으로, 가장 어두운 값보다 어두운 부분은 모두 같은 검정으로 뭉친다. 이렇게 잘려 나가는 일을 클리핑(Clipping)이라고 하고, 밝은 쪽이 잘린 것을 흔히 "하이라이트가 날아갔다", 어두운 쪽이 잘린 것을 "그림자가 뭉개졌다"고 말한다. 한번 255가 된 칸에는 원래 그곳에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남지 않는다. 그래서 날아간 창은 나중에 보정으로도 되살릴 수 없다.

휴대폰이 서가에 노출을 맞춘 것은 실수가 아니다. 사진에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할 대상이 대개 실내 쪽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선택이 창을 버리는 선택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노출이란 결국 장면의 어느 부분을 지키고 어느 부분을 버릴지 고르는 일이다. 그 선택을 하는 세 개의 손잡이(조리개, 셔터 속도, 감도)는 2장에서, 밝기의 분포를 읽고 클리핑을 확인하는 법은 3장에서 다룬다.

누르고, 확인하고, 다시 누른다 휴대폰 카메라는 대부분 화면을 길게 누르면 노출과 초점이 그 자리에 고정되고(기종마다 "AE/AF 잠금" 같은 표시가 뜬다), 손가락을 위아래로 밀면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사진을 오래 찍은 사람들은 셔터를 누르기 전에 화면에서 가장 밝은 곳 하나를 먼저 본다. 그곳이 하얗게 비어 있으면, 그것이 버려도 되는 부분인지(창밖의 흐린 하늘) 지켜야 하는 부분인지(흰 드레스, 작품의 흰 종이)를 먼저 정한다. 지켜야 한다면 밝기를 내리고, 대신 어두워진 부분을 어떻게 할지는 그다음에 고민한다.

눈과 카메라는 다르게 본다

그런데 눈으로 볼 때는 창밖과 서가가 왜 함께 보였을까. 눈은 장면 전체를 한 번에, 한 가지 설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선이 창으로 가면 동공이 줄고 망막이 밝은 빛에 맞춰지며, 서가로 돌아오면 다시 어둠에 맞춰진다. 그리고 뇌는 그렇게 여러 번 본 것을 이어 붙여 "창밖도 서가도 보이는 한 장면"으로 기억한다.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모든 칸에 똑같은 설정을 쓴다.

한 장면에서 가장 밝은 곳과 가장 어두운 곳의 차이를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라고 한다. 사진에서는 이 차이를 보통 스톱으로 센다. 1스톱은 빛의 양이 두 배라는 뜻이고, 6스톱은 2의 6제곱, 곧 64배다. 아래에서 경계선을 끌어 "눈이 본 장면"과 "카메라가 받아 적은 장면"을 비교하고, 슬라이더로 창밖의 밝기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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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본 장면, 카메라가 적은 장면

장면의 밝기 범위—
이 모형 카메라가 담는 범위—
잘려 나간 화면 비율—
해볼 것: ① 기본값 6스톱에서 경계선을 좌우로 끈다. 왼쪽(눈)은 창밖과 서가가 함께 보이고, 오른쪽(카메라)은 창이 하얗게 비어 있다. ② 밝기 차를 2스톱까지 내린다. 흐린 날 해 질 무렵처럼 창밖이 어두워지면 카메라도 두 쪽을 함께 담는다. ③ 12스톱까지 올리고 "창밖에 맞춤"을 누른다. 실내가 거의 검은 실루엣이 된다. 한낮의 역광 사진이 이렇다. (눈 쪽 그림은 실제 눈이 아니라, 부분마다 밝기를 따로 맞추는 방식으로 흉내 낸 것이다. 장면의 밝기 범위는 가장 밝은 1%와 가장 어두운 1%의 비로 셌다. 카메라가 담는 범위는 이 모형에서 약 8.4스톱으로 두었다. 서윤의 휴대폰이 자동 모드로 내놓는 JPEG 정도의 폭이다. 미러리스의 RAW는 이보다 넓어서 3장에서는 11스톱으로 가정한다. 실제 카메라는 기종과 파일 형식(8장)에 따라 다르다.)

밝기 차가 작은 장면에서는 눈과 카메라가 거의 같은 사진을 만든다. 차이가 카메라의 범위를 넘는 순간부터 카메라는 한쪽을 버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장면을 고를 때부터 밝기의 차이를 본다. 창가 사진을 흐린 날이나 해 질 무렵에 찍는 것, 실내에 조명을 더해 창밖과의 차이를 줄이는 것, 밝기를 달리한 사진 여러 장을 합치는 것 모두 이 차이를 다루는 방법이다(3장, 4장).

눈은 몇 스톱을 보는가 "사람의 눈은 몇 스톱을 본다"는 숫자가 자주 인용되지만, 무엇을 재느냐에 따라 값이 크게 달라진다. 별빛에서 한낮까지 적응할 수 있는 전체 범위는 아주 넓지만, 동공과 망막이 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짧은 순간에 한 장면 안에서 구분하는 범위는 그보다 훨씬 좁다. 우리가 창밖과 실내를 "동시에" 본다고 느끼는 것은 대부분 시선을 옮길 때마다 다시 적응하고, 뇌가 그것을 이어 붙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눈은 카메라보다 몇 스톱 더 본다"는 비교는 조건을 밝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 책은 그런 숫자 대신 "카메라는 한 장에 한 가지 설정만 쓴다"는 차이에 집중한다.

이 문제는 사진만큼 오래되었다. 19세기 중반의 사진 재료는 푸른빛에 특히 민감해서, 땅이나 바다에 노출을 맞추면 하늘이 하얗게 날아가기 일쑤였다. 프랑스의 사진가 귀스타브 르 그레(Gustave Le Gray, 1820–1884)는 1850년대 중반 지중해의 바다 사진으로 이름을 얻었는데, 무거운 구름과 빛나는 바다가 한 장에 함께 담겨 있어 당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귀스타브 르 그레의 사진 「거대한 파도, 세트」. 갈색 톤의 흑백 사진으로, 화면 위쪽 절반은 짙은 구름 사이로 빛이 새는 하늘, 아래쪽은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와 바위다. 수평선 왼쪽에 낮고 긴 방파제가 있다.
그림 2. 귀스타브 르 그레, 「[거대한 파도, 세트]」, 1857. 구름의 짙은 그늘부터 파도의 흰 거품까지가 한 장에 들어 있다. 오른쪽 위 "흑백" 단추를 눌러도 거의 달라지지 않는 것은 이 인화가 원래 단색이기 때문이다. 빛이 가장 밝은 구름 틈과 바위의 그늘을 비교해 보면, 하늘과 바다 어느 쪽도 완전히 날아가거나 뭉개지지 않았다. 르 그레의 바다 사진 가운데 일부는 하늘과 바다를 따로 찍은 두 장의 음화를 한 장에 인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조합 인화). 이 인화가 그런 경우인지는 여기서 단정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그가 씨름한 문제는 서윤의 창가 사진과 같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Gift of John Goldsmith Phillips, 1976), 유리 음화에서 뜬 알부민 은염 인화.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두 장면을 따로 찍어 합치는 방법은 오늘날 휴대폰의 HDR 기능이 하는 일과 원리가 같다. 밝기를 다르게 찍은 여러 장에서 각 부분의 좋은 정보를 골라 한 장으로 합친다. 편리하지만, 합친 사진은 어떤 한순간의 빛을 그대로 적은 것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 둔다. 이 책의 케이스에서 화가 한도경이 "사진은 빛을 받아 적는 일이지, 만드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할 때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빛을 모으는 일: 바늘구멍과 렌즈

빛을 받아 적으려면 먼저 빛을 모아 상을 맺어야 한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어두운 상자의 한쪽 벽에 작은 구멍을 뚫는 것이다. 장면의 한 점에서 출발한 빛은 구멍을 지나 반대쪽 벽의 한 점에만 닿으므로, 벽 위에 장면이 거꾸로 비친다. 이런 상자나 방을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라틴어로 "어두운 방")라고 부르고, 렌즈 없이 구멍만으로 찍는 사진기를 바늘구멍 사진기(Pinhole camera)라고 한다. 사진기라는 이름이 여기서 왔다(12장).

아래는 깊이 100 mm인 바늘구멍 상자다. 왼쪽의 등불 간판 "E"를 위아래로 끌고, 슬라이더로 구멍의 지름을 바꿔 상자 안쪽 벽(오른쪽)에 맺히는 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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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밝기와 선명함의 거래

간판을 위아래로 끈다
상의 번짐 지름—
상의 밝기(0.45 mm 구멍 = 1)—
f값(상자 깊이 ÷ 구멍 지름)—
해볼 것: ① 간판을 위로 끌면 상은 아래로 간다. 상은 위아래, 좌우가 모두 뒤집힌다. ② 구멍을 키우면 상이 밝아지지만 흐려진다. 한 점에서 온 빛이 구멍 크기만 한 원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③ 구멍을 아주 작게 줄이면 어두워질 뿐 아니라 다시 흐려진다. 빛이 좁은 틈을 지나며 퍼지는 회절 때문이다. 가장 선명한 지름은 약 0.45 mm 근처다. ④ "렌즈 끼우기"를 켜고 구멍을 키운다. 밝으면서도 선명하다. (번짐은 기하학적 그림자와 회절 번짐을 제곱합으로 더한 교육용 근사이고, 빛의 파장은 550 nm, 간판까지 거리는 2 m로 두었다. 최적 지름은 레일리 경의 경험식 \(d \approx 1.9\sqrt{f\lambda}\)로 계산했다. 렌즈를 끼운 경우는 초점이 정확히 맞았다고 가정한다.)

바늘구멍은 렌즈 없이도 상을 맺지만, 상이 아주 어둡다. 가장 선명한 0.45 mm 구멍은 지름이 상자 깊이의 약 220분의 1이다. 사진에서는 이 비를 f값(f-number)이라고 부르고 f/220처럼 쓴다. 휴대폰 카메라의 렌즈는 대개 f/1.5~f/2.4쯤이니, 같은 면적에 떨어지는 빛이 바늘구멍의 만 배 안팎이다. 렌즈는 큰 구멍으로 들어온 빛을 다시 한 점으로 모아 주기 때문에 밝으면서도 선명한 상을 만든다. 대신 렌즈에는 바늘구멍에 없는 문제가 생긴다. 한 거리에만 초점이 맞고, 그 앞뒤는 흐려진다. 무엇이 선명하고 무엇이 흐려질지를 정하는 일, 그리고 렌즈가 장면의 얼마만큼을 담는지(화각)는 렌즈 부(5장~7장)의 주제다.

신발 상자 카메라 옵스큐라 신발 상자의 한쪽 짧은 면 가운데에 지름 2 cm쯤의 구멍을 뚫고 알루미늄 포일로 덮은 뒤, 바늘로 포일에 작은 구멍을 하나 낸다. 반대쪽 면은 잘라 내고 기름종이(트레이싱지)를 붙인다. 머리와 상자를 어두운 천으로 함께 덮고 밝은 창밖을 향하면 기름종이 위에 거꾸로 선 창밖 풍경이 보인다. 바늘구멍을 연필 끝으로 조금씩 넓혀 가며 상이 밝아지고 흐려지는 것을 보고, 돋보기를 구멍 앞에 대고 상자와의 거리를 조절해 상이 다시 선명해지는 순간을 찾는다. 그 순간 돋보기에서 기름종이까지의 거리가 그 돋보기의 대략적인 초점거리다.

빛이 숫자가 되는 일: 화소

렌즈가 맺은 상은 센서 위에 떨어진다.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Image sensor)는 빛을 받으면 전하가 쌓이는 아주 작은 칸들을 바둑판처럼 늘어놓은 것이다. 이 칸 하나하나를 화소(Pixel, 픽셀)라고 부른다.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 각 칸에 쌓인 빛의 양이 숫자로 바뀌고, 그 숫자들의 표가 곧 디지털 사진이다. 사진을 확대해 들여다보면 결국 색칠된 네모 칸과 그 칸의 숫자 세 개(빨강·초록·파랑, 보통 0~255)만 남는다.

돋보기를 끌어 사진의 여러 곳을 확대해 본다. 오른쪽 아래 칸에는 돋보기 가운데 화소들의 실제 숫자가 나온다. 슬라이더로 사진을 몇 칸으로 받아 적을지(가로 화소 수)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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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끝까지 확대하면

돋보기를 끈다
전체 화소 수—
돋보기 가운데 화소—
이 사진을 숫자로 적으면—
해볼 것: ① 돋보기를 창밖의 눈 위로 끈다. 255, 255, 255처럼 꽉 찬 숫자가 늘어서 있다. 이곳은 이미 날아간 곳이라 이 숫자들 사이에는 아무 차이가 없다. ② 서가의 책등 위로 끈다. 같은 "빨간 책"도 칸마다 숫자가 조금씩 다르다. ③ 가로 화소 수를 8~16까지 줄인다. 간판의 E와 책등이 몇 개의 네모로 뭉개진다. 화소 수는 사진이 담을 수 있는 가장 작은 디테일의 크기를 정한다(10장). (실제 센서의 각 칸은 빨강·초록·파랑 중 한 색만 받고, 나머지 두 색은 이웃 칸에서 추정해 채운다. 이 과정은 8장에서 다룬다. 이 시뮬레이터는 그 결과인 완성된 화소만 보여 준다.)

화소의 숫자는 빛의 양에 정비례하지 않는다. 파일에 저장할 때 어두운 쪽에 숫자를 더 많이 배정하도록 비틀어 적는데, 이것을 감마 인코딩(Gamma encoding)이라고 한다. 사람의 눈은 어두운 쪽의 작은 차이에 더 예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면 값 128은 빛의 양으로 따지면 255의 절반이 아니라 약 5분의 1이다(이 책의 엔진으로 계산하면 0.216). 이 사실은 노출을 1스톱 올리는 것(빛 두 배)이 화면 값을 두 배로 만드는 것과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감마와 비트 깊이, 노이즈는 8장, 해상도와 파일 크기는 10장에서 이어진다.

누런 실내: 빛에도 색이 있다

서윤의 사진에서 실내가 누렇게 뜬 것은 노출과는 다른 문제다. 서가를 비추는 전구의 빛은 창밖의 흐린 낮빛보다 훨씬 붉다. 빛이 얼마나 붉은지 푸른지는 색온도(Color temperature)로 나타낸다. 전구색 조명은 약 2,700 K, 흐린 낮빛은 약 6,500 K다(ColorBook 10장). 사람의 눈은 조명에 금세 익숙해져서 전구 아래 흰 종이도 희게 느끼지만, 카메라는 빛을 그대로 받아 적는다. 그래서 카메라는 "이 장면의 흰색은 무엇인가"를 따로 정해야 한다. 이 일을 화이트 밸런스(White balance)라고 한다.

문제는 이 장면에 빛이 두 가지라는 점이다. 아래 슬라이더로 카메라의 화이트 밸런스를 직접 정해 본다. 슬라이더의 숫자는 "이 색온도의 빛을 흰색으로 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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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빛, 하나의 흰색

실내 흰 벽—
창밖의 눈—
카메라가 흰색으로 본 빛—
해볼 것: ① 2,700 K로 내린다. 실내의 벽과 책 종이가 제 색으로 돌아오지만 창밖의 눈이 파랗게 질린다. ② 6,500 K로 올린다. 눈은 희어지고 실내는 주황빛으로 뜬다. ③ "자동"을 켠다. 이 모형의 자동은 두 빛 사이 어딘가를 고르고, 그 결과 어느 쪽도 완전히 희지 않다. 서윤의 첫 사진이 누렇게 뜬 이유다. (창밖이 하얗게 날아가지 않도록 이 시뮬레이터는 창밖을 실내보다 3스톱만 밝게 두었다. 화이트 밸런스는 세 색 채널에 각각 다른 배율을 곱하는 단순한 방식이고, 빛의 색은 이 책의 엔진으로 계산한 흑체 복사의 색이다.)

빛이 하나뿐이면 화이트 밸런스는 그 빛에 맞추면 된다. 빛이 둘이면 하나를 고르거나, 하나를 다른 빛에 맞춰 바꾸거나(실내 조명을 낮빛에 가까운 것으로 바꾸기), 둘 사이에서 타협해야 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사진이 무엇을 전하려는지에 달렸다. 해 질 녘 서점의 따뜻한 느낌을 전하고 싶다면 실내가 조금 누런 편이 오히려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도록에 실을 수채화를 찍을 때는 종이의 흰색이 희어야 한다. 빛의 색과 방향은 4장, 찍은 뒤의 색 보정은 9장에서 다룬다.

화면과 종이: 다시 빛이 되기까지

사진은 파일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화면에서 다시 빛이 되거나, 종이에 잉크로 찍혀 방의 빛을 반사한다. 두 방식은 전혀 다르게 동작한다. 화면은 스스로 빛을 내므로 주변이 어두워도 밝게 보인다. 종이는 비추는 빛의 일부를 돌려보낼 뿐이라, 가장 밝은 흰색도 방의 조명보다 밝을 수 없다. 그리고 잉크의 가장 진한 검정도 빛을 몇 퍼센트는 반사한다. 그래서 같은 사진도 종이 위에서는 밝기의 폭이 좁아진다.

그림 3은 이 서가의 다른 책들에서 여러 번 만난 페르메이르의 그림이다. 사실 이 서가의 모든 작품 이미지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을 찍은 사진이다. 미술관의 사진가가 조명을 맞추고 색을 보정해 찍은 파일을 줄인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각자 다른 화면으로 본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물병을 든 젊은 여인」. 흰 두건을 쓴 여인이 왼쪽 창문을 한 손으로 열고, 다른 손으로 탁자 위의 은 물병을 잡고 있다. 창으로 들어온 빛이 흰 두건과 벽을 밝힌다.
그림 3.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물병을 든 젊은 여인」, 1662년경. 창가의 빛, 흰 두건, 푸른 옷, 은 물병. 화가가 캔버스에 칠한 물감(①)을 미술관 사진가가 조명 아래서 찍고(②) 파일로 저장했으며(③④) 그것이 지금 이 화면에 나타난다(⑤). 그림 1의 다섯 단계를 모두 거친 셈이다. 실물과 이 화면 사이의 차이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차이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서윤이 만들 도록은 여기에 한 단계, 종이에 인쇄하는 일이 더해진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Marquand Collection, Gift of Henry G. Marquand, 1889), 캔버스에 유채.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아래는 같은 그림 파일을 화면에서 볼 때와 종이에 인쇄해 볼 때를 흉내 낸 것이다. 경계선을 끌어 비교하고, 종이의 종류와 방의 밝기를 바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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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파일, 화면과 종이

종이 흰색의 밝기—
종이가 담는 밝기 범위—
화면 흰색과의 차이—
해볼 것: ① 코팅지, 300 lx(밝은 거실)에서 경계선을 끈다. 종이 쪽은 검정이 조금 들뜨고 전체가 조금 어둡다. ② 신문 용지로 바꾼다. 흰색은 회색빛이 되고 검정은 짙은 회색에 머문다. 밝기의 폭이 3스톱이 채 안 된다. ③ 방의 밝기를 50 lx(어두운 침실)까지 내린다. 화면은 그대로인데 종이는 크게 어두워진다. 반대로 1,500 lx(창가)에서는 종이가 화면보다 밝다. (화면은 흰색 160 cd/m²로 고정했다. 종이의 흰색 반사율과 잉크 검정의 반사율은 종이 종류별 대략의 값을 가정했고, 종이 쪽 그림은 방 밝기에 따른 반사광을 화면 흰색과 비교해 어둡게 하거나 밝게 했다. 색역 차이와 망점은 무시한 교육용 근사다.)

화면에서 완벽했던 사진이 인쇄소에서 돌아오면 어둡고 탁해 보이는 일이 흔하다. 종이는 화면보다 밝기의 폭이 좁고, 조명이 어두우면 더 어두워 보인다. 그래서 인쇄용 사진은 화면에서 볼 때보다 조금 밝게, 그림자 쪽을 조금 열어 두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그렇게 할지는 종이와 인쇄 방식에 따라 다르므로, 가능하면 시험 인쇄를 한 장 해 본다. 인쇄할 해상도와 파일 형식은 10장에서, 인쇄의 색은 ColorBook 15장에서 다룬다.

이 책의 사진도 당신의 화면에서 다르게 보인다 이 책의 시뮬레이터와 사진은 표준 sRGB 값으로 그려지지만, 화면의 종류와 밝기, 야간 모드, 주변 조명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ColorBook 1장). 노출과 색을 비교하는 실습에서는 절대적인 밝기나 색보다 두 그림 사이의 차이를 보면 된다. 차이는 화면이 바뀌어도 대체로 유지된다. 작품 사진의 색을 맞출 때처럼 정확도가 중요한 실습은 그때마다 다시 알린다.

이 책의 지도

지금까지 이 장에서 만난 질문들은 각각 한두 장의 주제가 된다. 책은 네 부로 나뉜다. 빛은 빛을 얼마나, 어떻게 받는가(노출, 히스토그램, 사진의 빛), 렌즈는 렌즈가 장면을 어떻게 옮기는가(초점거리와 화각, 거리와 원근, 초점과 심도), 화소는 빛이 어떻게 숫자가 되고 그 숫자를 어떻게 다루는가(센서, 색 보정, 해상도와 압축), 쓰임은 찍은 사진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여 주는가(구도와 자르기, 사진의 역사)다. 마지막 이미지 실험실에서는 사진 한 장으로 모든 도구를 한꺼번에 쓴다.

01 이미지의 지도 13 실험실 14 용어집 빛 렌즈 화소 쓰임
그림 4. ImageBook의 지도. 1장을 가운데 두고 2~12장이 시계 방향으로 둘레를 돈다. 칸의 색은 부를 나타낸다. 빛과 렌즈는 셔터를 누르기 전의 일, 화소는 누른 뒤의 일, 쓰임은 사진을 고르고 보여 주는 일이다. 둘레를 다 돌면 13장 실험실에서 모든 도구를 한꺼번에 쓴다. 칸을 누르면 그 장으로 간다(준비 중인 장은 흐리게).

마지막 시뮬레이터는 이 지도를 손에 쥐어 본다. 이 장의 서점 장면 한 장이 네 갈래를 모두 지나간다. 측광 표시를 끌어 노출을 맞추고(빛), 화이트 밸런스와 화소 수를 정하고(화소), 화면에서 볼지 종이에 인쇄할지를 고른다(쓰임). 아래 띠는 사진 전체의 밝기 분포다. 왼쪽이 검정, 오른쪽이 흰색이고, 띠가 높을수록 그 밝기의 화소가 많다(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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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이 지나는 길

측광 표시를 끈다
빛 · 2~4장—
렌즈 · 5~7장—
화소 · 8~10장—
쓰임 · 10~12장—
해볼 것: ① 측광 표시를 서가와 창 사이 벽에 두고 노출 보정을 −1 근처로 내려 본다. 아래 밝기 띠의 오른쪽 끝(255)에 쌓인 막대가 줄어들면서 창밖이 조금씩 살아나고, 서가는 조금 어두워진다. 두 쪽을 함께 지키는 타협점이 어디쯤인지 찾는다. ② 화이트 밸런스를 2,700 K와 6,500 K 사이에서 움직이며 벽과 눈 중 어느 쪽을 희게 할지 정한다. ③ 가로 화소 수를 32까지 줄이고 신문 용지를 고른다. 화소가 줄고 밝기의 폭까지 좁아지면, 처음 장면에서 남은 것이 얼마나 적은지 보인다. ④ 렌즈 칸은 이 장의 모형이 다루지 않는다(모든 곳에 초점이 맞은 바늘구멍 같은 사진기를 가정했다). 무엇을 흐리게 하고 무엇을 선명하게 할지는 렌즈 부에서 이 사진에 더한다. (장면과 카메라 모형은 첫 시뮬레이터와 같다. 종이는 방 밝기 300 lx를 가정했다.)

측광 표시 하나, 슬라이더 두 개, 단추 하나를 움직였을 뿐인데 같은 장면이 전혀 다른 사진이 된다. 이 책은 어느 설정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손잡이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주는지 보여 주고, 판단은 질문으로 남긴다. 이 사진은 무엇을 전하려는가. 그리고 지금의 설정은 그 일을 하고 있는가.

같은 창가를 세 번 찍기 창이 하나 있는 방에서 창과 실내가 함께 들어오도록 휴대폰을 고정한다(책 더미에 기대 놓아도 된다). HDR이나 야간 모드처럼 여러 장을 합치는 기능이 있다면 끄고, ① 아무것도 누르지 않고 한 장, ② 화면의 창을 눌러 한 장, ③ 실내의 어두운 곳을 눌러 한 장을 찍는다. 세 장을 나란히 놓고 각각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렸는지 적는다. 같은 일을 해가 진 뒤, 실내 불을 켜고 한 번 더 한다. 창밖이 어두워지면 세 장의 차이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다. 이 세 장은 2장과 3장에서 다시 쓴다.

서윤의 겨울 촬영 노트

CASE 서윤촬영 노트 · 1장

창은 하얗고 서가는 누렇다

가을에 책방 E의 색을 정하고, 겨울에 진열과 포스터를 짜고, 봄에 안내 책자의 드로잉을 그리고, 여름에 글자를 조판하고, 다시 가을에 그림 읽기 모임을 꾸린 윤서윤에게 2027년 12월이 왔다. 주인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두 가지를 부탁했다. 서점 웹사이트와 SNS에 올릴 새 사진, 그리고 서윤이 일 년 동안 그린 그림을 모아 서점에서 팔 작은 도록이다. 도록은 A5 크기, 32쪽으로 인쇄하기로 했다. 카메라는 서윤의 휴대폰과, 한도경이 몇 해 전에 쓰다 넣어 둔 오래된 미러리스 한 대다. 센서는 APS-C(환산 1.5배)이고 렌즈는 18–55 mm 줌과 50 mm 단렌즈 두 개가 있다.

서윤은 먼저 휴대폰을 꺼냈다. 눈이 내린 12월 첫 주 오후, 창가 자리에 서서 자동 모드로 한 장을 찍었다. 화면 속 창은 하얀 사각형이었고, 창밖의 눈 덮인 골목은 흔적도 없었다. 서가와 벽은 누렇게 떠 있었다. 이 장의 첫 시뮬레이터로 그 장면을 흉내 내면, 측광이 서가에 맞았을 때 창 부분 화소의 대부분이 255로 꽉 찬다. 주인은 사진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사진이 실제 가게보다 예쁘면 손님이 실망하는데, 이건 반대네요. 실제가 더 좋아요."

도경은 사진을 한참 보더니 자기 손바닥을 창 쪽으로, 다시 서가 쪽으로 돌려 보였다. "사진은 빛을 받아 적는 일이다. 만드는 일이 아니야. 받아 적을 수 있는 만큼만 받아 적고, 못 적는 건 못 적는다고 알아야지." 젊을 때 필름으로 작품 사진을 찍던 시절에는 한 장 한 장 노출을 수첩에 적었다고 했다. 도경은 휴대폰의 HDR이 무엇인지 서윤에게 물었고, 서윤은 그 대신 도경의 오래된 노출 수첩을 빌렸다.

서윤의 선택은 사진을 더 찍기 전에 목록과 기준부터 정하는 것이었다. 무엇을 몇 장 찍을지 정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열 번 반복할 것 같았다. 그리고 기준은 "예쁘게"가 아니라 주인의 말과 도경의 말을 합친 "실물과 같게"로 했다.

이 장에서 정한 것촬영 목록 ① 웹·SNS용 서점 사진 8장: 외관 1, 주인 인물 1, 서가 2, 창가 2(창가 자리, 창가 정물), 그림 읽기 모임 장면 2. ② 도록(A5, 32쪽): 작품 24점(수채화 12점, 드로잉 12점)을 한 쪽에 한 점씩 싣고, 나머지 8쪽은 표지 안쪽·차례·글에 쓴다. 기준은 "실물과 같게": 서점 사진은 가게에 들어선 손님의 눈에 보이는 모습, 작품 사진은 원화를 옆에 놓았을 때와 같은 밝기와 색. 휴대폰의 HDR·보정 필터처럼 여러 장을 합치거나 색을 바꾸는 기능은 쓴다면 쓴다고 기록한다. 노출 설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
아직 남은 문제창과 서가를 한 장에 함께 담을 수 있는가, 없다면 어느 쪽을 지킬 것인가. 누런 실내는 촬영 때 고칠 것인가, 찍은 뒤에 고칠 것인가.
다음 단계2장: 창가보다 먼저, 빛이 고르게 어두운 서가 사진부터 노출의 세 손잡이로 찍어 본다.

핵심 정리

  1. 사진 한 장은 장면의 빛 → 렌즈 → 센서의 화소 → 처리와 파일 → 화면·종이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 단계마다 정보가 버려지고 바뀐다.
  2. 노출은 장면의 어느 부분을 지키고 어느 부분을 버릴지 고르는 일이다. 장면의 밝기 범위가 카메라의 범위보다 넓으면 한쪽이 날아가거나 뭉개진다(클리핑).
  3. 눈은 보는 곳마다 다시 적응하고 뇌가 이어 붙이지만, 카메라는 한 장에 한 가지 설정만 쓴다. 밝기 차는 스톱(2배)으로 센다.
  4. 바늘구멍은 구멍이 작을수록 선명하지만 어둡고, 너무 작으면 회절로 다시 흐려진다. 렌즈는 큰 구멍의 빛을 한 점에 모아 밝고 선명한 상을 만드는 대신, 한 거리에만 초점이 맞는다.
  5. 센서는 상을 화소로 나눠 빛의 양을 숫자로 적는다. 날아간 화소(255)에는 원래 장면의 정보가 남지 않는다.
  6. 빛에는 색이 있다. 빛이 둘인 장면에서는 화이트 밸런스가 둘을 동시에 희게 만들 수 없다. 화면은 스스로 빛을 내고 종이는 방의 빛을 반사하므로, 같은 파일도 종이 위에서 밝기의 폭이 좁아진다.

확인 퀴즈

1. 실내에서 창을 배경으로 사람을 찍었더니 사람은 잘 보이는데 창이 하얗게 비었다. 가장 알맞은 설명은?

창밖은 실내보다 몇 스톱이나 밝다. 노출을 실내에 맞추면 창 부분은 받아 적을 수 있는 가장 밝은 값을 넘어 모두 255가 된다(클리핑). 초점이 어긋나면 흐려질 뿐 하얗게 되지는 않고, 화이트 밸런스는 색을, 화소 수는 디테일의 크기를 바꾼다.

2. 바늘구멍 사진기의 구멍을 점점 키우면 상은 어떻게 되는가?

구멍이 크면 빛이 많이 들어와 밝아지지만, 장면의 한 점에서 출발한 빛이 벽 위에서 구멍 크기의 원으로 퍼져 흐려진다. 렌즈는 그 빛을 다시 한 점으로 모아 밝으면서도 선명한 상을 만든다. 상의 크기는 구멍이 아니라 상자의 깊이가 정한다.

3. 전구 조명이 켜진 실내와 흐린 낮의 창밖이 함께 나오는 사진에서, 화이트 밸런스를 2,700 K에 맞추면 어떻게 되는가?

2,700 K 설정은 "전구의 빛을 흰색으로 본다"는 뜻이라, 붉은 쪽을 줄이고 푸른 쪽을 키운다. 전구 빛을 받는 실내는 제 색이 되지만, 그보다 푸른 낮빛을 받는 창밖은 더 푸르게 기운다. 빛이 둘인 장면에서는 하나의 설정으로 둘을 동시에 희게 만들 수 없다. 화이트 밸런스는 색을 바꿀 뿐 노출을 바꾸지 않는다.

4. 화면에서 보기 좋던 사진을 비코팅지에 인쇄해 어두운 방에서 보니 어둡고 탁했다. 가장 큰 이유는?

화면은 스스로 빛을 내지만 종이는 반사만 한다. 그래서 종이의 흰색은 방이 어두우면 함께 어두워지고, 비코팅지의 검정은 빛을 상당히 반사해 회색에 가깝다. 밝기의 폭이 화면보다 좁으니 어둡고 탁해 보인다. 종이가 빛을 내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