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사진의 구도와 자르기

같은 서점에서 같은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어떤 사진은 정돈되어 보이고 어떤 사진은 어수선하다. 주인의 머리 뒤에서 가로등이 솟아 있고, 지평선이 기울어 있고, 지나가던 사람은 화면 가장자리에 반쯤 걸려 있다. 그림이라면 지우고 다시 그리면 된다. 사진은 그럴 수 없다. 그림은 빈 종이에 하나씩 더해 가며 화면을 만들고, 사진은 이미 꽉 찬 세상에서 네모 하나를 골라 낸다. 그래서 사진의 구도는 손보다 발, 무릎, 손목으로 먼저 잡는다. 이 장은 셔터를 누르기 전에 정하는 구도와, 누른 뒤에 하는 자르기와 고르기를 다룬다.

그리기는 더하고, 찍기는 고른다

형태와 구도의 원리는 그림이든 사진이든 같다. 시각적 무게가 균형을 이루는 방식(CompositionBook 7장), 시선이 흐르는 길(5장), 비율과 자르기(11장)는 사진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다른 것은 그 원리를 손에 쥐는 방법이다. 화가는 나무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싶으면 나무를 오른쪽에 그린다. 사진가는 나무를 옮길 수 없으니 자기 몸을 옮긴다. 나무가 화면 오른쪽으로 가도록 왼쪽으로 걸어가거나, 나무가 빠지도록 몸을 틀거나, 나무가 작아지도록 물러선다.

그래서 사진의 구도는 "무엇을 어디에 놓을까"보다 "어디에 설까"에 가깝다. 사진가가 대체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다음 다섯 가지다.

초점거리(5장)와 초점·심도(7장)도 화면을 바꾸지만, 이 장에서는 렌즈를 바꾸지 않고 몸으로 하는 구도를 먼저 본다.

그림: 빈 종이에 더한다 사진: 자리를 골라 덜어 낸다 ① 빈 종이 ② 집을 놓는다 ③ 나무와 사람을 원하는 자리에 대상을 옮긴다 없는 것은 그리지 않으면 된다 책방 E 외벽 가로등 나무 주인 A B C A B: 머리에 가로등 C 자기 몸을 옮긴다 대상은 그대로, 겹침과 자리가 바뀐다
그림 1. 더하는 화면과 고르는 화면. 화가는 빈 종이에 집과 나무와 사람을 원하는 자리에 놓는다. 사진가는 거리를 옮길 수 없으니 카메라의 자리를 고른다. 가운데 B에서는 주인 바로 뒤에 가로등이 서서 머리에서 기둥이 솟은 것처럼 보인다. 왼쪽 A나 오른쪽 C로 몇 걸음만 옮겨도 가로등과 나무가 주인 뒤에서 비켜난다. 세 화면에 찍힌 것은 모두 같은 거리다.

"좋은 사진은 발로 찍는다"는 말이 사진 수업에서 흔히 오간다. 줌 렌즈를 돌리거나 나중에 자르는 것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 곧 가까운 것과 먼 것의 겹침과 위치 관계가 카메라의 자리에서 정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절부터 그 자리를 하나씩 움직여 본다.

배경 정리: 한 걸음 옆으로

사진을 처음 찍는 사람은 주인공만 본다. 파인더 안의 얼굴이 웃고 있는지, 초점이 맞았는지에 정신이 팔려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보지 못한다. 그러다 사진을 열어 보면 주인의 머리 꼭대기에서 가로등이 솟아 있다. 이렇게 배경의 선이나 형이 주인공에 붙어 하나의 형처럼 읽히는 것을 흔히 겹침(Merger)이라 부른다. 사진 수업에서 쓰는 이름이며, 형과 바탕이 엉키는 문제(CompositionBook 3장)가 사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머리에서 솟은 기둥 목을 지나는 선 테두리에 닿을락 말락 한 걸음 옆으로 무릎을 굽혀 낮게 반걸음 물러서기 대상은 하나도 옮기지 않았다. 카메라의 자리만 바뀌었다.
그림 2. 흔한 겹침 세 가지와 처방. 머리 꼭대기에서 솟은 기둥은 한 걸음 옆으로 가면 비켜난다. 목을 가로지르는 처마 선은 카메라를 낮추면 머리 위로 올라간다(3절에서 이유를 본다). 화면 테두리에 닿을락 말락 한 화분은 반걸음 물러서 여유를 주거나, 반대로 확실히 잘리도록 다가간다. 접선의 원리는 CompositionBook 11장에서 다뤘다.

한 걸음 옆으로 가면 왜 가로등이 비켜날까. 카메라를 옆으로 옮기면 화면 속의 모든 것이 반대쪽으로 움직이지만, 가까운 것은 많이, 먼 것은 조금 움직인다. 기차 창밖에서 가까운 전봇대는 휙휙 지나가고 먼 산은 천천히 흐르는 것과 같은 현상이고, 이것을 시차(Parallax)라고 한다. 주인공과 배경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니, 카메라를 조금만 옮겨도 둘의 겹침이 풀린다. 얼마나 옮겨야 하는지는 간단한 비례로 계산할 수 있다.

$$\Delta = d\left(1 - \frac{Z_s}{Z_b}\right)$$
\(\Delta\): 주인공이 서 있는 거리에서 잰, 주인공과 배경 물체 사이의 겉보기 간격 변화, \(d\): 카메라를 옆으로 옮긴 거리, \(Z_s\): 카메라에서 주인공까지 거리, \(Z_b\): 카메라에서 배경 물체까지 거리(핀홀 카메라 모형). 예: 주인이 3 m, 가로등이 7.5 m에 있으면 \(\Delta = 0.6\,d\). 50 cm 옮기면 가로등이 주인공 자리에서 30 cm, 곧 머리 두 개 반쯤 옆으로 비켜난다.

식에서 두 가지를 읽을 수 있다. 배경이 멀수록(\(Z_b\)가 클수록) 괄호 안이 1에 가까워져, 옮긴 만큼 거의 그대로 비켜난다. 반대로 배경이 주인공 바로 뒤에 붙어 있으면(\(Z_b \approx Z_s\)) 아무리 옮겨도 둘은 함께 움직인다. 벽에 붙어 선 사람 뒤의 액자는 걸어서는 피할 수 없고, 사람을 벽에서 떼어 놓아야 한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지도 위의 카메라를 좌우로 끌어 본다.

SIMULATOR

한 걸음 옆으로: 머리 뒤의 가로등

지도 위의 카메라를 좌우로 끈다
카메라를 옮긴 거리—
가로등과 머리 사이—
진단—
해볼 것: ① 처음 자리(가운데)에서는 가로등이 주인의 머리 꼭대기에서 솟아 있다. 카메라를 오른쪽으로 조금씩 끌어 가로등이 머리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찾는다. ② 왼쪽으로 크게 끌면 이번에는 나무가 주인의 머리 위에 얹힌다. 겹침 하나를 풀다가 다른 겹침을 만들 수 있다. ③ 카메라를 끝까지(2 m) 옮긴다. 주인공은 화면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배경의 간판이 잘린다. 옮긴 뒤에는 카메라 방향을 다시 주인공 쪽으로 돌려야 한다는 뜻이다(마지막 절의 종합 시뮬레이터에서 해 본다). (핀홀 카메라 모형, 카메라 높이 1.5 m, 주인 3 m, 가로등 7.5 m, 나무 8.5 m, 외벽 11 m. 화각은 환산 약 50 mm의 표준 화각으로 두었다.)

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40~50 cm쯤 옮기면 가로등이 머리에서 떨어진다. 큰 걸음 한 번이다. 아래는 같은 방향으로 든 카메라를 가운데와 오른쪽 45 cm에서 찍은 두 장을 겹친 것이다. 경계선을 오른쪽으로 끌면 가운데 자리의 사진이 드러난다.

멀리 있는 외벽과 간판은 거의 그대로인데, 가까운 주인은 화면에서 왼쪽으로 크게 움직였다. 가로등은 그 중간쯤 움직여 주인의 머리 오른쪽으로 비켜났다. 시차가 거리마다 다르다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겹침을 푸는 방법은 옆으로 가는 것만이 아니다. 무릎을 굽혀 낮추면 머리가 하늘이나 단순한 벽 앞으로 올라가고(3절), 다가가면 주인공이 커져 배경이 차지하는 넓이가 줄고, 조리개를 열어 배경을 흐리면 겹친 형의 윤곽이 약해진다(7장). 그리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제로 치우는 것이다. 탁자 위의 컵, 바닥의 상자, 창에 붙은 낡은 공지는 카메라를 옮기는 것보다 치우는 편이 빠르다.

셔터 전에 가장자리를 한 바퀴 현장 사진가들이 흔히 권하는 습관은 셔터를 누르기 전에 파인더 안에서 눈을 한 바퀴 돌리는 것이다. 주인공이 아니라 가장자리와 주인공의 윤곽을 따라 돈다. 네 모서리에 걸친 반쪽짜리 물건은 없는지, 테두리와 닿을락 말락 한 선은 없는지, 머리와 어깨 뒤에서 솟거나 지나가는 선은 없는지. 휴대폰 화면이라면 격자선을 켜 두면 수평과 가장자리를 보기 쉽다. 이 점검은 몇 초면 끝나고, 나중에 자르기로 고칠 수 없는 겹침을 미리 막는다.

높이와 각도

대부분의 사진은 서 있는 사람의 눈높이, 곧 바닥에서 1.5 m 안팎에서 찍힌다. 그래서 눈높이 사진은 익숙하고 중립적으로 보인다. 같은 장면도 무릎 높이에서 찍으면 아이나 고양이가 보는 세상이 되고,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도처럼 정리된 세상이 된다. 높이는 분위기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화면 안의 기하를 바꾼다.

핵심은 한 문장이다. 카메라를 수평으로 들면, 지평선은 카메라 높이에 있는 모든 것을 지난다. 카메라 높이가 1.5 m면 지평선은 가까운 사람이든 먼 사람이든 바닥에서 1.5 m인 곳, 곧 대개 눈 근처를 지난다. 카메라를 1 m로 낮추면 지평선은 모든 사람의 허리께로 내려간다. 거리와 상관이 없다. 이 성질은 드로잉의 투시에서 눈높이선이 하는 일과 같다(DrawingBook 4장).

왜 지평선이 카메라 높이를 지나는가 핀홀 카메라에서 높이 \(Y\), 거리 \(Z\)인 점은 화면 가운데에서 \(f\,(Y-h)/Z\)만큼 위에 맺힌다(\(h\)는 카메라 높이, \(f\)는 초점거리). 카메라 높이와 같은 점(\(Y = h\))은 거리가 얼마든 이 값이 0, 곧 화면의 가운데 수평선에 맺힌다. 아주 먼 땅(\(Z \to \infty\))도 같은 선으로 모이므로 그 선이 지평선이다. 카메라를 위나 아래로 기울이면 지평선은 화면 가운데에서 벗어나지만, 카메라 높이의 점들이 지평선 위에 놓인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다만 기울이면 수직선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이 문제는 6장에서 다뤘다.

이 기하를 알면 배경을 고르는 데 쓸 수 있다. 서점 앞에서 주인을 찍을 때 카메라를 낮추면 주인의 머리가 지평선보다 높이 올라가고, 그 뒤에는 건물 대신 하늘이 온다. 하늘은 가장 단순한 배경이다. 반대로 카메라를 높이 들면 주인의 머리가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 머리 뒤에 길바닥이 온다. 이것도 단순한 배경이 될 수 있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카메라 높이를 바꿔 본다. 주인공은 5 m 앞에, 다른 사람들은 그 뒤 여러 거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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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높이와 지평선

지평선이 지나는 곳(모든 사람)—
주인공 머리 뒤—
화면 안의 주인공—
해볼 것: ① 1.5 m(눈높이)에서 지평선이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의 눈 근처를 똑같이 지나는지 본다. ② 0.5 m까지 낮춘다. 지평선이 모든 사람의 무릎 근처로 내려가고, 주인공의 머리가 건물 지붕선 위로 올라가 하늘 앞에 놓인다. ③ 끝까지(0.2 m, 2.6 m) 민다. 바닥에서는 주인공의 머리가 화면 위로 잘려 나가고, 높이 들면 발이 잘린다. 카메라를 수평으로 둔 채 높이만 바꾸면 결국 주인공이 화면 밖으로 밀려나므로, 실제로는 조금 기울이거나 거리를 바꾼다. (핀홀 모형, 카메라는 수평, 세로 2:3 화면, 표준 화각. 사람 키 1.68 m, 건물은 18 m 앞, 높이 4.2 m.)

지평선이 사람의 어디를 지나는지는 그 사람을 보는 눈높이를 그대로 말해 준다. 지평선이 눈을 지나면 마주 보는 사이, 무릎을 지나면 올려다보는 사이, 머리 위를 지나면 내려다보는 사이다. 아이를 찍을 때 아이 눈높이로 앉으라는 조언은 이 관계를 바꾸려는 것이다. 위에서 찍으면 아이가 작고 귀여워 보이지만, 아이 눈높이에서 찍으면 아이의 세상 안에 들어간 사진이 된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무엇을 말하려는지에 맞추면 된다.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높이도 있다. 탁자 위의 책, 찻잔, 귤 같은 물건을 수직으로 내려다보고 찍으면 원근이 사라지고 물건들이 지도처럼 평평하게 늘어선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흔히 플랫레이(Flat lay)라 부른다. 원근이 없으니 화면은 그림이나 지면 구성에 가까워지고, 균형과 간격, 리듬(CompositionBook 8장)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시선과 앞 공간

화면 속 사람이 어딘가를 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의 눈도 그 방향으로 따라간다. 시선과 몸짓, 움직이는 방향은 화면 안에서 보이지 않는 선이 된다(CompositionBook 5장). 그래서 사진가들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바라보는 쪽, 걸어가는 쪽에 공간을 남기라고 가르쳐 왔다. 이 공간을 흔히 앞 공간(Lead room, Nose room)이라 부른다. 영상 촬영에서도 같은 관례를 쓴다.

아래 두 화면은 같은 사람을 같은 자리에 둔 것이다. 다른 것은 얼굴의 방향뿐이다.

바깥을 본다
안을 본다

왼쪽: 사람이 화면 바깥(가까운 테두리)을 본다. 오른쪽: 같은 자리에서 화면 안쪽을 본다. 바깥을 보는 사람은 테두리에 코를 박은 듯 답답해 보이고, 보는 사람의 눈은 사람의 시선을 따라 화면 밖으로 빠져나간다. 안쪽을 보면 시선이 넓은 쪽 화면을 가로지르며 눈을 화면 안에 붙잡는다.

그렇다면 앞 공간은 얼마나 남겨야 할까. 정해진 값은 없다. 흔히 쓰는 출발점은 사람을 3분할선 근처에 두어 앞 공간이 뒤 공간의 두 배쯤 되게 하는 것이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사람을 끌어 옮기고 얼굴 방향을 바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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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앞의 공간

사람을 좌우로 끈다
앞 공간 : 뒤 공간—
앞 공간의 몫—
읽히는 느낌(관례)—
해볼 것: ① 오른쪽을 보는 사람을 왼쪽 3분할선 근처로 끈다. 앞 공간이 뒤 공간의 약 두 배가 되며 시선이 화면을 가로지른다. ② 같은 사람을 오른쪽 끝으로 끈다. 앞 공간이 거의 없어 테두리에 막힌다. "걸어간다"로 바꾸면 곧 화면 밖으로 나가 버릴 것 같은 긴장이 더 커진다. ③ 사람을 왼쪽 끝까지 밀면 앞 공간이 90%를 넘어 이번에는 사람이 구석에 몰리고 빈 공간이 주인공처럼 커진다. (판정의 경계값은 이 책이 정한 관례적 출발점이다. 실험으로 정해진 값이 아니다.)

관례는 이유를 알면 깰 수 있다. 앞 공간을 없애고 뒤 공간을 크게 남기면, 사람이 지나온 길이나 떠나는 모습이 강조된다. 화면 밖의 무언가를 피하는 듯한 불안, 막다른 곳에 선 답답함, 이미 지나간 시간 같은 느낌을 일부러 만들 때 쓴다. 관례대로 찍은 사진 열 장 사이에 이런 사진 한 장이 있으면 그 한 장이 눈에 띈다. 다만 그 한 장은 "실수로 그렇게 됐다"가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했다"로 읽혀야 한다. 대개 사람을 테두리에 아주 바짝 붙이거나 뒤 공간을 넓고 비게 두어, 어중간하지 않게 만든다.

갈색 톤의 오래된 사진. 흰 두건과 세로 줄무늬 치마를 입은 두 여성이 있다. 왼쪽 여성은 바구니 위에 앉아 손을 턱에 대고 아래를 보고, 오른쪽 여성은 한 손을 허리에 짚고 다른 손을 앉은 여성 쪽으로 뻗은 채 그녀를 내려다본다. 뒤는 흐릿한 벽과 큰 바구니다.
그림 3. 데이비드 옥타비우스 힐과 로버트 애덤슨, 「뉴헤이븐의 생선 장수 여인들」, 1845년경. 서 있는 여성의 시선과 뻗은 팔이 앉은 여성에게 향하고, 앉은 여성은 아래를 본다. 두 사람의 시선이 화면 왼쪽 아래에서 만나 바깥으로 새지 않는다. 배경은 무늬 없는 벽으로 정리했고, 오른쪽의 바구니가 서 있는 사람의 뒤를 막는다. 당시의 종이 음화 방식은 노출이 길어 햇빛이 드는 야외에서, 앉거나 기댄 자세로 찍었다. 매체의 역사는 12장에서 다룬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종이 음화에서 뜬 염화은 인화.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자르기와 비율: 처음부터 그 비율로

찍은 뒤의 자르기(Crop)는 사진가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다. 가장자리의 군더더기를 덜고, 비율을 바꾸고, 기울어진 수평을 바로잡는다. 하지만 자르기는 늘 화소를 버리는 일이고, 버리는 양은 계산할 수 있다. 원본의 가로÷세로가 \(R\), 자를 비율이 \(r\)일 때 가장 크게 자르면 넓이의 \(\min(r,R)/\max(r,R)\)이 남는다(CompositionBook 11장의 식). 카메라마다 센서의 기본 비율이 다르다는 점이 여기에 더해진다. 미러리스와 DSLR의 많은 센서는 3:2, 휴대폰 카메라의 기본 화면은 대개 4:3이다.

자를 비율3:2 가로에서2:3 세로에서4:3 가로에서3:4 세로에서
1:167%67%75%75%
4:5 세로53%83%60%94%
9:16 세로38%84%42%75%
16:9 가로84%38%75%42%

표에서 가장 큰 차이는 카메라를 세웠는가 눕혔는가에서 난다. SNS의 세로 4:5 게시물을 가로로 찍은 3:2 사진에서 자르면 넓이의 절반 가까이를 버리지만, 처음부터 세로로 찍으면 83%가 남는다. 버리는 화소의 양만이 문제가 아니다. 가로 사진에서 세로로 자르면 주인공 주변의 여유가 모두 사라지고, 촬영할 때 본 화면과 전혀 다른 화면이 된다. 쓸 비율이 정해져 있다면 처음부터 그 비율로 보고 찍는 것이 가장 정확한 자르기다. 휴대폰과 많은 카메라는 화면에 원하는 비율의 테두리를 띄우는 설정이 있다.

자르기가 버리는 넓이는 비율을 바꿀 때만 생기지 않는다. 기울어진 수평을 바로잡을 때도 생긴다. 사진을 \(\theta\)만큼 돌리면 네 귀퉁이에 빈 삼각형이 생기므로, 같은 비율을 유지하려면 안쪽으로 들어가 다시 잘라야 한다. 같은 비율로 남길 수 있는 가장 큰 사각형의 크기는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s &= \min(s_1,\ s_2) \\ s_1 &= \frac{W}{W\cos\theta + H\sin\theta} \\ s_2 &= \frac{H}{W\sin\theta + H\cos\theta} \end{aligned}$$
\(s\): 보정 뒤 남는 사각형의 가로·세로가 원본의 몇 배인가(넓이는 \(s^2\)), \(W, H\): 원본의 가로와 세로, \(\theta\): 돌린 각도. 예: 3:2 가로 사진을 3° 돌리면 \(s \approx 0.928\), 넓이의 약 86%가 남는다. 1° 이내면 넓이 손실은 4~5% 안팎이다.

식은 직사각형이 길쭉할수록 같은 각도에서 더 많이 잃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긴 변이 돌면서 짧은 쪽 테두리를 크게 침범하기 때문이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기울어진 사진을 바로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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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 보정의 대가

남는 가로·세로—
남는 넓이—
수평 상태—
해볼 것: ① 4°에서 "보정 결과 보기"를 켠다. 수평선은 바로 서지만 바깥의 기울어진 테두리 안쪽, 밝은 사각형만 남는다. ② 각도를 1° 이하로 줄인다. 남는 넓이가 95% 넘게 돌아온다. 촬영할 때 수평계를 켜 두는 것이 가장 싼 보정이다. ③ 12°까지 민다. 넓이가 절반 가까이 사라져 가장자리의 배는 물론 기둥도 잘려 나간다. 1:1과 9:16을 비교하면 길쭉한 비율이 같은 각도에서 더 많이 잃는다. (위 식으로 계산한다. 화면 회전과 크롭만 다루며, 원근 보정은 6장의 일이다.)

수평이 1~2° 틀어진 사진은 실수로 보이기 쉽다. 사람의 눈은 수평과 수직에 아주 민감해서, 작은 기울기를 "기울였다"보다 "삐뚤어졌다"로 읽는다. 반대로 20~30°쯤 과감하게 기울인 사진은 의도로 읽힌다. 영화에서 불안과 혼란을 보여 줄 때 쓰는 기울인 화면을 흔히 더치 앵글(Dutch angle)이라 부른다. 여기서도 원칙은 같다. 맞출 거면 정확히 맞추고, 깰 거면 분명히 깬다.

자를수록 화소도 줄어든다 위 표와 식의 넓이는 그대로 화소 수의 비율이다. 넓이의 60%만 남기면 화소도 60%만 남는다. 화면에서 볼 때는 티가 나지 않아도, 크게 인쇄하거나 일부를 다시 확대하면 모자랄 수 있다. 용도별로 필요한 화소 수는 10장에서 계산했다. 자르기를 염두에 둔다면 조금 넉넉하게, 그러나 쓸 비율로 찍는다.

연속 사진에서 고르기

움직이는 대상은 매 순간 다른 그림이다. 걷는 사람의 다리는 모였다 벌어지고, 웃는 얼굴은 눈을 감았다 뜨고, 책장을 넘기는 손은 한순간만 종이를 들어 올린다.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1908–2004)의 1952년 사진집 『은밀하게 찍은 이미지』(Images à la sauvette)는 영어판 제목이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이었고, 이 말은 사진에서 형태와 사건이 한꺼번에 맞아떨어지는 한순간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널리 퍼졌다.

오늘날의 카메라는 1초에 여러 장을 찍는 연속 촬영(Burst, 연사)을 쉽게 한다. 그러면 결정적 순간을 "잡는" 일이 결정적 순간을 "고르는" 일로 바뀐다. 필름 시대 사진가들은 현상한 필름을 인화지 위에 그대로 얹어 한 장에 모든 칸을 찍은 밀착 인화(Contact sheet)를 놓고, 돋보기로 한 칸씩 보며 고를 칸에 연필 표시를 했다. 지금은 화면에서 넘겨 보며 고르지만, 고르는 기준은 그때와 같다.

크림색 종이 위에 작은 사진들이 세 줄로 붙어 있다. 위 두 줄은 기수를 태운 말이 옆으로 달리는 모습을 연속으로 찍은 열두 칸이고, 아래 줄은 같은 말이 정면으로 달려오는 열두 칸이다. 칸마다 말의 다리 모양이 다르다.
그림 4. 에드워드 머이브리지, 「질주하는 말과 기수」, 1883–86년 촬영, 1887년 인쇄. 여러 대의 카메라를 나란히 놓고 차례로 셔터가 열리게 해 찍은 연속 사진이다(번호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매겨져 있다). 이 가운데 "달린다"는 느낌을 가장 잘 주는 칸과, 말이 땅에서 네 발을 모두 뗀 칸은 같지 않다. 네 발이 모두 떠 있는 순간은 다리를 배 아래로 모았을 때 온다. 앞뒤로 쭉 뻗은 다리로 하늘을 나는 듯한 말은 사진 이전의 그림에서 흔히 쓰던 관례였다. 진실한 칸과 잘 읽히는 칸 사이에서 고르는 것도 사진가의 일이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콜로타입.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연속 사진에서 고를 때 흔히 보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몸짓의 정점. 걸음은 다리가 가장 크게 벌어졌을 때, 점프는 가장 높이 떴을 때, 손짓은 가장 멀리 뻗었을 때 가장 잘 읽힌다. 다리가 모인 순간의 걷는 사람은 그냥 서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둘째, 배경과의 관계. 같은 연사 안에서도 사람이 창틀이나 기둥과 겹치는 칸과 비켜난 칸이 있다. 셋째, 화면 안의 자리. 움직이는 사람은 칸마다 자리가 달라지므로 앞 공간도 달라진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책방 창 앞을 지나가는 사람을 연사로 찍은 것이다. 연사 속도를 바꾸고, 아래 띠에서 칸을 골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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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사에서 한 장 고르기

아래 띠를 끌어 칸을 고른다
고른 칸—
보폭 · 기둥 · 앞 공간—
이 연사의 최고 점수—
해볼 것: ① 5장/초에서 띠를 끌며 다리가 가장 벌어진 칸, 창틀 기둥에서 비켜난 칸, 앞 공간이 넉넉한 칸을 찾는다. 세 조건을 모두 갖춘 칸은 드물다. ② 15장/초로 올리고 "가장 좋은 칸으로"를 누른다. 칸이 많아질수록 세 조건이 겹치는 순간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③ 1장/초로 내린다. 칸이 세 장뿐이라 다리가 모인 칸이나 기둥에 걸린 칸밖에 없을 수 있다. 연사를 아무리 빨리 해도 몸짓의 정점은 사람이 만들고, 고르는 기준은 사진가가 정한다. (걷는 속도 1.4 m/s, 한 걸음 주기 약 1.1초인 단순한 걸음 모형. 점수는 보폭 40%, 기둥에서 비켜남 30%, 앞 공간 30%를 더한 이 책의 교육용 가중치다.)

칸이 많다고 고르기가 쉬워지지는 않는다. 비슷한 칸 수십 장 사이에서 망설이다 보면 차이를 보는 눈이 오히려 흐려진다. 그래서 고르는 순서를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낫다.

고르기 세 단계: 지우기, 짝 비교, 한 장 사진 편집자들이 흔히 쓰는 방법은 고르기를 세 번으로 나누는 것이다. ① 지우기: 초점이 빗나간 칸, 흔들린 칸, 눈을 감은 칸, 겹침이 있는 칸을 기계적으로 뺀다. 판단이 아니라 점검이다. ② 짝 비교: 남은 칸을 둘씩 나란히 놓고 더 나은 쪽만 남긴다. 여러 장을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두 장을 비교하는 쪽이 차이가 잘 보인다. ③ 한 장: 마지막 두세 장은 한동안 보지 않다가 다시 보고, 처음 1초에 눈이 가는 쪽을 고른다. 시리즈라면 이 한 장을 다른 사진들 옆에 놓고 다시 본다. 다음 절의 이야기다.

시리즈: 한 장이 아니라 아홉 장

SNS 계정이나 웹사이트의 사진은 한 장씩 보이기도 하지만, 목록에서는 여러 장이 격자로 함께 보인다. 따로 보면 괜찮은 사진들도 나란히 놓으면 어수선할 수 있다. 하나는 기울었고, 하나는 위에서 내려다보고, 하나는 정사각형이고, 하나는 노랗고 하나는 파랗다. 시리즈(Series)로 찍는다는 것은 몇 가지를 일부러 같게 두어, 나머지 다른 것들이 내용으로 읽히게 하는 일이다.

시리즈에서 흔히 같게 두는 것은 비율, 카메라 높이, 수평·수직의 처리, 빛과 색의 방향(9장)이다. 반대로 일부러 바꾸는 것도 있다. 넓은 장면과 가까운 장면을 번갈아 두면 격자에 리듬이 생기고(CompositionBook 8장), 같은 크기의 사진이 이어지는 단조로움을 덜 수 있다. 영화와 사진 편집에서 넓은 장면, 중간 장면, 가까운 장면을 섞어 이야기를 이어 가는 방식도 같은 생각이다.

같게 둘 것왜바꿀 것왜
비율과 방향격자에서 크기가 맞고, 자르기 손실을 줄인다장면의 크기(원경·중경·근경)격자에 박자가 생긴다
카메라 높이(두세 가지로)보는 사람의 눈높이가 흔들리지 않는다주인공(공간, 사람, 물건)시리즈가 한 장소의 여러 면을 보여 준다
수평·수직삐뚤어진 한 장이 격자 전체를 흔든다주인공의 자리(왼쪽, 가운데, 오른쪽)이웃한 사진끼리 같은 자리에 몰리지 않는다
빛과 색의 방향같은 시간, 같은 장소로 읽힌다밝은 장면과 어두운 장면명도의 대비가 격자를 살린다
L자 종이 두 장과 다섯 자리 두꺼운 종이를 L자 모양으로 두 장 잘라 겹치면 크기와 비율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창이 된다(화가들이 풍경을 고를 때 쓰는 뷰파인더다). 방이나 거리에서 주인공 하나(의자, 화분, 가로등)를 정하고, 이 창을 눈앞에 들고 다섯 자리에서 본다. 정면 눈높이, 한 걸음 왼쪽, 한 걸음 오른쪽, 무릎 높이, 의자 위. 자리마다 주인공 뒤에 무엇이 오는지, 지평선(또는 벽과 바닥의 경계)이 주인공의 어디를 지나는지 종이에 작은 네모를 그려 기록한다. 그다음 휴대폰으로 같은 다섯 자리에서 찍고, 다섯 장을 한 화면에 나란히 놓아 비교한다. 겹침이 사라지는 자리, 배경이 가장 단순해지는 자리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종합: 현장에서 한 장

이 장에서 본 것을 한 장면에 모은다. 책방 E 앞에서 주인을 찍는다. 지도 위의 카메라를 끌어 자리와 거리를 고르고, 카메라 높이와 방향을 조절하고, 쓸 비율을 고른다. 오른쪽(좁은 화면에서는 아래)의 점검표가 겹침, 접선, 주인공의 크기와 잘림, 지평선의 자리를 알려 준다. 점검표가 모두 통과해도 그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는 뜻은 아니다. 점검표는 실수를 막는 도구이고, 무엇을 보여 줄지는 찍는 사람이 정한다.

SIMULATOR

책방 앞에서 한 장 만들기

지도 위의 카메라를 끈다(앞뒤·좌우)
머리 뒤 겹침—
가장자리 접선—
주인공—
지평선—
해볼 것: ① 처음 자리에서는 가로등이 주인의 머리에서 솟아 있다. 카메라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방향 슬라이더로 주인을 다시 화면 안에 들인다. ② 높이를 0.6 m로 낮춘다. 주인의 머리가 간판 위로 올라가 하늘 앞에 놓이는지 본다. 너무 낮추면 다리가 크게, 머리가 작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수평 카메라에서는 크기가 거리로만 정해진다) 머리가 화면 위로 잘릴 수 있다. ③ 카메라를 주인 바로 앞(약 1 m)까지 끈다. 주인이 화면을 넘쳐 잘리고 점검표가 "관절 근처에서 잘림"을 알린다. 카메라를 뒤로 빼 끝까지 가면 주인이 작아져 무엇이 주인공인지 흐려진다. ④ 4:5와 3:2를 바꿔 가며 같은 자리에서 무엇이 들어오고 빠지는지 본다. (핀홀 모형, 표준 화각은 화면 긴 변 기준. 접선은 물체 윤곽이 테두리에서 화면 폭의 1.5% 안쪽으로 닿을 때, 주인공 크기는 화면 높이의 25~75%를 무난한 범위로 둔 이 책의 기준이다.)

해 보면 자리 하나가 여러 문제를 동시에 바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른쪽으로 가면 가로등은 비켜나지만 입간판이 테두리에 걸리고, 낮추면 머리가 하늘 앞에 놓이지만 지평선이 화면 아래로 내려가 길바닥이 넓어진다. 좋은 자리는 계산 한 번으로 나오지 않는다. 몇 걸음 움직이고, 앉았다 서고, 파인더 가장자리를 한 바퀴 도는 일을 반복하며 찾는다. 시뮬레이터의 점검표가 하는 일을 현장에서는 사진가의 눈이 한다.

서윤의 촬영 노트

CASE 서윤촬영 노트 · 11장

아홉 장이 한 가게처럼 보이게

12월 셋째 주 금요일, 서윤은 책방 E 계정에 올릴 겨울 사진 시리즈를 정리했다. 외관, 서가, 창가, 그림 읽기 모임, 주인의 인물 사진까지 그동안 찍은 것 가운데 아홉 장을 골라 격자로 늘어놓자, 한 장씩 볼 때는 몰랐던 것이 보였다. 세 장은 가로로 찍어 정사각형으로 잘랐고 두 장은 세로였다. 휴대폰으로 찍은 서가 사진은 위에서 내려다보았고 창가 사진 한 장은 무릎 높이였다. 삼각대 없이 손에 들고 찍어 둔 외관 사진 한 장은 오른쪽으로 2° 남짓 기울어 있었다. 가게 문 앞에서 따로 찍은 주인의 사진에서는 길 건너 가로등이 주인의 머리 꼭대기에서 솟아 있었다.

도경은 격자를 한참 보더니 말했다. "한 장 한 장은 다 사진인데, 아홉 장이 같은 가게 같지가 않네." 주인은 다른 걱정을 했다. "보기 좋게 하려고 지저분한 데를 다 잘라 내면, 와 본 손님이 실망하지 않을까." 서윤은 두 말을 함께 담는 규칙을 만들기로 했다. 겉모습을 꾸미는 규칙이 아니라, 같은 가게를 같은 눈높이로 정직하게 보여 주는 규칙이다.

먼저 비율을 계산했다. 계정의 세로 게시물은 4:5다. 미러리스의 3:2 센서를 가로로 들고 찍어 4:5로 자르면 넓이의 53%만 남지만, 세로로 세워 2:3으로 찍으면 83%가 남는다. 휴대폰의 3:4 세로 화면에서는 94%가 남는다. 다음은 수평이다. 4:5 세로 사진을 2° 바로잡으면 같은 식으로 \(s \approx 0.959\), 넓이의 약 8%를 잃고, 1° 이내면 손실이 약 4%로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주인의 인물 사진을 다시 찍으러 나갔다. 주인은 카메라에서 약 2 m, 가로등은 약 8 m 뒤에 있었다. 이 장의 식으로 \(\Delta = d(1 - 2/8) = 0.75\,d\)이므로, 40 cm 옆으로 옮기면 가로등이 주인공 자리에서 30 cm 비켜난다. 머리 두 개쯤의 간격이다. 서윤은 큰 걸음 하나 옆으로 옮겨 다시 찍었다.

모임 장면은 연사로 찍은 열네 장 가운데에서 골랐다. 눈을 감은 칸, 뒤 사람의 얼굴이 앞 사람 어깨에 가린 칸을 먼저 지우니 다섯 장이 남았고, 둘씩 비교해 책장을 넘기는 손이 가장 높이 올라간 한 장을 골랐다. 주인의 걱정에 대해서는 이렇게 정리했다. 실제로 치울 수 있는 것(바닥의 택배 상자, 창에 붙은 지난 행사 공지)은 촬영 전에 치운다. 치울 수 없는 것은 자리를 바꿔 피하되, 가게에 없는 것을 만들거나 있는 것을 지우는 합성은 하지 않는다.

규칙값과 근거
① 비율모두 4:5 세로. 처음부터 카메라를 세워 찍는다(미러리스 2:3에서 83%, 휴대폰 3:4에서 94% 남음)
② 카메라 높이두 가지만: 공간 사진은 서 있는 눈높이(약 1.5 m, 지평선이 사람의 눈 근처), 물건 사진은 그 물건이 놓인 높이 또는 바로 위 플랫레이
③ 수평·수직수평계를 켜고 1° 이내(보정해도 넓이 손실 약 4% 이내)
④ 배경셔터 전 가장자리 한 바퀴. 머리 뒤의 선은 옆으로 한 걸음(이번 장면 40 cm), 치울 수 있는 것은 치운다
⑤ 시선사람이 있는 사진은 바라보는 쪽 앞 공간이 뒤 공간의 약 두 배. 깨는 사진은 시리즈에 한 장까지
⑥ 고르기움직이는 장면은 연사 후 지우기 → 짝 비교 → 한 장. 격자에서 넓은 장면과 가까운 장면을 번갈아 놓는다
이 장에서 정한 것SNS 겨울 시리즈의 구도 규칙 여섯 가지(위 표). 서윤의 선택이며, 다른 선택지도 기록해 두었다. 정사각형 1:1로 통일하면 격자가 더 단정하지만 세로 사진의 높이를 잃는다. 카메라 높이를 하나로 묶으면 더 일관되지만 물건 사진이 단조로워진다. 촬영 원칙은 하나 더: 치울 수 있는 것은 치우고, 없는 것을 만들거나 있는 것을 지우는 합성은 하지 않는다.
아직 남은 문제도경이 지나가듯 말했다. "옛날엔 이렇게 아홉 장을 고를 필름도 없었어. 한 장 찍는 데 몇 분씩 서 있던 때도 있었고." 서윤은 도록의 마지막 쪽에 무엇을 쓸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다음 단계12장: 도경이 가져온 오래된 사진첩을 함께 넘겨 본다.

핵심 정리

  1. 그림은 빈 종이에 더하고, 사진은 세상에서 고른다. 사진가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자리, 높이, 방향, 순간, 그리고 찍은 뒤의 자르기다.
  2. 카메라를 옆으로 \(d\)만큼 옮기면 주인공 자리에서 잰 배경과의 간격이 \(d(1 - Z_s/Z_b)\)만큼 바뀐다(시차). 배경이 멀수록 한 걸음으로 겹침이 풀리고, 주인공 바로 뒤에 붙은 배경은 걸어서 피할 수 없다.
  3. 수평으로 든 카메라에서 지평선은 카메라 높이에 있는 모든 것을 지난다. 카메라 높이는 보는 사람과 대상의 눈높이 관계와 주인공 뒤의 배경(하늘, 건물, 바닥)을 함께 정한다.
  4. 시선과 움직임의 앞에 공간을 남기는 것이 관례이고, 앞 공간이 뒤 공간의 두 배쯤인 자리가 흔한 출발점이다. 깨는 사진은 의도로 읽히도록 분명하게 깬다.
  5. 자르기는 화소를 버린다. 비율을 바꾸면 \(\min(r,R)/\max(r,R)\), 수평을 \(\theta\)만큼 바로잡으면 같은 비율의 가장 큰 사각형만 남는다. 쓸 비율로, 수평을 맞춰 처음부터 찍는 것이 가장 싼 보정이다.
  6. 연속 사진에서는 몸짓의 정점, 배경과의 관계, 화면 안의 자리를 보고 지우기, 짝 비교, 한 장의 순서로 고른다.
  7. 시리즈는 비율, 높이, 수평, 빛의 방향을 같게 두고 장면의 크기와 주인공의 자리를 바꿔 리듬을 만든다.

확인 퀴즈

1. 카메라에서 2 m 떨어진 사람의 머리 뒤로 10 m 떨어진 전봇대가 솟아 보인다. 카메라를 옆으로 50 cm 옮기면, 사람이 서 있는 거리에서 잰 둘 사이의 간격은 대략 얼마나 벌어지는가?

\(\Delta = d(1 - Z_s/Z_b) = 50 \times (1 - 0.2) = 40\) cm다. 배경이 멀수록 괄호 안이 1에 가까워져 옮긴 거리에 가까운 만큼 벌어지지만, 정확히 같아지려면 배경이 무한히 멀어야 한다. 머리 두 개 반쯤의 간격이라 한 걸음이면 겹침이 풀린다.

2. 카메라를 수평으로 들고 0.8 m 높이에서 거리를 찍었다. 3 m 앞의 어른과 30 m 앞의 어른(둘 다 키 1.7 m)에 대해 맞는 설명은?

수평 카메라에서 지평선은 카메라 높이의 모든 점을 지난다. 거리는 상관없다. 카메라가 0.8 m이므로 두 사람 모두 바닥에서 0.8 m인 곳을 지나고, 보는 사람은 둘을 살짝 올려다보는 관계가 된다.

3. 3:2 사진을 같은 비율로 유지하며 수평을 바로잡으려 한다. 이 장의 식과 설명에 맞는 것은?

돌리면 귀퉁이에 빈 삼각형이 생기므로 같은 비율을 유지하려면 안쪽을 다시 잘라야 한다. 3:2에서 3°면 넓이의 약 86%, 1°면 약 95%가 남는다. 길쭉한 직사각형일수록 같은 각도에서 더 많이 잃고, 10°가 넘으면 넓이가 크게 줄어든다.

4. 걸어가는 사람을 연사로 찍은 스무 장 가운데 한 장을 고르려 한다. 이 장의 방법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은?

연사를 빨리 하면 좋은 순간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커질 뿐, 고르는 기준은 사진가가 정한다. 마지막 칸이 좋은 칸이라는 근거는 없다. 지우기, 짝 비교, 한 장의 순서와 몸짓의 정점, 배경, 앞 공간이 이 장의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