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7

균형

거실 벽의 액자가 1도만 기울어도 지나갈 때마다 눈에 걸린다. 그런데 화면 한쪽에 큰 회색 덩어리를 두고 반대쪽 구석에 작은 빨간 점 하나를 찍으면, 무게가 전혀 다른 두 물체가 이상하게 맞서 보인다. 화면 안의 물체에는 실제 무게가 없는데도 우리는 무겁다, 가볍다, 기울었다, 안정됐다고 말한다. 이 장은 그 "보이는 무게"가 무엇으로 정해지는지 하나씩 떼어 보고, 시소처럼 단순한 모형으로 화면의 무게중심을 잰다. 그리고 그 모형이 어디서 맞고 어디서 틀리는지, 균형을 일부러 깨뜨린 그림이 왜 좋을 수 있는지도 함께 본다.

기울어 보이는 화면

아래 그림의 세 액자에는 똑같은 두 물체가 들어 있다. 연한 큰 사각형 하나와 짙은 작은 원 하나. 놓인 자리만 다르다. 왼쪽 액자는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고, 가운데 액자는 단단하지만 조금 심심하고, 오른쪽 액자는 두 물체가 서로 다른 자리에 있는데도 버티고 서 있다.

한쪽으로 몰림 대칭: 단단하다 비대칭: 버틴다
그림 1. 같은 두 물체, 세 가지 무게. 왼쪽은 두 물체가 모두 왼쪽 절반에 있어 화면이 그쪽으로 내려앉는 느낌을 준다(아래의 기운 선). 가운데는 두 물체를 중심축 위에 쌓아 좌우가 같다. 오른쪽은 연하고 큰 사각형을 가운데 가까이, 짙고 작은 원을 멀리 떨어뜨려 서로 맞서게 했다. 시소에서 가벼운 아이가 끝에, 무거운 어른이 받침 가까이 앉는 것과 닮았다.

이렇게 화면 안의 요소들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서로 버티는 상태를 균형(Balance)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버팀을 따질 때 쓰는 "보이는 무게"를 시각적 무게(Visual weight)라고 한다. 눈길을 얼마나 세게 잡아당기고, 화면을 얼마나 그쪽으로 끌어내리는 것처럼 느껴지는지의 정도다. 실제 물리적 무게와는 상관이 없다. 종이 위의 검은 점과 흰 점은 무게가 같지만, 흰 종이 위에서는 검은 점이 훨씬 무겁게 보인다.

미술 심리학자 루돌프 아른하임(Rudolf Arnheim, 1904–2007)은 『미술과 시지각』(Art and Visual Perception, 1954, 개정판 1974)에서 화면을 힘이 오가는 장으로 설명했다. 요지를 요약하면 이렇다. 네모난 화면에는 가운데, 두 대각선, 가로·세로 중심선 같은 보이지 않는 "뼈대"가 있고, 그 위에 놓인 요소는 자리에 따라 안정되어 보이거나 어딘가로 끌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균형은 그 힘들이 서로 상쇄되어 "더 움직일 필요가 없어 보이는" 상태다. 이 설명은 실험으로 정밀하게 검증된 법칙이라기보다 관찰에 바탕을 둔 틀이지만, 화가와 디자이너가 화면을 이야기하는 말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왔다. 2장에서 점 하나의 위치가 만드는 긴장을 봤다면, 이 장은 여러 요소의 긴장을 한꺼번에 더하고 뺀다.

대칭: 가장 쉬운 균형

균형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같은 것을 양쪽에 두는 것이다. 한가운데 세로축을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이 거울에 비친 듯 같으면 좌우 대칭(Bilateral symmetry), 한 점을 중심으로 같은 모양이 돌아가며 놓이면 방사 대칭(Radial symmetry)이다. 같은 모양이 한 방향으로 미끄러지듯 되풀이되는 병진 대칭(Translational symmetry)도 있는데, 그것은 8장의 반복과 리듬으로 이어진다.

고려 불화. 둥근 광배를 두른 아미타불이 붉은 옷을 입고 화면 위쪽 가운데의 높은 대좌에 앉아 있고, 아래 양쪽에 작은 보살 두 분이 서로 마주 보듯 서 있다.
그림 2. 고려, 「아미타삼존도」, 13세기경. 가운데 큰 부처와 양쪽의 작은 두 보살이 좌우 대칭을 이룬다. 그러나 완전한 거울상은 아니다. 두 보살은 몸을 서로 조금씩 다른 각도로 틀고 있고, 옷 주름과 손 모양도 다르다. 큰 틀은 대칭으로 고정하고 세부에서 숨을 쉬게 하는 방식은 동서양의 종교화에 두루 나타난다. 흑백으로 보면 가운데 붉은 옷의 큰 덩어리가 위쪽에 놓여 있고, 그 아래를 대좌와 두 보살이 받치는 삼각형 구조가 드러난다.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족자, 비단에 먹·채색·금.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대칭은 강하다. 좌우가 같으면 눈은 무게를 따질 필요도 없이 화면이 바로 섰다고 느낀다. 그래서 대칭은 오래도록 권위, 신성, 의식, 영원 같은 뜻과 함께 쓰였다. 종교화의 삼존 구도, 궁궐과 사당의 정면, 공문서의 머리말이 대칭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신 대칭은 정지해 있다. 눈이 화면을 돌아다닐 이유가 줄어들고, 오래 보면 심심해지기 쉽다.

그리고 대칭에는 까다로운 성질이 하나 있다. 아주 조금 깨진 대칭은 의도로 읽히지 않고 실수로 읽히기 쉽다. 정면 사진에서 얼굴이 2도 기울면 "삐뚤게 찍혔다"고 느끼지, "역동적이다"라고 느끼지 않는다. 아래에서 직접 대칭을 깨뜨려 본다. 오른쪽 절반의 도형은 끌어서 옮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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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을 깨뜨리기

오른쪽 도형을 끈다
대칭도(겹치는 넓이 비율)—
이 장의 경험칙으로 읽으면—
해볼 것: ① 어긋남을 5~15로 조금만 올린다. 대칭도는 아직 높지만 화면이 "틀렸다"는 느낌이 든다. 점선과 실제 도형의 차이가 눈에 걸린다. ② 어긋남을 60 이상으로 올린다. 이제는 대칭을 깨뜨린 그림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그림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③ 처음으로 돌아가 오른쪽 원 하나만 끌어 멀리 옮긴다. 하나만 크게 다르면 그것이 화면의 초점이 된다(8장의 "리듬을 깨는 한 점"과 같은 원리). ④ 방사 대칭으로 바꿔 같은 실험을 한다. (대칭도는 도형을 작은 칸으로 나눠 거울상이나 60° 회전한 모습과 겹치는 칸의 비율로 계산한다. "실수처럼 보인다", "의도로 읽힌다"의 경계는 작업실의 경험칙을 숫자로 옮긴 것이지 실험으로 정한 값이 아니다.)

대칭도라는 숫자와 느낌이 어긋나는 구간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대칭도 90% 근처의 화면은 숫자로는 "거의 대칭"이지만, 눈은 그 10%를 오류로 잡아낸다. 대칭도가 60%까지 떨어지면 오히려 편안해진다. 눈이 더 이상 대칭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칭을 깨뜨릴 때는 분명하게 깨뜨리거나, 그림 2처럼 큰 틀은 지키고 세부에서만 다르게 하는 쪽이 안전하다. 어중간한 어긋남이 가장 불편하다.

무엇이 무겁게 보이는가

대칭이 아니라면 양쪽의 무게를 따져야 한다. 화가와 디자이너들이 오랫동안 경험으로 정리해 온 시각적 무게의 요인은 대략 다음과 같다. 대부분은 "눈길을 더 세게 끄는 것이 더 무겁다"는 한 문장으로 묶인다.

요인더 무거워 보이는 쪽메모
크기더 큰 것가장 강하고 확실한 요인. 넓이에 비례한다고 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명도 대비바탕과 명도 차이가 큰 것흰 바탕 위에서는 검은 것이, 검은 바탕 위에서는 흰 것이 무겁다. 어둡다고 무조건 무거운 것이 아니다(ColorBook 6장).
채도더 선명한 것작은 선명한 색이 넓은 탁한 색과 맞선다(ColorBook 7장).
위치중심에서 먼 것, 위쪽에 있는 것먼 것은 지렛대의 팔이 길어진다. 위쪽이 더 무겁다는 관찰은 아른하임 등이 말했지만 근거는 엇갈린다.
고립홀로 떨어져 있는 것무리 속의 하나보다 홀로 놓인 하나가 더 무겁다.
모양·질감·내용규칙적이고 단단한 모양, 촘촘한 질감, 얼굴·글자사람 얼굴과 읽을 수 있는 글자는 크기에 비해 아주 무겁다. 모형에 넣기 가장 어렵다.

아래 저울은 이 요인들 가운데 크기, 명도, 채도, 고립 네 가지만 떼어 본다. 왼쪽의 회색 사각형은 기준이고, 오른쪽 사각형의 크기·명도·채도를 바꿔 저울을 수평으로 맞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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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무게 저울

기준 무게—
오른쪽 무게(모델)—
판정—
해볼 것: ① 처음에는 두 사각형이 같아 저울이 수평이다. 크기를 75로 줄이면 오른쪽이 올라간다. ② 크기 75에서 채도를 0.2 가까이 올린다. 작은 주황 사각형이 다시 기준과 맞먹는다. 작고 선명한 것이 크고 탁한 것과 맞선다. ③ 명도를 0.95로 올려 본다. 크기가 같아도 바탕(종이)과 명도가 거의 같아져 무게가 크게 준다. 0.2로 내리면 기준보다 무거워진다. ④ "홀로 두기"를 끈다. 비슷한 조각들 사이에 섞이자 무게가 줄어든다. (이 장의 무게 모형: 무게 = 넓이 × (0.25 + 바탕과의 명도 차이 ΔL*/100 + 0.5 × OKLCH 채도/0.2) × 고립이면 1.3. 계수는 방향을 보여 주려고 이 책이 정한 교육용 근사이며 실험으로 맞춘 값이 아니다.)

저울에서 본 대로, 크기는 강하지만 혼자 정하지 않는다. 바탕과 거의 같은 명도의 큰 면은 가볍고, 작아도 바탕과 대비가 큰 것은 무겁다. 채도는 작은 면에 큰 무게를 실어 준다. 화가들이 넓은 탁한 바탕 한쪽에 작은 선명한 색 하나를 두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이 원리다. 이 책의 모형으로 계산하면 한 변을 0.75배(넓이 0.56배)로 줄인 회색 사각형은 기준 무게의 0.58배이지만, 같은 명도에서 채도를 0.2까지 올리면 1.06배로 기준과 맞먹는다.

위쪽이 무겁고 오른쪽이 무겁다? 아른하임은 같은 물체도 화면 위쪽에 있을 때 더 무겁게 보이고, 오른쪽에 있을 때 더 무겁게 보인다고 썼다. 위쪽 효과는 "땅에 붙어 있는 것보다 공중에 뜬 것이 더 불안하고 눈길을 끈다"는 설명과 함께 자주 인용된다. 그래서 디자인 교재에는 화면의 시각적 중심(Optical center)이 기하학적 중심보다 조금 위에 있다는 말이 흔하다. 액자의 매트를 아래쪽만 조금 넓게 자르는 관례도 이와 연결된다. 오른쪽 효과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습관과 연결 짓는 설명이 있지만, 실험 결과는 일관되지 않고 읽기 방향이 다른 문화권에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보고도 엇갈린다. 이 장의 모형은 오른쪽 효과를 넣지 않고, 위쪽 효과는 지렛대 모형에서 선택 사항으로만 둔다. 통설로 알고 쓰되, 실제 화면에서 눈으로 확인한다.

지렛대 모형

무게를 알았으니 이제 위치를 더한다. 시소에서 무거운 사람은 받침 가까이, 가벼운 사람은 끝에 앉아야 수평이 된다. 화면도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 각 요소의 무게에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를 곱한 값(돌림힘)이 왼쪽과 오른쪽에서 같으면 균형이다. 이것을 모든 요소에 대해 한꺼번에 쓰면 무게중심의 식이 된다.

$$\bar{x} = \frac{\sum_i w_i\,x_i}{\sum_i w_i},\qquad \bar{y} = \frac{\sum_i w_i\,y_i}{\sum_i w_i}$$
\(w_i\): 요소 \(i\)의 시각적 무게(앞 절의 모형), \(x_i, y_i\): 그 요소의 중심 위치. \((\bar{x}, \bar{y})\)가 화면의 시각적 무게중심이다. 이것이 화면 가운데(또는 받침점)에 가까울수록 균형 잡혀 보인다고 본다. 두 요소만 있으면 \(w_1 d_1 = w_2 d_2\), 곧 시소의 법칙이다.
w₁ × d₁ = w₂ × d₂ 이면 수평 크고 약한 것은 가까이 작고 강한 것은 멀리 w₁ w₂ d₁ d₂
그림 3. 화면의 시소. 무게가 큰 요소는 화면 가운데(받침점) 가까이, 작은 요소는 멀리 두면 서로 맞선다. 그림 1의 오른쪽 액자가 이 배치다. 실제 화면에서는 가로뿐 아니라 세로로도, 여러 요소가 동시에 맞선다.

아래 액자 안의 네 요소를 끌어 옮겨 본다. 빨간 십자는 지렛대 모형으로 계산한 시각적 무게중심, 회색 십자는 액자의 한가운데다. 액자 아래 막대는 가로 방향의 돌림힘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보여 준다. 무게에 넣을 요인을 바꿔 가며 같은 배치가 어떻게 다르게 계산되는지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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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 찾기

도형을 끈다
가로 쏠림(폭 대비)—
세로 쏠림(높이 대비)—
판정(모델)—
해볼 것: ① 처음 배치는 연한 큰 사각형이 왼쪽, 짙은 원과 빨간 점이 오른쪽에 있다. "넓이+명도+채도"에서는 거의 수평이지만, "넓이만"으로 바꾸면 큰 사각형 쪽으로 7% 남짓 쏠린다고 계산된다. 어떤 요인을 넣느냐가 판정을 바꾼다. ② 빨간 작은 점을 가운데로 끌어온다. 오른쪽이 가벼워진다. 다시 오른쪽 끝으로 보내면 팔이 길어져 무게를 되찾는다. ③ 짙은 원을 큰 사각형 바로 옆에 붙인다. 모든 무게가 한쪽에 몰려 막대가 끝까지 기운다. ④ "대칭으로 놓기"를 누른 뒤 보면, 계산은 완벽한 균형이지만 그림 1의 가운데 액자처럼 단단하고 정지해 있다. (판정: 가로 쏠림 3% 미만 "균형", 3~8% "애매한 쏠림", 8% 이상 "기울어 보임". 경계값과 무게 모형은 이 책이 정한 교육용 근사다.)

모형으로 해 보면 몇 가지가 분명해진다. 첫째, 요소가 하나 더 늘 때마다 무게중심은 그쪽으로 조금씩 끌려가므로, 균형은 "한 요소의 자리"가 아니라 "모든 요소의 관계"로 정해진다. 둘째, 작은 요소는 가장자리 가까이에서 큰 힘을 낸다. 셋째, 계산이 완벽하게 균형이라고 해서 좋은 화면은 아니다. 대칭 배치는 계산상 완벽하지만 정지해 있고, 비대칭 배치는 계산상 같은 균형이면서도 눈이 두 무게 사이를 오가게 만든다.

이 모형은 근사다 지렛대 모형은 시각적 무게가 "더해지고", 위치에 "비례해" 돌림힘을 낸다고 가정한다. 실제 지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게의 계수(명도와 채도를 얼마나 쳐줄지)는 이 책이 정한 값이고, 얼굴·글자·시선 방향처럼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예 빠져 있다. 사람들에게 균형을 판단하게 한 연구들(예: 맥매너스·치마·스토커가 1993년에 몬드리안 그림의 선 위치를 바꿔 원작과 비교하게 한 실험)은 사람들이 원작을 변형본보다 다소 더 자주 고르는 경향을 보고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고 미술 훈련 여부에 따라 달랐다고 요약된다. 균형에 대한 판단은 실재하지만, 하나의 공식으로 정확히 예측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이 장의 숫자는 시안끼리 비교하고 "왜 기울어 보이는지" 이유를 찾는 데 쓰고, 마지막 판단은 눈으로 한다.

비대칭 균형

대칭이 아니면서 버티는 화면을 비대칭 균형(Asymmetrical balance)이라고 한다. 비대칭 균형을 만드는 길은 지렛대 식에 다 들어 있다. 크고 약한 것 대 작고 강한 것, 가까운 무거운 것 대 먼 가벼운 것, 촘촘한 한쪽 대 넓게 비운 다른 쪽. 마지막 것이 특히 흥미롭다. 비운 자리는 무게가 없는데, 그 자리가 넓고 의도적으로 보일 때 눈은 거기에도 무엇인가 있다고 느낀다.

비단에 그린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첩 그림. 왼쪽 아래 구석에 바위와 굽은 소나무가 몰려 있고, 소나무 가지가 오른쪽 위로 뻗는다. 나무 아래에 앉은 선비가 오른쪽을 바라보고, 오른쪽 위에는 넓게 빈 하늘과 희미한 달, 먼 산이 있다. 오른쪽 끝에 제목을 쓴 종이 띠가 붙어 있다.
그림 4. 마원, 「소나무 아래에서 달을 보다」, 13세기 초. 남송의 화원 화가 마원은 무거운 것을 화면의 한쪽 구석에 몰고 나머지를 비우는 구도로 이름나서 "마일각"(馬一角, 한 귀퉁이의 마원)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동시대의 하규는 "하반변", 화면의 절반 쪽). 이 그림에서는 바위와 소나무 덩어리가 왼쪽 아래에 있고, 오른쪽 위로 뻗은 가지, 선비의 시선, 희미한 달과 먼 산이 반대쪽의 빈 하늘로 무게를 이어 준다. 오른쪽 끝의 종이 띠는 뒤에 붙인 제목이다.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화첩 그림, 비단에 먹과 채색.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마원의 그림은 지렛대 모형으로 재면 분명히 왼쪽 아래로 기운다. 그런데 기울어 보이지 않고 고요하다. 왜일까. 화면의 무게중심만이 아니라 방향도 균형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소나무 가지가 오른쪽 위로 뻗고, 선비가 그쪽을 바라보고(5장의 시선 방향), 빈 하늘이 넓고 고르게 펼쳐져 있다. 눈은 무거운 구석에서 출발해 빈 쪽으로 흘러가고, 그 흐름이 무게를 상쇄한다. 여백이 화면 안에서 일을 하는 방식은 10장에서 더 깊이 본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그림 2와 그림 4의 픽셀을 읽어 무게중심을 계산한다. 각 픽셀의 무게는 그림 전체의 중간 명도와 얼마나 다른지(명도 대비)와 채도로 정한다. 문턱을 올리면 대비가 큰 부분만 무게로 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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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무게중심 재기

무게중심(왼쪽·위 기준)—
가운데에서 벗어남(가로 · 세로)—
무게로 센 넓이—
해볼 것: ① 마원에서 무게중심이 가운데에서 왼쪽 아래로 크게 벗어나는 것을 본다. 계산은 "기울었다"고 말한다. 그림 앞에서 느낌과 비교한다. ② 아미타삼존으로 바꾼다. 가로로는 거의 가운데에 있고, 세로로는 붉은 옷이 있는 위쪽으로 조금 올라간다. 좌우 대칭이 숫자로 확인된다. ③ 문턱을 40까지 올린다. 아주 어둡거나 밝은 부분만 남아 무게중심이 달라진다. 무엇을 "무게"로 세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 (이 장의 픽셀 모형: 무게 = max(0, |L* − 그림의 중간 L*| − 문턱)/100 × (1 + 2 × 채도/0.2). 비단의 얼룩, 표구 테두리, 제목 띠도 무게로 셀 수 있으므로 화면 가장자리는 조금 잘라 냈다. 방향, 시선, 여백의 힘은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두 그림을 같은 계산에 넣어 보면 모형의 한계가 오히려 선명해진다. 대칭 그림에서 모형은 느낌과 잘 맞는다. 한쪽 구석 구도에서는 모형이 "크게 기울었다"고 말하지만, 그림은 기울어 보이지 않는다. 이 차이가 바로 숫자가 담지 못하는 힘들이다. 가지가 뻗는 방향, 인물이 보는 쪽, 넓은 여백의 긴장. 비대칭 균형을 만드는 화가는 무게만이 아니라 이 힘들까지 함께 저울에 올린다.

거울에 비춰 보고, 뒤집어 본다 그림을 오래 보면 눈이 화면에 익숙해져 기울어진 것을 못 느끼게 된다. 그래서 화가들은 작업 중인 그림을 거울에 비춰 좌우를 뒤집어 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회화에 관한 노트에도 거울로 그림을 보라는 조언이 있다고 전해진다. 좌우가 바뀌면 처음 보는 그림처럼 낯설어져, 한쪽으로 쏠린 무게나 비틀어진 형태가 갑자기 드러난다. 디지털 작업이라면 좌우 반전 단축키를 하나 정해 두고 자주 누른다. 위아래를 뒤집어 보는 방법도 쓴다. 무엇이 그려졌는지 읽히지 않으니 무게와 덩어리만 남는다.

일부러 깨뜨린 균형

균형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다. 화면이 전하려는 것이 고요, 안정, 위엄이라면 균형은 좋은 도구다. 그러나 불안, 속도, 낙하, 갑작스러운 사건을 전하려면 균형을 깨뜨리는 편이 맞다. 무게를 한쪽 가장자리로 몰고 수평선을 기울이면 화면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진에서 카메라를 일부러 기울여 찍는 더치 앵글(Dutch angle)은 영화에서 불안과 혼란을 보여 줄 때 오래 써 온 방법이다.

아래는 바다 위의 섬과 작은 배를 그린 가상의 장면이다. 경계선을 끌어 왼쪽의 균형 잡힌 안과 오른쪽의 지금 안을 비교한다. 쏠림과 수평선 기울기를 올려 보고, 어느 순간 "삐뚤게 그렸다"에서 "일부러 기울였다"로 읽힘이 바뀌는지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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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을 일부러 깨뜨리기

가로 쏠림(모델)—
수평선—
이 장의 경험칙으로 읽으면—
해볼 것: ① 수평선 기울기를 2°로 올린다. 아주 작은 기울기는 "사진이 삐뚤어졌다", "그리다 틀렸다"로 읽힌다. ② 기울기를 10° 이상으로 올리고 무게를 오른쪽으로 70 이상 몬다. 이제 바다가 기울고 섬이 미끄러지는 듯한 불안이 분명하게 읽힌다. 실수가 아니라 표현이 된다. ③ 기울기는 0으로 두고 무게만 끝까지 몬다. 수평선이 바로 서 있으면 쏠림은 "기운 화면"보다 "한쪽에 몰린 화면"으로 읽힌다. (판정은 이 장이 정한 경험칙이다: 쏠림 3% 미만이고 기울기 1° 미만이면 "안정", 기울기 6° 이상이거나 쏠림 10% 이상이면 "분명한 긴장", 그 사이는 "어중간한 어긋남". 실제로 어디서 읽힘이 바뀌는지는 그림과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대칭을 깨뜨릴 때와 같은 결론에 이른다. 균형을 깨뜨리려면 분명하게 깨뜨린다. 2° 기운 수평선은 실수로, 12° 기운 수평선은 선택으로 읽힌다. 깨진 균형이 좋은 그림이 되려면 그 불안이 그림의 내용과 맞아야 한다. 폭풍 속의 배, 넘어지는 사람, 급히 지나가는 기차라면 기울어진 화면이 내용을 거든다. 고요한 정물을 기울이면 이유 없는 불편함만 남는다.

서양 회화에서는 19세기 후반의 화가들, 특히 일본 판화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 주인공을 화면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가운데를 비우는 구도를 즐겨 썼다. 에드가 드가의 발레 그림들은 무희들을 한쪽에 몰고 마룻바닥을 넓게 비워, 우연히 엿본 순간 같은 느낌을 만든다.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는 거대한 파도를 왼쪽에 몰고 작은 후지산을 그 아래 멀리 둔다. 크고 가까운 것과 작고 먼 것이 맞서면서도, 파도가 금방이라도 덮칠 것 같은 긴장은 풀리지 않는다. 균형과 긴장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섞을지 정하는 일이다.

종이 조각으로 시소 맞추기 엽서 크기의 흰 종이 한 장(바탕)과 색종이를 준비한다. 회색이나 연한 색으로 큰 사각형 하나(손바닥 반만 하게), 선명한 빨강으로 작은 원 하나(엄지손톱만 하게), 검정으로 중간 크기의 원 하나를 오린다. ① 큰 사각형을 바탕의 왼쪽에 두고, 빨간 원만으로 균형을 맞춰 본다.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② 빨간 원 대신 검은 원으로 다시 맞춘다. 둘이 놓인 자리가 다르면 두 원의 무게가 다르다는 뜻이다. ③ 일부러 모두 오른쪽 위로 몰아 기울인 판도 하나 만든다. 세 판을 휴대폰으로 찍어 좌우 반전해서 다시 본다. 반전했을 때 균형이 달라 보인다면, 그것이 "오른쪽 효과"나 시선 방향 같은 모형 밖의 힘이 작용한다는 단서다.

벽에 세 점 걸기

이 장의 도구를 실제 문제에 모은다. 크기와 색이 다른 수채화 세 점을 한 벽에 건다. 벽은 폭 3 m, 세 그림은 서윤의 가을 수채화 「창가의 책」(액자 40×50 cm, 밝은 크림 톤), 「비 오는 골목」(60×45 cm, 어두운 회청색), 「해 질 녘 서점 앞」(30×40 cm, 선명한 주황)이다. 액자를 끌어 순서를 바꾸고, 빈 벽을 끌어 세 점을 한꺼번에 옮긴다. 간격과 높이, 맞추는 선을 바꿔 가며 기하 중심(액자 무리의 한가운데)과 무게중심(모형)이 벽 가운데와 어떻게 다른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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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세 점 걸기

액자나 빈 벽을 끈다
순서(왼쪽부터)—
무리 폭 · 간격—
기하 중심 − 벽 가운데—
무게중심 − 벽 가운데—
세 그림의 중심 높이(cm)—
해볼 것: ① 처음에는 간격 40 cm로 넓게 벌어져 있다. 세 점이 하나의 무리가 아니라 따로 노는 세 그림으로 보인다. 간격을 12 cm 안팎으로 줄인다. ② "무게중심을 가운데로"를 누르고, 기하 중심과의 차이(몇 cm인지)를 본다. 작은 「해 질 녘 서점 앞」의 선명한 주황이 크기의 열세를 상당 부분 메운다. ③ 액자를 끌어 「비 오는 골목」을 오른쪽 끝으로 보낸다. 어둡고 큰 그림이 끝에 가면 무게중심이 그쪽으로 끌려간다. ④ 윗선 맞춤으로 바꾸면 아래 끝이 들쭉날쭉해지고 세 그림의 중심 높이가 갈라진다. (무게 = 액자 테·매트·그림 면 각각의 넓이 × 이 장의 무게 계수, 그림 면은 각 그림의 평균색으로 계산한 교육용 근사다. 벽 145 cm 중심선은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흔히 쓰는 기준이지 정해진 규칙이 아니다.)

벽에 그림을 거는 일은 이 장의 내용을 거의 다 담고 있다. 간격이 넓으면 세 점은 각자 따로 서고, 좁히면 하나의 무리가 되어 무리 전체의 균형을 따지게 된다. 크기가 다른 그림을 걸 때는 윗선이나 아랫선보다 중심선을 맞추는 쪽이 높이의 들쭉날쭉함을 위아래로 나눠 숨긴다. 그리고 모형으로 재 보면, 눈이 "대충 가운데"라고 느끼는 자리와 기하 중심의 차이는 대개 몇 cm 안쪽이다.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아주 어둡거나 아주 선명한 그림 하나가 한쪽 끝에 있을 때다.

종이로 먼저 걸어 본다 그림을 여러 점 거는 사람들은 못을 박기 전에 액자 크기대로 자른 종이(신문지, 포장지)를 마스킹 테이프로 벽에 붙여 본다. 몇 걸음 물러나서 보고, 하루 정도 그대로 두고 지나가며 다시 본다. 종이에 액자 안 그림의 큰 명도(어두운 그림은 짙게 칠한 종이)를 대강 칠해 두면 무게까지 미리 볼 수 있다. 못 자리는 액자 걸이 고리의 위치를 재서 종이 위에 표시하고, 그 표시대로 박는다. 액자 중심과 고리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잊으면 계산한 높이보다 몇 cm씩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서윤의 겨울 작업 노트

CASE 서윤작업 노트 · 7장

크기가 다른 세 점을 한 벽에

쇼윈도의 세 켜를 정한 다음 날, 도경이 줄자와 마스킹 테이프를 들고 책방 E에 왔다. 안쪽 벽(폭 약 3 m)에 서윤의 가을 수채화 세 점을 걸기로 한 날이다. 「창가의 책」은 액자 40×50 cm, 「비 오는 골목」은 60×45 cm, 「해 질 녘 서점 앞」은 30×40 cm. 크기도 방향도 색도 제각각이다. 도경은 못을 꺼내기 전에 액자 크기대로 자른 포장지 세 장부터 벽에 붙였다. "그림은 놓는 자리에서 시작된다고 했지. 거는 것도 마찬가지야."

서윤의 첫 안은 벽을 셋으로 나눠 각 칸 가운데에 한 점씩 거는 것이었다(중심이 벽 왼쪽 끝에서 50, 150, 250 cm). 몇 걸음 물러나자 세 점이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따로 서 있었다. 1장에서 고르게 줄 세운 책 진열과 같은 문제였다. 이 장의 무게 모형으로 계산하면 세 점의 무게는 「창가의 책」을 1로 할 때 「비 오는 골목」 1.57, 「해 질 녘 서점 앞」 0.83이고, 첫 안의 무게중심은 벽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5.1 cm였다. 기울기는 크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한 벽"으로 읽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세 점을 하나의 무리로 모으고, 순서는 그림 속 시간대를 따라 「창가의 책」(낮) → 「비 오는 골목」 → 「해 질 녘 서점 앞」(저녁)으로 했다. 가장 크고 어두운 그림이 가운데에 와서 양쪽을 받친다. 도경의 습관은 "간격은 가장 작은 그림 폭의 절반을 넘지 않게"였고, 서윤은 12 cm를 골랐다(30 cm의 절반인 15 cm 이하). 무리 폭은 154 cm가 된다. 액자 무리의 기하 중심을 벽 가운데에 맞추면 모형의 무게중심은 오른쪽으로 0.6 cm. 작은 주황 그림의 채도가 크기의 열세를 거의 메운 셈이다. 서윤은 무게중심을 정확히 맞추려고 무리를 0.6 cm 옮길까 했지만, 도경은 "그건 못 하나 굵기야"라며 웃었다. 순서를 바꿔 「비 오는 골목」을 오른쪽 끝에 두면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2.5 cm로 커졌다.

높이는 처음에 윗선을 170 cm에 맞춰 보았다. 그러자 아래 끝이 120, 125, 130 cm로 들쭉날쭉해지고, 키가 작은 「해 질 녘 서점 앞」이 위로 매달린 것처럼 보였다. 중심선 맞춤으로 바꿔 세 점의 중심을 모두 145 cm에 두었다. 도경은 145 cm가 미술관에서 흔히 쓰는 기준일 뿐, 책방처럼 사람들이 서가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곳에서는 조금 낮아도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포장지를 하루 붙여 두고 손님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본 뒤 145 cm를 그대로 두기로 했다.

남은 시간에 서윤은 연말 낭독회 포스터(A2 세로, 42×59.4 cm)의 비대칭 균형도 같은 식으로 점검했다. 2장에서 정한 "큰 면 하나 + 작은 점 하나"다. 5장의 시안은 짙은 바탕이었지만, 서윤은 5장의 시선 순서(제목 → 그림 → 날짜)는 그대로 두고 바탕을 크림 종이로 뒤집어 짙은 그림 덩어리가 무게를 지게 했다. 크림 바탕(#ffe2d7) 위에 짙은 색(#22342a) 큰 면 24×28 cm를 왼쪽에, 강조 빨강(#d24f39) 지름 2.5 cm(폭의 6%) 점을 오른쪽 아래에 두었다. 처음에는 큰 면을 왼쪽 여백 3 cm에 붙였는데(중심이 가운데에서 왼쪽 6 cm), 모형으로 계산하니 빨간 점만으로는 큰 면 무게의 1%에도 못 미쳐, 점만으로 균형을 맞추려면 점이 포스터 밖 8 m 가까이 나가야 했다. 날짜 아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장소·세부 글자 덩어리(잉크 면적 약 35%)를 오른쪽 아래에 더해도 무게중심은 왼쪽으로 4.7 cm(폭의 11.2%), 이 장의 판정으로 "기울어 보임"이었다. 큰 면을 가운데 쪽으로 4 cm 옮겨 중심을 가운데에서 왼쪽 2 cm에 두자 무게중심은 왼쪽 1.0 cm(2.5%)로 줄었다. 도경은 숫자에는 없는 것을 하나 짚었다. "빨간 점은 혼자 떨어져 있으니까 계산보다 무거워 보일 거야."

안배치무게중심 − 가운데읽힘
벽 첫 안세 칸에 한 점씩(중심 50 · 150 · 250 cm)왼쪽 5.1 cm따로 노는 세 점
벽 결정안창가 → 골목 → 해 질 녘, 간격 12 cm, 무리 폭 154 cm, 기하 중심을 벽 가운데에오른쪽 0.6 cm한 무리, 균형
벽 다른 순서창가 → 해 질 녘 → 골목, 간격 12 cm오른쪽 2.5 cm오른쪽 끝이 무겁다(참고)
포스터 첫 안큰 면 중심이 가운데에서 왼쪽 6 cm왼쪽 4.7 cm(11.2%)기울어 보임
포스터 결정안큰 면 중심이 가운데에서 왼쪽 2 cm왼쪽 1.0 cm(2.5%)비대칭 균형
이 장에서 정한 것가을 수채화 세 점은 「창가의 책」 → 「비 오는 골목」 → 「해 질 녘 서점 앞」 순서로, 간격 12 cm, 무리 폭 154 cm, 무리의 기하 중심을 벽 가운데에(왼쪽 끝에서 73 cm부터), 세 점의 중심선을 바닥에서 145 cm에 맞춰 건다. 모형의 무게중심은 벽 가운데에서 0.6 cm 오른쪽으로, 서윤은 이를 보정하지 않기로 했다. 낭독회 포스터는 큰 면의 중심을 가운데에서 왼쪽 2 cm에 두고, 오른쪽 아래의 글자 덩어리와 빨간 점으로 맞서는 비대칭 균형으로 간다(서윤의 선택). 모든 무게는 이 장의 교육용 근사로 계산한 값이며, 포장지를 붙여 눈으로 다시 확인했다.
아직 남은 문제균형은 맞췄지만 쇼윈도의 책 20여 권은 여전히 한 박자로 늘어서 있다. 주인은 "창 앞에서 멈춰 서게" 하고 싶다고 했다. 웹사이트 신간 목록도 같은 크기의 표지가 끝없이 반복된다.
다음 단계8장: 반복과 변주로 진열의 박자를 만들고, 그 박자를 깨는 한 점을 고른다.

핵심 정리

  1. 균형은 화면 안의 요소들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서로 버티는 상태이고, 그 버팀은 실제 무게가 아니라 눈길을 끄는 정도인 시각적 무게로 따진다.
  2. 대칭은 가장 쉽고 강한 균형이지만 정지해 있다. 조금 깨진 대칭은 실수로 읽히기 쉬우므로, 깨뜨릴 때는 분명하게 깨뜨리거나 큰 틀을 지키고 세부만 바꾼다.
  3. 시각적 무게는 크기가 가장 크게 정하지만, 바탕과의 명도 대비, 채도, 고립, 얼굴·글자 같은 내용이 함께 정한다. 작고 선명하거나 홀로 떨어진 것은 크기보다 무겁다.
  4. 지렛대 모형은 무게에 거리를 곱해 무게중심을 계산한다. 크고 약한 것은 가까이, 작고 강한 것은 멀리 두면 맞선다. 이 모형은 방향과 시선, 여백의 힘을 담지 못하는 교육용 근사다.
  5. 비대칭 균형은 무게뿐 아니라 방향과 비운 자리로도 만든다. 마원의 한쪽 구석 구도는 숫자로는 기울었지만, 가지와 시선이 빈 쪽으로 무게를 이어 고요하게 선다.
  6. 균형을 일부러 깨뜨리면 긴장과 움직임이 생긴다. 어중간한 어긋남보다 분명한 기울기가 의도로 읽히며, 그 불안이 그림의 내용과 맞을 때 좋은 선택이 된다.

확인 퀴즈

1. 흰 종이 왼쪽에 연한 베이지색 큰 사각형이 있다. 오른쪽에 작은 요소 하나를 더해 균형을 맞추려 할 때, 이 장의 무게 요인으로 보아 가장 효과적인 것은?

작아도 채도가 높고 바탕과 명도 차이가 크며 홀로 떨어져 있으면 무겁다. 가장자리에 두면 지렛대의 팔도 길어진다. 연한 색은 흰 바탕과 대비가 작아 가볍고, 큰 사각형 옆에 붙이면 무게가 모두 왼쪽에 몰린다.

2. 정면 인물 사진에서 얼굴과 배경이 거의 좌우 대칭인데, 카메라가 2° 정도 기울어 있다. 이 장의 설명에 가장 가까운 것은?

대칭은 눈이 대칭을 기대하게 만들어서, 작은 어긋남을 오류로 잡아낸다. 어중간한 어긋남이 가장 불편하다. 기울기를 표현으로 쓰려면 분명하게 기울여야 의도로 읽힌다.

3. 시각적 무게가 3인 요소가 화면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4 cm 떨어져 있다. 무게가 1인 요소 하나로 지렛대 모형의 균형을 맞추려면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w₁ × d₁ = w₂ × d₂에서 3 × 4 = 1 × d₂, 곧 d₂ = 12 cm다. 가벼운 쪽은 반대편에서 세 배 멀리 있어야 한다. 1.3 cm는 비례를 거꾸로 적용한 값이고, 같은 쪽(왼쪽)에 두면 쏠림이 커진다.

4. 마원의 「소나무 아래에서 달을 보다」를 픽셀 무게중심으로 재면 왼쪽 아래로 크게 벗어나지만, 그림은 기울어 보이지 않는다. 가장 알맞은 설명은?

모형은 픽셀의 명도 대비와 채도만 무게로 세므로 "기울었다"고 계산한다. 하지만 실제 그림에서는 방향(오른쪽 위로 뻗는 가지), 인물이 바라보는 쪽, 넓게 비운 하늘이 함께 작용해 균형을 만든다. 균형의 원리는 동양화에도 적용되며, 여기서는 무게 이외의 힘이 더해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