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

지면과 화면 구성

버스 정류장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는 시간은 길어야 몇 초다. 웹사이트 첫 화면도 비슷하다. 그 몇 초 안에 "무슨 행사인지, 언제인지, 어디서인지"가 읽혀야 한다. 그림은 오래 머물며 천천히 보아도 되지만, 포스터와 웹 화면은 읽히는 순서까지 설계해야 하는 그림이다. 이 장은 앞에서 배운 구도의 언어(점·선·면, 무리, 시선, 균형, 여백, 프레임)를 글자와 정보가 있는 지면에 옮긴다. 그리고 서윤의 겨울 과제 중 두 가지, 연말 낭독회 포스터와 책방 E 웹사이트 첫 화면을 마무리한다.

지면은 읽히는 그림이다

포스터, 책의 한 면, 웹 화면처럼 글과 그림을 한 화면에 배치하는 일을 레이아웃(Layout)이라고 한다. 레이아웃도 구도다. 화면 안에 면과 선과 점을 놓고, 무게를 맞추고, 여백을 정한다. 다른 점은 하나다. 보는 사람이 그 안에서 정보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레이아웃에서는 "무엇이 먼저 보이고, 무엇이 다음에 보이는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된다. 화면 안의 요소들이 눈에 띄는 정도의 순서를 시각적 위계(Visual hierarchy)라고 한다.

아래 그림의 두 포스터에는 똑같은 글이 들어 있다. 왼쪽은 모든 줄을 같은 크기, 같은 굵기로 가운데에 쌓았다. 오른쪽은 같은 글을 세 단계의 크기로 나누고, 왼쪽 정렬선 하나에 맞추고, 관계있는 것끼리 묶었다.

겨울 밤 낭독회겨울밤, 책 한 권을 소리 내어 12월 19일 토요일 저녁 7시책방 E 참가비 없음선착순 20명예약은 웹사이트에서 12.19 토 7PM 겨울 밤 낭독회 겨울밤, 책 한 권을 소리 내어 12월 19일 토 저녁 7시 · 책방 E 참가비 없음 · 선착순 20명 · 예약은 웹사이트에서 모두 같은 크기, 가운데 쌓기 무엇부터 읽을지 눈이 고른다 세 단계 크기, 한 정렬선, 두 무리 제목 → 그림 → 날짜 → 세부
그림 1. 같은 글, 다른 위계. 왼쪽은 정보가 모두 같은 무게라서 눈이 어디서 시작할지 스스로 골라야 한다. 오른쪽은 제목이 먼저, 그림이 다음, 날짜를 담은 작은 붉은 점이 그다음, 세부 정보가 마지막에 읽히도록 크기와 위치와 색을 나눴다. 글은 한 글자도 바꾸지 않았다.

그림이었다면 왼쪽 포스터의 고른 리듬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몇 초 안에 행사의 이름과 날짜를 알아야 하는 지면이라면, 오른쪽이 일을 더 잘한다. 레이아웃의 판단 기준도 이 책의 다른 장과 같다. 무엇을 전하려는가, 그리고 보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보는가.

위계: 먼저, 다음, 나중

위계를 만드는 도구는 앞 장들에서 이미 만났다. 크기(큰 것이 먼저), 굵기와 명도 대비(바탕과 차이가 큰 것이 먼저, ColorBook 6장), 색(채도가 높은 하나가 먼저, ColorBook 7장), 위치(위와 시작 쪽이 먼저인 경향, 5장), 고립과 여백(홀로 떨어진 것이 먼저, 10장). 이 가운데 지면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크기다. 그리고 크기는 몇 개의 단계로 나눌 때 가장 잘 읽힌다.

디자이너들은 흔히 글자 크기를 일정한 비로 늘어나는 단계로 정한다. 가장 작은 본문 크기를 \(s_0\)로 두고 한 단계마다 같은 비 \(q\)를 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정한 크기 묶음을 크기 단계(Type scale, 모듈러 스케일)라고 부른다.

$$s_k = s_0 \, q^{\,k} \qquad (k = 0, 1, 2, \dots)$$
\(s_0\): 가장 작은 글자 크기(본문), \(q\): 단계 사이의 비, \(k\): 단계. 예: \(s_0 = 10\)이고 \(q = 2\)이면 10, 20, 40. 단계 사이의 비가 너무 작으면 단계가 구별되지 않고, 너무 크면 큰 것이 작은 것을 삼킨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q\)를 바꿔 본다. 포스터 글은 세부(\(k=0\)), 날짜·장소(\(k=1\)), 제목(\(k=2\))의 세 단계다. "흐리게 보기"를 켜면 화면을 실눈 뜨고 본 것처럼 흐리게 만든다. 흐려도 남는 것이 위계의 위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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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단계로 세우는 위계

세 단계 크기(포스터 폭 대비)—
모형이 예상한 읽기 순서—
판정—
해볼 것: ① q를 1.0으로 내린다. 모든 글이 같은 크기가 되어 그림 1의 왼쪽처럼 된다. 흐리게 보면 글이 회색 띠 몇 줄로 뭉친다. ② q를 2 안팎으로 올리고 흐리게 본다. 제목 덩어리와 그림, 붉은 점이 흐려도 남는다. ③ q를 3.6까지 올린다. 제목이 포스터 폭을 넘쳐 여러 줄로 꺾이고, 그림을 밀어내며 화면을 삼킨다. 세부 정보는 상대적으로 너무 작아진다. ④ 날짜 강조를 바꿔 본다. 같은 크기에서도 붉은 점 하나가 날짜를 몇 단계 끌어올린다. (읽기 순서는 이 장의 단순한 현저성 모형으로 계산한 것이다: 요소 넓이의 제곱근 × 바탕과의 명도 대비 × 채도 높은 색 가산 × 위쪽 가산. 실제 시선은 사람과 과제에 따라 다르다.)

q가 1에 가까우면 위계가 없고, 3을 넘으면 위계가 아니라 독재가 된다. 많은 디자이너가 포스터에서는 1.5에서 2.5 사이, 정보가 많은 웹 화면에서는 그보다 작은 비를 즐겨 쓴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관례이지 정해진 값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단계의 수를 적게 두는 것이다. 글자 크기가 일곱 가지인 포스터는 크기가 하나뿐인 포스터만큼이나 위계가 흐리다. 세 단계, 많아야 네 단계로 정리하면 단계마다 할 일이 분명해진다.

현저성 모형은 장난감이다 이 장의 시뮬레이터들이 계산하는 "읽기 순서"는 넓이, 명도 대비, 색, 위치를 곱한 교육용 근사다. 계수는 이 책이 정한 것이고 실험으로 맞춘 값이 아니다. 시각 과학에는 영상의 대비와 색, 방향을 여러 크기에서 비교해 눈에 띄는 자리를 예측하는 정교한 현저성 지도(Saliency map) 모형들이 있지만, 그것들도 글자를 "읽으려는" 사람의 시선, 얼굴과 글자에 끌리는 경향, 과제(날짜를 찾는가, 그냥 지나치는가)를 다 담지 못한다. 숫자는 시안끼리 비교하는 데만 쓰고, 실제 판단은 사람에게 보여 주고 묻는 것으로 한다.
흐리게, 작게, 멀리 포스터 디자이너들이 자주 쓰는 점검법은 세 가지다. 실눈을 뜨거나 화면을 흐리게 해서 본다. 엄지손톱만 하게 줄여서 본다. 출력해서 벽에 붙이고 몇 걸음 물러나 본다. 셋 다 세부를 지우고 덩어리만 남긴다는 점에서 같다. 이렇게 봐도 제목과 핵심 그림이 남아 있으면 위계가 서 있는 것이다. 웹 화면이라면 브라우저 창을 휴대폰 폭으로 줄여 같은 점검을 한다. 1장에서 서윤과 도경이 정한 "흑백 썸네일 먼저"도 같은 원리다.

정렬: 보이지 않는 선

잘 짠 지면에는 그려지지 않은 선이 있다. 제목의 왼쪽 끝, 사진의 왼쪽 끝, 날짜의 왼쪽 끝이 한 수직선 위에 있으면, 선을 긋지 않아도 눈은 그 선을 본다. 이렇게 요소들의 끝이나 중심을 같은 선에 맞추는 것을 정렬(Alignment)이라고 한다. 4장의 연속성 원리가 지면에서 일하는 모습이다. 정렬선을 공유하는 요소들은 서로 관계있어 보이고, 화면 전체가 정돈되어 보인다. 반대로 요소마다 조금씩 다른 위치에서 시작하면, 그 어긋남이 실수처럼 보인다. 1~2 mm의 어긋남이 10 mm의 어긋남보다 더 거슬리기도 한다. 일부러 어긋난 것인지 실수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1장의 접선과 같은 이유다.

아래에서 포스터의 다섯 요소를 끌어 옮겨 본다. 둘 이상의 요소가 공유하는 정렬선이 표시되고, 어떤 선에도 맞지 않은 요소가 몇 개인지 센다.

SIMULATOR

보이지 않는 정렬선

요소를 끈다
공유된 세로 정렬선—
어디에도 맞지 않은 요소—
아슬아슬한 어긋남—
해볼 것: ① "흩뜨리기"를 누른다. 다섯 요소가 제각각 시작해 공유된 선이 거의 없다. ② "왼쪽 정렬"을 누른다. 다섯 요소가 왼쪽 선 하나를 나눠 갖고, 오른쪽 끝은 글 길이에 따라 들쭉날쭉해도 정돈되어 보인다. ③ "가운데 정렬"을 누른다. 축은 하나지만 양쪽 끝이 모두 들쭉날쭉해, 글이 많으면 읽을 때 줄의 시작을 찾기 어렵다. ④ 왼쪽 정렬 상태에서 요소 하나를 조금만(2~6 화소) 옮긴다. "아슬아슬한 어긋남"이 생긴다. 많이 옮기면 오히려 의도한 위치로 보인다. (끝과 중심이 3 화소 안이면 같은 선으로, 3~10 화소면 아슬아슬한 어긋남으로 센다. 이 장이 정한 기준이다.)

왼쪽 정렬과 가운데 정렬은 어느 쪽이 옳은 것이 아니라 성격이 다르다. 가운데 정렬은 대칭이라 격식 있고 조용하다. 청첩장, 기념비의 글, 책의 속표지가 가운데 정렬을 많이 쓰는 이유다. 왼쪽 정렬은 비대칭이라 움직임이 있고, 줄의 시작이 늘 같은 자리에 있어 긴 글을 읽기 쉽다. 7장의 비대칭 균형과 잘 어울린다. 한 지면에 둘을 섞으면 축이 둘이 되어 정렬의 힘이 약해지므로, 섞을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격자는 정렬선을 미리 그어 둔 것 정렬선을 그때그때 맞추는 대신, 지면을 몇 개의 단(세로 칸)과 줄로 미리 나눠 두고 모든 요소를 그 선에 맞추는 방법이 격자(Grid)다. 20세기 중반 스위스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요제프 뮐러브로크만의 『그래픽 디자인의 격자 체계』(Grid Systems in Graphic Design, 1981)가 대표적인 정리다)이 체계를 세웠고, 오늘날 웹 화면의 12단 격자도 그 후손이다. 격자를 쓰면 여러 쪽, 여러 화면이 같은 질서를 나눠 가질 수 있다. 다만 단의 수, 단 사이 간격, 글줄 길이와 행간을 정하는 일은 글자의 크기와 떼어 생각할 수 없어서, 이 서가의 다음 권인 TypeBook(타이포그래피, 계획)에서 자세히 다룬다. 이 장에서는 "정렬선을 적게, 분명하게"라는 원리만 쓴다. 9장에서 본 3분할·황금비 격자처럼, 격자도 정답을 내는 장치가 아니라 정렬을 돕는 도구다.

무리: 간격이 말한다

4장에서 가까이 있는 것은 한 무리로 보인다는 근접의 원리를 봤다. 지면에서 이 원리는 간격의 규칙이 된다. 한 무리 안의 간격은 좁게, 무리와 무리 사이의 간격은 그보다 확실히 넓게. 이 규칙이 지켜지면 선이나 상자를 그리지 않아도 정보가 저절로 묶인다. 거꾸로 무리 안의 간격과 무리 사이의 간격이 비슷하면 모든 줄이 한 덩어리가 되고, 무리 사이가 더 좁으면 엉뚱한 것끼리 묶인다.

아래는 책방 E 웹사이트의 "이번 달 행사" 목록이다. 행사마다 날짜, 제목, 설명 세 줄이 있다. 두 슬라이더로 무리 안 간격(줄 사이)과 무리 사이 간격(행사 사이)을 바꾼다. 점선 상자는 간격만 보고 눈이 묶을 법한 무리를 이 장의 단순한 규칙으로 찾은 것이다.

SIMULATOR

간격으로 묶이는 행사 목록

무리 사이 ÷ 무리 안—
읽히는 무리—
해볼 것: ① 처음 상태에서 행사 세 개가 저절로 구별되는지 본다. 무리 사이 간격이 무리 안 간격의 네 배쯤이다. ② 두 간격을 비슷하게(예: 둘 다 16) 맞춘다. 아홉 줄이 한 덩어리가 되어 어느 날짜가 어느 행사인지 따져 읽어야 한다. ③ 무리 안 간격을 무리 사이 간격보다 크게 만든다. 이제 한 행사의 설명이 다음 행사의 날짜와 붙어, 날짜가 위 행사의 끝처럼 읽힌다. 간격이 정보를 거짓으로 묶는 순간이다. (점선 상자는 줄 사이 간격 중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의 중간보다 넓은 간격에서 무리를 끊는다. 가장 큰 간격이 가장 작은 간격의 1.3배보다 작으면 무리를 나누지 않는다. 이 장이 정한 단순한 규칙이다.)

무리 사이 간격을 무리 안 간격의 몇 배로 할지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확실히 다르게"가 핵심이다. 1.2배 차이는 눈이 구별하지 못하고, 2배쯤부터 분명해진다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경험이다. 4장에서 서윤이 웹 첫 화면에 세운 무리 간격 규칙도 이 원리 위에 있다. 간격 말고도 무리를 묶는 방법은 많다. 같은 바탕색 위에 놓기(공통 영역), 같은 색이나 모양 쓰기(유사), 선으로 잇기. 하지만 선과 상자는 화면을 무겁게 하므로, 간격으로 충분하면 간격만 쓰는 편이 가볍다.

종이 조각으로 지면 짜기 A4 종이 한 장을 포스터라고 생각하고, 다른 종이에서 제목(굵은 매직으로 쓴 띠), 그림(색종이 한 장), 날짜(작은 동그라미), 세부 정보(가는 펜으로 쓴 작은 띠 두세 개)를 오려 낸다. 풀을 칠하지 말고 A4 위에 놓으며 세 가지 배치를 만든다. 하나는 모두 가운데 정렬, 하나는 왼쪽 정렬선 하나, 하나는 무리 간격을 일부러 뒤집은 것. 각 배치를 휴대폰으로 찍고 흑백으로 바꿔 나란히 본다. 마지막으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한 장씩 3초만 보여 주고 "언제 하는 행사였지?"라고 물어본다. 연구가 아니라 간이 점검이지만, 어느 배치에서 날짜가 기억에 남는지 바로 드러난다.

Z와 F: 시선 패턴의 근거

레이아웃에 관한 글에는 "사람의 눈은 Z자로 움직인다", "웹 사용자는 F자로 읽는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로고는 왼쪽 위에, 행동 버튼은 오른쪽 아래에 두라는 처방이 따라온다. 이 주장들은 어디서 왔고,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Z 패턴(구텐베르크 도식) 첫 시선 자리끝 자리 약한 자리약한 자리 F 패턴(글이 많은 웹 화면) 경험칙: 신문 편집자들이 정리 직접 측정한 근거는 약하다 관찰: 시선 추적 연구에서 나타남 서식 없는 글 덩어리에서, 목표가 아니다 두 그림 모두 개념도이며 측정 자료가 아니다
그림 2. 두 시선 패턴. 구텐베르크 도식은 균일한 지면에서 눈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흐른다는 경험칙이다. F 패턴은 글이 많은 웹 화면을 대상으로 한 시선 추적 연구에서 관찰된 모양으로, 첫 줄들은 길게, 아래로 갈수록 왼쪽 시작 부분만 훑는다. 하나는 경험에서 나온 처방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조건에서 관찰된 결과다.

Z 패턴의 뿌리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신문 디자이너 에드먼드 아널드(Edmund C. Arnold)의 이름이 붙은 구텐베르크 도식(Gutenberg diagram)이다. 비슷한 무게의 글이 고르게 깔린 지면에서, 왼쪽에서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읽는 습관 때문에 눈이 왼쪽 위에서 시작해 오른쪽 아래에서 끝난다는 생각이다. 신문 지면을 오래 짠 사람들의 경험칙이고, 이를 직접 검증한 시선 추적 연구는 찾기 어렵다. 게다가 이 도식의 전제는 "모든 요소의 무게가 비슷한 지면"이다. 큰 사진이나 굵은 제목이 하나만 있어도 눈은 그쪽으로 먼저 간다. 위계가 분명한 포스터에서는 Z보다 위계가 이긴다.

F 패턴은 사용성 연구자 야코프 닐센(Jakob Nielsen)이 2006년에 닐센 노먼 그룹의 시선 추적 연구를 바탕으로 소개했다. 글이 많은 웹 화면에서 사람들이 위쪽 몇 줄은 가로로 길게 읽고, 아래로 갈수록 왼쪽 시작 부분만 세로로 훑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같은 연구 집단은 2017년의 후속 글에서, F 패턴은 소제목과 강조 같은 서식이 없는 글 덩어리를 효율적으로 훑을 때 나타나는 결과이며 디자이너가 일부러 따라야 할 목표가 아니라고 정리했다. 소제목이 분명하면 사람들은 소제목만 골라 훑고(층을 이루는 모양), 특정 낱말을 찾을 때는 여기저기 점처럼 본다고도 보고했다.

주장어디서 왔나근거 수준이 책의 쓰임
Z 패턴(구텐베르크 도식)신문 편집의 경험칙직접 측정한 근거는 약하다. 고른 지면이라는 전제가 있다위계가 약한 지면에서 참고만
F 패턴웹 화면 시선 추적 연구(2006), 후속 정리(2017)특정 조건(서식 없는 긴 글)에서 반복 관찰"글 덩어리는 왼쪽 시작만 읽힌다"는 경고로
"사람은 왼쪽 위부터 본다"읽기 방향의 습관경향은 있으나 과제·문화·화면 내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위계가 비슷할 때의 순서 정하기에
"버튼은 오른쪽 아래"Z 패턴에서 나온 처방일반 법칙으로 볼 근거 없음쓰지 않는다. 위계로 정한다

읽기 방향도 변수다. 아래 그림은 18세기 일본의 그림책 한 펼침면이다. 글은 세로로 쓰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히고, 그림책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긴다. 이런 지면에서 "왼쪽 위에서 시작하는 Z"는 성립하지 않는다. 한국의 옛 책도 세로쓰기였고, 오늘날의 한국어 웹 화면은 가로쓰기다. 시선 패턴은 눈의 본성이라기보다 읽는 습관과 지면의 짜임이 함께 만든 결과다.

펼친 그림책의 두 면. 아래쪽 모래사장에 여러 가지 조개와 바위가 그려져 있고, 위쪽의 비어 있는 하늘 자리에 세로로 쓴 시구들이 오른쪽 면부터 여러 줄 흩어져 있다. 가운데에 책을 접는 선이 지난다.
그림 3. 기타가와 우타마로, 『시오히노쓰토』(썰물이 남긴 선물)의 한 펼침면, 1789. 조개를 읊은 짧은 시(교카)들을 모은 그림책이다. 조개와 바위는 아래쪽 모래사장에 모여 있고, 시는 위쪽의 빈 하늘 자리에 세로줄로 흩어져 있다. 글과 그림이 자리를 나눠 갖고, 글은 오른쪽 면에서 왼쪽 면으로 흐른다. 펼침면 가운데의 접는 선은 화면을 둘로 나누는 안쪽 프레임이다(11장).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다색 목판 인쇄 책.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아래 시뮬레이터는 같은 웹 화면 시안을 세 가지 가정으로 "읽어" 본다. Z 패턴 가정, F 패턴 가정, 이 장의 현저성 모형. 가정마다 행동 버튼("예약하기")이 몇 번째로 읽히는지가 달라진다. 글 양을 늘리면 어떻게 되는지도 본다.

SIMULATOR

가정이 바뀌면 순서도 바뀐다

"예약하기" 버튼—
읽히지 않을 수 있는 것—
해볼 것: ① Z 가정에서 순서를 본다. 왼쪽 위 로고에서 시작해 오른쪽 위 메뉴, 왼쪽 아래, 오른쪽 아래로 간다. ② 현저성 모형으로 바꾼다. 큰 사진과 굵은 제목이 먼저 읽히고 Z 순서는 깨진다. ③ F 가정에서 글 양을 1까지 늘린다. 아래쪽 오른편의 버튼과 신간 소식이 "읽히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빠진다. ④ "소제목 넣기"를 켠다. F 가정에서도 소제목을 따라 아래까지 내려가는 순서로 바뀐다. (세 가정 모두 단순화한 규칙이다. Z: 위 절반과 아래 절반에서 각각 왼쪽부터. F: 위에서부터 줄 단위로, 글이 많으면 아래쪽 오른편은 건너뜀. 소제목이 있으면 소제목마다 다시 왼쪽에서 시작. 현저성: 이 장의 모형.)

세 가정이 서로 다른 답을 낸다는 것 자체가 이 절의 결론이다. 시선 패턴은 레이아웃을 정하는 공식이 아니다. 대신 쓸모 있는 경고 두 가지를 남긴다. 위계가 약하면 눈은 읽기 습관대로 흐르니 중요한 것을 끝자리에 두지 말 것. 글이 많고 서식이 없으면 왼쪽 시작 부분만 읽히니 중요한 낱말을 줄의 앞에 두고 소제목을 달 것. 5장에서 서윤이 시선 추적 장비 대신 동료 다섯 명에게 간이 테스트를 하고 그 결과를 "참고"로만 적은 것도 같은 태도다.

포스터 짜기

포스터가 한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은 19세기 후반 파리에서 다색 석판화가 거리 광고에 쓰이면서부터라고 흔히 설명된다. 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의 카바레 포스터는 지금 봐도 위계가 분명하다.

세로 포스터. 검은 옷과 커다란 검은 모자를 쓴 여인의 실루엣이 화면 가운데를 크게 차지하고, 옆에 실크해트를 쓴 남자가 앉아 있다. 위쪽에는 'Divan Japonais'라는 손글씨 제목이 가로로 쓰여 있고, 왼쪽 위의 무대에는 긴 검은 장갑을 낀 가수가 머리가 화면 위 가장자리에 잘린 채 서 있다.
그림 4. 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 「디방 자포네」, 1892–93. 카바레 "디방 자포네"의 개업을 알린 석판화 포스터다. 화면을 가장 먼저 차지하는 것은 무용수 잔 아브릴의 커다란 검은 실루엣이다. 위쪽 띠의 손글씨 제목이 두 번째, 왼쪽 아래의 운영자 이름이 마지막이다. 무대 위 가수 이베트 길베르는 머리가 화면 위 가장자리에서 잘려, 그녀의 상징이던 긴 검은 장갑으로만 알아보게 했다. 큰 면 하나, 띠 하나, 작은 글 하나의 위계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4색 석판화.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로트레크의 포스터에는 글자가 적다. 가게 이름, 주소, 운영자 이름 정도다. 대신 그림 하나가 크게, 평평한 색면으로, 멀리서도 읽히게 그려져 있다. 이 장의 언어로 다시 쓰면 위계의 1단계는 큰 면, 2단계는 제목 띠, 3단계는 작은 글이다. 머리가 잘린 가수는 11장에서 본 과감한 자르기다. 일본 판화에서 배운 평평한 색면과 비대칭 구도가 거리의 광고와 만난 결과로 자주 설명된다.

이제 서윤의 낭독회 포스터(A2 세로, 420×594 mm)를 짠다. 앞 장들에서 정한 것이 재료다. 큰 면 하나와 작은 점 하나(2장), 제목→그림→날짜의 시선 경로(5장), 비대칭 균형(7장), 여백(10장), 세로로 다시 찍은 쇼윈도 사진(11장). 큰 면의 자리에는 11장에서 세로로 다시 찍은 쇼윈도 사진을 짙은 테두리에 담아 넣었다. 5장 시안의 주황빛 등불 그림이 하던 일을 불 켜진 창이 맡는 셈이다. 아래에서 배치안 세 가지를 고르고, 여백을 바꾸고, 작은 붉은 점을 끌어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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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회 포스터 짜기

붉은 점을 끈다
모형이 예상한 순서—
제목 글자의 대비(최악 지점)—
공유된 정렬선 · 외톨이—
해볼 것: ① A안에서 흐리게 본다. 제목, 짙은 테두리의 큰 면, 그 바로 아래 가운데의 날짜가 흐려도 남는다. 그림에서 내려온 눈이 곧바로 날짜를 만난다(5장의 결정). ② B안으로 바꾼다. 사진을 크게 쓰는 대신 제목을 사진 위에 얹었다. 제목 아래가 밝은 쇼윈도라 "최악 지점" 대비가 크게 떨어진다. 위치를 바꾸거나 사진 위에 어두운 띠를 깔아야 한다. ③ C안으로 바꾼다. 가운데 축은 조용하고 격식 있지만, 비대칭의 움직임이 사라지고 붉은 점의 자리가 애매해진다. ④ 여백을 1%까지 줄인다. 글이 가장자리에 붙어 숨이 막히고, 16%까지 늘리면 사진이 작아져 큰 면의 힘이 줄어든다. ⑤ 붉은 점을 제목 바로 옆, 사진 한가운데, 오른쪽 아래 빈 자리로 옮겨 본다. 점은 작아도 혼자 떨어져 있을 때 가장 눈에 띈다. (사진은 11장의 쇼윈도 장면을 이 책이 다시 그린 것이다. 대비는 제목이 놓인 자리의 사진 화소 중 밝은 쪽 10%를 기준으로 WCAG 대비비를 계산한 값이고, 순서는 이 장의 현저성 모형이다.)

세 안을 비교하면 A안이 앞 장들의 결정과 가장 잘 맞는다. 제목이 위에서 시작하고, 큰 면은 가운데에서 조금 왼쪽에 서서(7장의 비대칭 균형), 날짜가 그 바로 아래 가운데에 붙는다(5장). 세부 정보는 오른쪽 아래로 물러나 작은 붉은 점과 함께 큰 면의 무게에 맞선다. 크기는 세부, 장소, 날짜, 제목의 단계로 q ≈ 2씩 커진다. B안은 사진을 가장 크게 쓸 수 있지만 글자 대비를 지키려면 사진을 어둡게 누르거나 글자 띠를 따로 깔아야 한다. 어느 안이 정답이라기보다, 각 안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주는지를 숫자와 눈으로 함께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웹 첫 화면 짜기

웹 첫 화면은 포스터와 비슷하면서 두 가지가 다르다. 첫째, 화면의 크기와 비율이 보는 사람의 기기마다 다르다. 같은 페이지가 넓은 모니터에서는 가로로 긴 16:9 근처로, 휴대폰에서는 세로로 긴 화면으로 열린다. 둘째, 화면은 아래로 이어진다. 스크롤하지 않고 처음 보이는 부분을 신문 용어를 빌려 첫 화면(Above the fold)이라고 부른다. 접힌 신문의 윗단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아래로 스크롤하지 않는다는 오래된 믿음은 연구로 많이 반박되었지만(사람들은 내용이 이어진다는 단서가 있으면 잘 내린다), 첫 화면이 그 페이지의 첫인상과 "계속 볼지"를 정한다는 점은 여전하다.

아래 종합 시뮬레이터에서 가로 화면(1,440×810)과 휴대폰(390×844, 주소창 등을 빼고 보이는 높이 약 660으로 가정)을 함께 짠다. 가로 화면의 배치 세 가지, 휴대폰에서 쓸 사진 비율 세 가지를 고르고, 4장에서 정한 무리 간격 규칙을 켜고 끌 수 있다.

SIMULATOR

책방 E 웹 첫 화면

가로 화면: 예약 버튼—
휴대폰: 예약 버튼—
제목 글자 대비(최악 지점)—
모형이 예상한 순서(가로)—
해볼 것: ① 처음 상태(사진 왼쪽·글 오른쪽, 휴대폰 1:1)에서 두 화면 모두 "예약하기" 버튼이 첫 화면 안에 들어오는지 본다. ② 휴대폰 사진을 4:5로 바꾼다. 사진이 커지는 대신 버튼이 첫 화면 아래로 밀려난다. 11장에서 SNS용으로 고른 4:5가 휴대폰 웹에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 ③ 가로 화면을 "사진 위에 글"로 바꾼다. 사진이 화면 전체를 채워 인상은 강하지만, 제목 아래의 밝은 쇼윈도 때문에 흰 글자의 최악 지점 대비가 낮아진다. ④ 사진의 몫을 0.8까지 올린다. 글 영역이 좁아져 제목이 여러 줄로 꺾인다. ⑤ 무리 간격 규칙을 끈다. 메뉴, 행사, 신간이 같은 간격으로 붙어 한 덩어리가 된다. (사진은 11장에서 정한 범위로 자른 쇼윈도 장면이다: 가로 화면은 16:9, 휴대폰은 고른 비율로 창 안쪽을 자른다. 글자 크기는 화면 폭에 따라 이 장이 정한 값이며, 대비는 사진 화소의 밝은 쪽 10% 기준이다.)

가로 화면과 휴대폰을 함께 놓고 보면, 웹 첫 화면은 하나의 그림이 아니라 같은 위계를 지키는 여러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넓은 화면에서는 사진과 글이 나란히 서고, 좁은 화면에서는 위아래로 쌓인다. 배치는 달라도 순서(사진과 제목 → 날짜 → 예약 버튼 → 신간)는 같아야 하고, 휴대폰에서도 예약 버튼까지는 첫 화면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휴대폰에서는 사진의 비율부터 다시 골라야 한다. 11장에서 "가장 좁은 화면부터 정한다"고 했던 것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내용의 순위표부터 쓴다 화면을 그리기 전에 들어갈 내용을 한 줄씩 적고 순위를 매기는 디자이너가 많다. 1위 행사 이름, 2위 날짜와 시간, 3위 예약 방법, 4위 장소, 5위 신간 소식처럼. 순위표가 있으면 크기 단계를 정하기 쉽고(1위만 가장 큰 단계), 화면이 좁아져 무언가를 아래로 내려야 할 때 무엇을 내릴지 다투지 않아도 된다. 주인이나 의뢰인과 순위표를 먼저 합의해 두면, 나중에 "이것도 크게 해 주세요"라는 요청이 올 때 순위표를 펴 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크게 하면 아무것도 크지 않다.

서윤의 작업 노트

CASE 서윤작업 노트 · 12장

포스터 한 장과 첫 화면 두 개를 같은 순서로

11장에서 자른 사진을 들고 서윤은 포스터와 웹 첫 화면을 함께 펼쳤다. 먼저 주인과 내용의 순위표를 합의했다. 1위 "연말 낭독회", 2위 "12월 19일 토요일 저녁 7시", 3위 예약 방법, 4위 장소 "책방 E", 5위 참가비와 인원 같은 세부. 주인은 신간 소식도 크게 넣고 싶어 했지만, 순위표를 보더니 웹에서는 첫 화면 아래쪽 무리로 두는 데 동의했다.

포스터는 세 안을 이 장의 시뮬레이터로 비교한 뒤 A안을 골랐다. 5장의 시선 경로와 7장의 비대칭 균형, 9장에서 정한 작은 점의 자리를 그대로 두고, 2장의 큰 면 자리에는 11장에서 세로로 다시 찍은 쇼윈도 사진을 짙은 테두리(#22342a)에 담아 넣었다. 제목 "겨울 밤 낭독회"가 위에서 시작하고, 날짜는 큰 면 바로 아래 가운데(글자 높이 약 24 mm), 세부는 오른쪽 아래로 물러났다. 크기는 세부, 장소, 날짜, 제목이 q ≈ 2씩 커지는 단계다. 이 장의 모형은 읽기 순서를 사진 → 제목 → 날짜 → 세부 → 붉은 점으로 예상했다. 5장의 모형이 제목과 그림을 거의 같은 끌림으로 본 것과 같은 결론이다. 첫머리는 사람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붉은 점이 꼴찌로 나온 것을 보고 도경은 7장에서 한 말을 되풀이했다. "혼자 떨어진 점은 계산보다 무거워 보여." 서윤은 교정쇄가 나오면 5장처럼 동료들에게 다시 보여 확인하기로 했다. B안은 사진이 가장 컸지만 제목 아래 쇼윈도가 밝아 크림색 제목의 최악 지점 대비가 1.23까지 떨어졌다. 도경은 B안의 사진이 아깝다고 했지만, "글자를 읽게 하려고 사진을 어둡게 누르면 그건 이미 다른 사진"이라는 서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웹은 가로 화면과 휴대폰을 같은 순서로 맞추는 데 시간이 걸렸다. 가로 화면은 사진 왼쪽(폭의 58%), 글 오른쪽. 11장의 16:9 사진은 비율을 바꿔 창 안쪽을 다시 잘랐다. 휴대폰에서는 처음에 SNS용 4:5를 그대로 쓰려 했는데, 그러면 예약 버튼이 첫 화면 아래로 밀렸다. 1:1로 바꾸자 버튼 아래 끝이 보이는 높이 660 안쪽에 들어왔다. 메뉴, 행사, 신간의 세 무리는 4장에서 정한 대로 무리 사이를 무리 안보다 확실히 넓혔다. 간격은 4장의 무리 안 12 px, 무리 사이 40 px(약 3배)를 그대로 썼다.

항목서윤의 선택확인한 값
포스터 배치A안: 제목 위, 큰 면(쇼윈도 사진)은 가운데에서 조금 왼쪽, 날짜는 그 아래 가운데, 세부는 오른쪽 아래모형 순서 사진 → 제목 → 날짜 → 세부 → 붉은 점(교정쇄로 재확인)
포스터 크기 단계세부 · 날짜 · 제목, q ≈ 2 (폭의 2.6% · 5.7% · 11.4%)흐리게 봐도 제목, 큰 면, 날짜가 남음
포스터 글자색크림 바탕(#ffe2d7) 위 짙은 색 #22342a대비 10.74
웹 가로 화면사진 왼쪽 58% · 글 오른쪽, 예약 버튼 책방 초록버튼 첫 화면 안, 흰 글자 대비 4.99
웹 휴대폰사진 1:1(창 안쪽) → 제목 → 날짜 → 예약 버튼버튼 아래 끝 598 < 660 (4:5면 696)
무리 간격메뉴 · 행사 · 신간, 무리 안 12 · 무리 사이 40(약 3배)4장의 무리 구분 유지
이 장에서 정한 것웹 첫 화면 구성안과 포스터 최종 배치. 포스터는 A안(제목 위, 큰 면에 세로 쇼윈도 사진, 날짜는 큰 면 바로 아래 가운데, 세부와 작은 붉은 점은 오른쪽 아래, 크기 단계 q ≈ 2). 웹은 내용 순위표(행사 이름 → 날짜 → 예약 → 장소 → 신간)를 가로 화면과 휴대폰 모두에서 같은 순서로 지키고, 휴대폰은 사진을 1:1로 줄여 예약 버튼까지 첫 화면에 넣는다. 사진 위에 글을 얹는 안(B안, 사진 위에 글)은 대비 때문에 버렸지만, 어두운 띠를 까는 방법과 함께 다른 선택지로 기록해 둔다. 모든 순서와 대비는 이 책의 단순 모형과 화면 색 기준이라 출력물과 실제 기기로 다시 확인한다.
아직 남은 문제서윤의 겨울 수채화 두 점(「눈 오는 골목」, 「창가의 귤」)의 구도는 아직 밑그림 단계다. 진열·포스터·웹을 정하며 쓴 원리들을 그림에서는 어떻게 쓸지, 오래 남은 그림들은 화면을 어떻게 짰는지 보고 싶다.
다음 단계13장: 도경과 공공 도메인 명작의 구도를 읽는다.

핵심 정리

  1. 레이아웃은 읽히는 순서까지 설계하는 구도다. 무엇이 먼저 보이고 무엇이 나중에 보이는지(시각적 위계)가 핵심 질문이다.
  2. 위계는 크기, 굵기와 명도 대비, 색, 위치, 고립과 여백으로 만든다. 글자 크기는 \(s_k = s_0 q^k\)처럼 몇 개의 단계로 나누고, 단계의 수를 적게 둔다.
  3. 요소들의 끝이나 중심을 같은 선에 맞추면(정렬) 그리지 않은 선이 화면을 정돈한다. 정렬선은 적게, 어긋남은 확실하게. 격자는 정렬선을 미리 그어 둔 것이다(자세한 것은 TypeBook).
  4. 무리 안 간격은 좁게, 무리 사이 간격은 확실히 넓게. 간격이 뒤집히면 정보가 거짓으로 묶인다.
  5. Z 패턴은 고른 지면에 대한 경험칙, F 패턴은 서식 없는 긴 글에서 관찰된 결과다. 둘 다 공식이 아니며, 위계가 분명하면 위계가 이긴다. 읽기 방향과 과제에 따라 시선은 달라진다.
  6. 웹 첫 화면은 화면마다 다른 그림이지만 같은 순서를 지켜야 한다. 가장 좁은 화면에서 꼭 보여야 할 것(예: 예약 버튼)이 첫 화면에 들어오는지 계산으로 확인한다.

확인 퀴즈

1. 포스터의 글자를 세 단계로 나누려 한다. 가장 작은 글자가 12, 단계 사이의 비가 q = 2라면 세 단계의 크기는?

\(s_k = s_0 q^k\)이므로 12 × 2⁰ = 12, 12 × 2¹ = 24, 12 × 2² = 48이다. 12, 24, 36은 같은 수를 더한 등차 단계이고, 12, 144, 1728은 12를 거듭 곱한 것이라 단계 비가 12다.

2. 행사 목록에서 날짜·제목·설명 세 줄 사이 간격이 20, 행사와 행사 사이 간격이 12다. 어떤 일이 생기기 쉬운가?

근접의 원리 때문에 가까운 것끼리 묶인다. 무리 사이 간격(12)이 무리 안 간격(20)보다 좁으면, 앞 행사의 마지막 줄과 다음 행사의 첫 줄이 한 무리처럼 보인다. 무리 사이 간격을 무리 안 간격보다 확실히 넓혀야 한다.

3. "웹 사용자는 F자로 읽으니 모든 페이지를 F자 모양으로 배치하라"는 조언에 대해 이 장의 설명과 가장 맞는 것은?

F 패턴은 2006년 웹 시선 추적 연구에서 소개되었고, 2017년 후속 정리에서 서식 없는 글 덩어리에서 나타나는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라고 했다. 신문 편집의 경험칙은 구텐베르크 도식(Z 패턴) 쪽이다. 읽기 방향이 다르면 시선 습관도 다르다.

4. 휴대폰 웹 첫 화면(보이는 높이 약 660)에 머리 띠 56, 사진, 제목 두 줄, 날짜, 예약 버튼을 차례로 쌓는다. 화면 폭이 390일 때 예약 버튼까지 첫 화면에 넣기 위한 판단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4:5 사진은 높이가 390 ÷ 0.8 ≈ 488이라 머리 띠와 합치면 이미 544이고, 제목·날짜·버튼을 더하면 660을 넘기 쉽다. 1:1이면 446에서 시작해 버튼까지 들어간다. 버튼을 끝 자리로 보내는 것은 근거 약한 처방이고, 모든 글을 같은 크기로 줄이면 위계가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