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프레임과 자르기

휴대폰으로 잘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리려는데, 어떤 곳은 정사각형으로, 어떤 곳은 세로로 길게, 어떤 곳은 가로로 납작하게 잘라 달라고 한다. 잘라 놓고 보면 매번 다른 사진이다. 가운데 있던 사람이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여유 있던 하늘이 사라지고, 발목에서 잘린 사람이 어색하게 서 있다. 그림의 가장자리는 그냥 그림이 끝나는 곳이 아니다.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버릴지, 화면 안의 것들이 어떤 힘을 받을지 정하는 선이다. 이 장은 그 선을 직접 끌어 본다.

가장자리가 그림을 만든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먼저 정해지는 것이 있다. 종이의 크기와 모양이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를 드는 순간, 세상의 끝없는 장면에서 네모 하나를 떼어 낸다. 이렇게 화면의 범위를 정하는 테두리를 프레임(Frame)이라고 한다. 그림 둘레의 나무 액자도 프레임이라 부르지만, 이 장에서 말하는 프레임은 화면이 끝나는 경계 자체다. 이미 있는 그림이나 사진에서 프레임을 다시 정해 일부만 남기는 일은 자르기(Crop, 크롭)라고 한다.

프레임은 무엇을 담을지 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대상이라도 프레임이 넓으면 대상은 주변 속의 한 부분이 되고, 프레임이 좁으면 대상이 화면의 전부가 된다. 아래 그림은 눈 내린 들판 한 장면에서 세 개의 프레임을 떼어 낸 것이다.

A B C A. 넓게: 들판 속 한 사람 B. 사람과 길 C. 사람만 고요, 거리, 외로움 어디로 가는가
그림 1. 한 장면, 세 프레임. A는 넓은 들판 속의 작은 사람이다. 사람보다 들판의 넓이와 고요가 먼저 읽힌다. B는 사람과 그가 걸어온 길만 남겨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다. C는 사람만 남아 목도리의 붉은색과 자세가 화면의 전부가 된다. 그린 것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는데 이야기가 셋이다.

그래서 자르기는 뒷정리가 아니라 구도의 한 단계다. 이 책 앞 장에서 다룬 거의 모든 것이 프레임과 함께 바뀐다. 점이 화면 가운데 있는지 가장자리에 있는지(2장), 형과 바탕의 넓이(3장), 시각적 무게의 균형(7장), 3분할선의 위치(9장), 여백의 양(10장)은 모두 프레임을 기준으로 잰 값이다. 프레임을 옮기면 대상은 그대로여도 이 값들이 전부 달라진다.

화면 비율

프레임의 첫 번째 성질은 가로와 세로의 비, 곧 화면 비율(Aspect ratio)이다. 흔히 "가로:세로"로 적는다. 화면 비율은 대개 작가가 고르기 전에 매체가 정해 둔다. 35 mm 필름 한 칸은 36×24 mm라서 3:2, 예전 텔레비전과 많은 휴대폰 카메라의 기본 화면은 4:3, 요즘 동영상과 모니터는 16:9, A4·A2 같은 국제 표준 종이(ISO 216)는 1:√2(약 1:1.414)다. 영화관의 넓은 화면은 2.39:1 안팎을 많이 쓴다.

비율가로÷세로흔히 쓰는 곳4:3 사진에서 가장 크게 자르면 남는 넓이
1:1 정사각형1.000SNS 목록, 앨범 표지75%
4:5 세로0.800SNS 세로 게시물, 인화지 8×10 in60%
1:√2 세로(A 판형)0.707A4·A2 포스터, 책53%
9:16 세로0.563휴대폰 전체 화면, 세로 영상42%
4:31.333휴대폰 카메라 기본, 예전 TV100%
3:21.50035 mm 필름, 많은 디지털카메라89%
16:91.778모니터, 동영상, 웹 배너75%
2.39:12.390영화관 와이드 화면56%

표의 마지막 칸은 간단한 계산이다. 원본 사진의 비율이 \(R\), 자르려는 비율이 \(r\)이면, 원본 안에 들어가는 가장 큰 \(r\) 비율 사각형은 원본의 가로나 세로 한쪽을 꽉 채우고 다른 쪽을 잘라 낸다. 남는 넓이의 비율은 두 비율 중 작은 것을 큰 것으로 나눈 값이다.

$$f = \frac{\min(r, R)}{\max(r, R)}$$
\(f\): 원본 넓이 중 남는 비율, \(R\): 원본의 가로÷세로, \(r\): 자를 비율의 가로÷세로. 예: 4:3 사진(\(R = 1.333\))을 4:5(\(r = 0.8\))로 자르면 \(f = 0.8 / 1.333 = 0.60\), 넓이의 40%를 버린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비율마다 잃는 방향이 다르다는 점이다. 원본보다 넓은 비율은 위아래를, 좁은 비율은 양옆을 버린다. 아래 시뮬레이터의 장면은 서윤이 겨울 수채화 「눈 오는 골목」을 위해 그린 3:2 밑그림이다. 골목은 화면 가운데에서 깊이 들어가고, 양옆에 집이 늘어서 있다. 비율을 바꾸며 골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본다.

SIMULATOR

비율을 바꾸면 남는 것

프레임을 끌어 옮긴다
비율—
남는 넓이—
잃는 방향—
해볼 것: ① 16:9에서 시작한다. 하늘과 눈 덮인 바닥이 줄고, 양옆 집이 끝까지 남아 골목이 "옆으로 펼쳐진" 화면이 된다. ② 9:16으로 바꾼다. 양옆 집이 잘려 나가고 골목의 깊이와 하늘의 높이가 화면을 채운다. 프레임을 좌우로 끌어 우산 쓴 사람과 가로등 중 무엇을 남길지 골라 본다. ③ 슬라이더를 끝까지(약 3.3:1, 1:3.3) 민다. 가장 크게 잘라도 원본의 절반도 남지 않고, 골목은 가는 띠가 되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기 어려워진다. ④ "같은 넓이"로 바꾸고 비율만 움직인다. 넓이가 같아도 넓은 비율은 수평으로 흐르고 좁은 비율은 수직으로 선다. (원본은 3:2. 남는 넓이는 위 식으로 계산한다.)

넓은 비율은 시선을 옆으로 흐르게 한다. 지평선, 행렬, 늘어선 집처럼 옆으로 펼쳐진 것에 잘 맞고, 세로로 선 대상은 위아래가 잘려 답답해진다. 좁은 세로 비율은 반대로 서 있는 사람, 나무, 탑, 깊이 들어가는 골목처럼 위아래로 뻗은 것에 맞는다. 정사각형은 어느 쪽으로도 흐르지 않는 비율이라 차분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그만큼 대상을 가운데에 두면 움직임이 사라지기 쉽다. 어느 비율도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쁘지 않다. 무엇을 보여 주려는가에 맞는지가 기준이다.

동아시아 그림의 극단적인 비율 서양 유화가 대개 4:3에서 3:2 사이의 직사각형에 머무는 동안, 동아시아 회화는 훨씬 극단적인 비율을 일상적으로 썼다. 벽에 거는 족자(Hanging scroll)는 1:2에서 1:4에 이르는 세로 화면이라, 아래의 물가에서 위의 먼 산까지 눈이 오래 올라가게 한다(10장의 「평사낙안」이 그렇다). 탁자 위에서 펼쳐 보는 두루마리(Handscroll)는 가로가 세로의 수십 배에 이르기도 한다. 두루마리는 한 번에 전체를 보지 않고, 어깨 너비쯤만 펼친 채 한쪽을 감고 다른 쪽을 풀며 본다. 보는 사람의 손이 프레임을 옮기는 셈이고, 화면은 공간이자 시간이 된다. 1447년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일본 덴리대학 도서관 소장)는 일반적인 두루마리와 달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자주 소개된다. 이런 화면에서는 "가장자리에서 무엇을 자를까"보다 "펼친 부분과 감긴 부분 사이에서 무엇을 보여 줄까"가 구도의 질문이 된다.

자르기: 무엇을 버릴 것인가

자르기를 가장 과감하게 쓴 화가로 흔히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가 꼽힌다. 그의 무용 연습실 그림들은 극장 객석에서 정면으로 본 무대가 아니라 연습실 구석에서 우연히 본 한 순간처럼 짜여 있다. 아래 그림이 그 예다.

연두색 벽의 무용 연습실. 흰 발레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여기저기 서 있거나 앉아 있다. 오른쪽에는 지팡이를 짚은 나이 든 교사가 서 있고, 왼쪽 아래에는 악기와 보면대가 화면 가장자리에 걸려 있다. 가운데 아래쪽은 비어 있는 나무 마루다.
그림 2. 에드가 드가, 「무용 수업」, 1874. 왼쪽 가장자리의 무용수들은 몸의 일부만 화면에 들어와 있고, 왼쪽 아래의 악기와 보면대는 화면 모서리에 걸려 잘려 있다. 정작 화면 아래 가운데는 비어 있는 마룻바닥이다. 주인공을 한가운데에 두는 대신 인물들을 가장자리 쪽으로 흩어 놓아, 장면이 프레임 밖으로도 이어진다는 느낌을 준다. 뒤쪽 벽의 거울은 화면 안의 또 다른 사각형이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캔버스에 유채.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드가의 이런 화면은 같은 시대 유럽에 들어온 일본 목판화, 그리고 막 퍼지기 시작한 사진의 영향으로 자주 설명된다. 일본 판화는 인물이나 사물을 화면 가장자리에서 과감하게 잘랐고, 사진은 셔터를 누른 순간 프레임에 걸린 것을 의도와 상관없이 잘라 냈다. 다만 드가가 두 매체 중 어느 쪽에서 얼마나 배웠는지는 연구자마다 강조점이 다르다. 분명한 것은, 그가 "다 보여 주는 화면" 대신 "잘린 화면"을 일부러 골랐다는 점이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잘라 본다. 상자 안쪽을 끌면 옮겨지고, 네 귀퉁이의 손잡이를 끌면 크기가 바뀐다. 오른쪽(좁은 화면에서는 아래)에 잘라 낸 결과가 바로 보인다.

SIMULATOR

명작 위의 자르기 상자

상자와 귀퉁이를 끈다
남는 넓이—
원본 화소로 환산—
300 ppi로 인쇄하면—
해볼 것: ① "교사와 무용수 한 명"을 누른다. 연습실 장면이 두 사람의 관계,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이야기로 바뀐다. ② 16:9로 바꾸고 상자를 위아래로 옮긴다. 아래쪽 마루와 무용수의 발만 남기면 무용수의 얼굴 없이 "연습"만 남는 다른 그림이 된다. ③ 상자를 아주 작게 줄인다. 무용수 한 명의 얼굴만 남기면 화소가 수백 개로 줄어 "300 ppi 인쇄"가 우표 크기가 된다. 자르기는 정보를 버리는 일이라 되돌릴 수 없다. ④ 3분할선을 켜고 주인공을 교차점에 놓아 본 뒤, 일부러 가운데에 놓은 것과 비교한다. (화소 수는 미술관이 공개한 원본 이미지 3,550×3,840 화소를 기준으로 환산했다. 이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는 그것을 줄인 것이다.)

잘라 보면 두 가지를 알게 된다. 첫째, 자르기는 주인공을 바꾼다. 전체 화면에서는 "연습실"이 주인공이었는데, 두 사람만 남기면 관계가, 발만 남기면 동작이 주인공이 된다. 둘째, 자르기는 맥락을 지운다. 무용수가 왜 등을 긁는지, 교사가 누구를 보는지 알려 주던 주변이 사라지면, 남은 부분은 다른 뜻으로 읽힐 수 있다. 보도 사진에서 자르기가 윤리의 문제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사진도 어디서 자르느냐에 따라 사건의 뜻이 달라질 수 있다.

자르면 화소도 잘린다 디지털 사진을 자르면 남는 화소 수가 넓이에 비례해 줄어든다. 1,200만 화소(4,032×3,024) 사진을 넓이 25%로 자르면 300만 화소, 가로 2,016 화소가 남는다. 화면에서는 충분해 보여도 인쇄하면 모자랄 수 있다. 인쇄에서는 흔히 가까이서 보는 인쇄물에 300 ppi(1인치에 300화소), 멀리서 보는 포스터에 150 ppi 안팎을 기준으로 삼는다(관례이며 매체와 보는 거리에 따라 다르다). 가로 2,016 화소는 300 ppi로 약 17 cm, 150 ppi로 약 34 cm다. 크게 쓸 사진이라면 나중에 자르지 말고 처음부터 그 비율로 다가가서 찍는다.

가장자리의 긴장과 접선

프레임의 가장자리는 화면 안의 것들을 끌어당긴다. 화면 한가운데 놓인 귤은 조용히 놓여 있지만, 같은 귤을 오른쪽 가장자리 가까이 옮기면 곧 화면 밖으로 굴러 나갈 것처럼 보인다. 미술 심리학자 루돌프 아른하임(Rudolf Arnheim, 1904–2007)은 『미술과 시지각』(Art and Visual Perception, 1954)에서 빈 사각형 안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의 구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심과 두 대각선, 가로·세로 중심축, 그리고 네 변이 그 구조의 뼈대이고, 화면 안의 형은 이 뼈대와의 관계에 따라 안정되거나 긴장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험으로 측정한 법칙이라기보다 화가들의 경험을 정리한 이론에 가깝지만, 가장자리 근처의 형이 불안해 보인다는 경험과는 잘 맞는다.

가장자리에 가까울수록 긴장이 커지다가, 형이 가장자리에 닿을락 말락 하는 지점에서 가장 거슬리는 일이 생긴다. 형의 윤곽과 프레임의 선이 한 점에서 스치면, 눈은 그 점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형이 프레임에 기대어 있는지, 잘린 것인지, 그냥 우연히 닿은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 윤곽이 서로 스치듯 닿는 상태를 접선(Tangent)이라고 부른다. 수학의 접선에서 빌려 온 말로, 그림 수업과 만화 작법에서 흔히 "피해야 할 접선"이라고 가르친다.

가장자리에 닿은 형 확실히 띄우거나, 확실히 자른다 모서리로 빠지는 선 모서리를 비켜 변으로 내보낸다 목을 지나는 수평선 눈높이나 수평선을 옮긴다 맞닿은 두 형 띄우거나, 분명히 겹친다 각 칸 왼쪽: 접선이 생긴 화면(붉은 원) · 오른쪽: 고친 화면
그림 3. 피하고 싶은 네 가지 접선. 형이 프레임에 닿을락 말락 하거나, 선이 정확히 모서리로 빠지거나, 배경의 선이 사람의 목이나 머리를 스치거나, 두 형이 한 점에서 맞닿으면 눈이 그 점에 걸린다. 고치는 방법은 언제나 둘 중 하나다. 확실히 떼거나, 확실히 겹치거나 자른다. 애매한 거리가 문제다.

아래에서 귤 두 개를 직접 옮겨 본다. 프레임 안에서 귤이 가장자리, 그리고 서로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이름을 붙여 준다.

SIMULATOR

가장자리로 다가가는 귤

귤을 끈다
큰 귤과 가장자리—
작은 귤과 가장자리—
두 귤 사이—
해볼 것: ① 큰 귤을 오른쪽 가장자리 쪽으로 천천히 끈다. "여유"에서 "가장자리에 끌림"으로, 다시 "접선"으로 바뀌는 순간 화면이 갑자기 불편해지는지 본다. ② 더 밀어 귤을 살짝(10% 안쪽) 잘라 본다. 실수로 잘린 것처럼 보인다. 이번에는 절반 이상 잘라 본다. 오히려 "화면 밖으로 이어지는 귤"로 읽힌다. ③ 두 귤을 붙였다 뗐다 하며 "맞닿음"을 피하는 두 방법(띄우기, 분명히 겹치기)을 비교한다. ④ 접선으로 볼 거리를 4%까지 늘리면 웬만한 배치가 모두 문제로 표시된다. 규칙을 너무 엄격하게 쓰면 쓸모가 없어진다. (거리는 프레임 폭에 대한 비율이다. "끌림"은 가장자리까지 여백이 프레임 폭의 8%보다 좁을 때, "살짝 잘림"은 귤 넓이의 10% 미만이 잘렸을 때로 이 장이 정한 교육용 기준이다.)

"확실히 떼거나, 확실히 자르거나"라는 처방은 가장자리뿐 아니라 화면 안의 모든 윤곽에 적용된다. 정물에서 컵의 손잡이가 뒤의 병 윤곽에 딱 붙거나, 풍경에서 먼 산등성이가 가까운 지붕선과 겹쳐 한 줄로 이어지면 앞뒤 깊이가 사라진다(6장). 사진에서는 배경의 전봇대가 사람의 머리 위로 "자라나는" 경우가 유명하다. 이런 것들은 찍거나 그릴 때 반 걸음 옮기는 것으로 대개 고칠 수 있다.

모서리 네 개를 한 바퀴 돈다 사진가와 화가들이 자주 말하는 습관이 있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또는 스케치를 마무리하기 전에 눈으로 프레임의 네 변과 네 모서리를 한 바퀴 돈다. 가운데 주인공에 정신이 팔려 있으면 가장자리에서 벌어지는 일(잘린 손가락, 화면 끝에 걸린 의자 다리, 귀퉁이로 빠지는 전선)을 놓친다. 가장자리에서 문제가 보이면 주인공을 옮기기보다 프레임을 옮기는 쪽이 대개 빠르다.

사람을 자를 때

사람이 들어간 화면은 가장자리 문제가 더 예민하다. 몸은 누구나 잘 아는 형이라서 어디가 잘렸는지 바로 알아챈다. 사진과 초상화에서 오래 쓰여 온 관례가 하나 있다. 관절에서 자르지 않는다. 발목, 무릎, 손목, 팔꿈치, 목에서 프레임이 끝나면 몸이 그 자리에서 "끊긴" 것처럼 보이기 쉽다. 대신 정강이 중간, 허벅지 중간, 가슴 중간처럼 뼈의 한가운데에서 자르면 몸이 화면 밖으로 이어진다고 느낀다.

이 관례는 실험으로 확인된 법칙이 아니라 사진가, 영화 촬영 감독, 초상화가들이 경험으로 다듬어 온 요령이다. 영화와 방송에서 쓰는 화면 크기의 이름(전신, 무릎 위, 허리 위, 가슴 위, 얼굴 가득)이 관절을 피한 자리에 붙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래에서 프레임의 위아래 변을 끌어 사람을 잘라 본다. 사람은 미술 해부학에서 흔히 쓰는 8등신 비례(머리 길이의 8배가 키)로 그렸다.

SIMULATOR

어디서 자를까

위·아래 변을 끈다
위 변이 지나는 곳—
아래 변이 지나는 곳—
판정(관례)—
해볼 것: ① "허리 위"에서 아래 변을 조금씩 내려 손목·사타구니 높이(머리 4개 아래)에 맞춘다. 손이 프레임에 걸려 잘리면서 몸이 거기서 끊긴다. ② 아래 변을 무릎에 정확히 맞춘 화면과 허벅지 중간에 맞춘 화면을 오른쪽 결과에서 비교한다. ③ "얼굴 가득"에서 위 변을 정수리 아래 이마까지 내린다. 이마를 자르는 것은 관절이 아니라서 오히려 가까이 다가간 느낌을 준다. ④ 위 변을 눈 높이까지 내린다. 얼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잘리면 의도가 분명하지 않은 한 실수처럼 보인다. (관절 위치는 8등신 그림에서 정한 대략의 값이다. 실제 사람은 자세와 체형에 따라 다르고, 이 판정은 관례일 뿐이다.)

관례를 알면 그것을 깨는 것도 선택이 된다. 극단적인 클로즈업에서는 이마와 턱을 함께 잘라 눈과 입만 남기는 화면을 일부러 쓰고, 패션 사진에서는 얼굴을 빼고 옷과 손만 남겨 사람보다 물건을 주인공으로 만든다. 드가의 「무용 수업」 왼쪽 가장자리 인물들처럼, 잘린 몸은 "화면 밖에도 사람이 있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자른 것이 아니라 어정쩡하게 자른 것이다. 관절에서, 손가락 끝에서, 발끝에서 몇 화소만 걸린 자르기는 의도가 아니라 실수로 읽힌다.

L자 두 장으로 자르기 두꺼운 종이를 L자 모양으로 두 장 오린다(각 변 20 cm, 폭 4 cm 정도). 두 장을 마주 놓아 사각형 창을 만들면, 창의 크기와 비율을 손으로 바꿀 수 있는 자르기 도구가 된다. 잡지 사진, 엽서, 내 스케치북의 그림 위에 대 보고 같은 그림에서 서로 다른 화면 세 개를 찾는다. 하나는 넓게, 하나는 주인공에게 다가가게, 하나는 주인공을 일부러 가장자리에 두거나 자르게. 마음에 드는 화면은 연필로 모서리 표시를 해 두고, 왜 그 화면을 골랐는지 한 줄씩 적는다. 사람이 나오는 사진이면 관절에서 잘린 화면과 뼈 중간에서 잘린 화면도 비교해 본다.

프레임 속 프레임

프레임은 화면의 바깥 테두리에만 있지 않다. 창틀, 문틀, 거울, 아치, 나뭇가지 사이의 틈처럼 화면 안에 있는 사각형이나 테두리가 또 하나의 프레임 노릇을 할 수 있다. 이것을 프레임 속 프레임(Frame within a frame)이라고 한다. 안쪽 프레임은 세 가지 일을 한다. 시선을 그 안으로 모으고, 앞(틀)과 뒤(틀 너머)라는 깊이의 켜를 만들고, 보는 사람을 "틀 이쪽에서 들여다보는 사람"의 자리에 세운다.

다리 위에서 본 강 풍경. 화면 왼쪽과 아래, 위쪽을 나무 기둥과 난간, 비스듬한 손잡이가 사각형으로 둘러싸고 있다. 그 안에 강과 돛단배, 멀리 후지산이 보이고, 손잡이에 끈으로 매달린 거북이가 화면 오른쪽 가장자리에 걸려 있다.
그림 4. 우타가와 히로시게, 「후카가와 만넨바시」(『명소 에도 백경』 중), 1858. 다리의 기둥과 난간, 위쪽의 비스듬한 들통 손잡이가 화면 안에 또 하나의 사각형을 만들고, 그 틀 너머로 강과 멀리 작은 후지산이 보인다. 손잡이에 매달린 거북이는 화면 오른쪽 가장자리에 걸려 몸 일부가 잘려 있다. 가까운 틀과 먼 풍경 사이의 크기 차이가 깊이를 만든다. 거북이는 방생 풍습과 관련된 것으로 흔히 설명된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목판화(종이에 먹과 채색).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히로시게는 『명소 에도 백경』(One Hundred Famous Views of Edo, 1856–58) 연작의 여러 장에서 이런 화면을 썼다. 화면 앞쪽에 커다란 사물(나뭇가지, 기둥, 새, 등롱)을 가장자리에서 잘린 채 크게 두고, 그 사이로 먼 풍경을 작게 보여 준다. 반 고흐가 이 연작의 몇 장을 유화로 베껴 그린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앞에서 본 드가의 거울도 같은 장치다. 사진과 영화에서도 문틀과 창틀은 가장 흔한 안쪽 프레임이다.

아래 비교 그림은 서윤이 찍은 책방 E 쇼윈도 장면을 두 가지로 자른 것이다. 왼쪽은 창 안쪽만, 오른쪽은 창틀까지 넣었다. 경계선을 끌어 비교한다.

창 안쪽만 자르면 진열이 화면을 꽉 채워 물건 하나하나가 크게 보인다. 창틀까지 넣으면 진열이 짙은 틀 안에 들어가 하나의 덩어리로 읽히고, 보는 사람은 길에서 창을 들여다보는 자리에 선다.

안쪽 프레임도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틀이 너무 두꺼우면 화면 대부분이 틀이 되어 답답해지고, 안쪽 프레임이 바깥 프레임과 거의 겹치면 있으나 마나 한 테두리가 된다. 안쪽 프레임의 변이 바깥 프레임의 변에 닿을락 말락 하면 앞 절의 접선 문제가 그대로 생긴다. 아래에서 문틀을 옮기고 크기를 바꿔 본다.

SIMULATOR

문틀 너머의 골목

문틀을 끈다
안쪽 화면 / 전체—
골목의 사람—
두 프레임의 관계—
해볼 것: ① 처음 화면에서 문틀 너머 사람에게 눈이 곧장 가는지 본다. 밝은 안쪽과 어두운 벽의 명도 대비가 틀의 힘을 키운다. "안쪽 프레임 없애기"를 켜면 같은 사람이 넓은 골목의 작은 점이 된다. ② 넓이를 4%까지 줄인다. 열쇠 구멍으로 엿보는 화면이 된다. 긴장은 크지만 무엇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 ③ 넓이를 90% 가까이 올린다. 틀이 화면 테두리에 붙어 가는 띠가 되고, 있으나 마나 한 프레임이 된다. ④ 문틀을 옮겨 변이 바깥 가장자리에 닿게 해 본다. 접선이 생긴다. 사람이 문틀 밖으로 나가게 옮기면 벽에 가려진다. (넓이는 바깥 화면에 대한 안쪽 화면의 비율이다. 판정은 이 장이 정한 단순한 기준이다.)

안쪽 프레임이 잘 일하는 조건을 정리하면, 틀 안이 바깥보다 밝거나 선명해 명도 대비가 있고(ColorBook 6장), 틀 너머에 볼 것이 분명하며, 틀의 변이 바깥 프레임과 확실히 떨어져 있거나 확실히 잘려 있을 때다. 쇼윈도는 그 자체로 거리에서 보는 사람에게 프레임 속 프레임이다. 창틀은 진열을 감싸는 액자이고, 사람은 그 앞에 멈춰 서서 들여다본다.

그림과 사진, 화면의 프레임

프레임을 다루는 태도는 매체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1908–2004)은 구도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 뷰파인더 안에서 완성되어야 한다고 보고, 나중에 사진을 잘라 고치는 것을 대체로 꺼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인화에 필름 테두리를 함께 남긴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이런 태도와 함께 전해진다. 반대로 잡지와 신문의 편집자들은 사진을 지면에 맞춰 자르는 것을 일상적으로 했다. 두 태도는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프레임을 정하는 순간을 언제로 보느냐의 차이다.

영화는 화면 비율 자체가 역사를 가진다. 1930년대 유성 영화는 1.37:1에 가까운 화면을 표준으로 썼고, 1950년대에 텔레비전과 경쟁하면서 훨씬 넓은 화면들이 등장했다. 넓은 화면은 풍경과 군중을 담기 좋은 대신, 두 사람의 대화를 가까이 잡으면 양옆이 비어 버린다. 감독들은 그 빈 옆자리에 다른 인물이나 창, 문을 놓아 화면을 채우는 법을 익혔다. 요즘은 같은 영상을 가로 화면과 세로 휴대폰 화면 모두에 내보내야 하는 일이 많아, 촬영할 때부터 두 비율 모두에서 주인공이 잘리지 않을 안전 영역을 정해 두기도 한다.

그림은 사진과 달리 프레임을 먼저 정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캔버스는 규격품이 많아서 화가는 장면을 캔버스 비율에 맞춰 짠다. 한국의 병풍은 여러 폭이 이어진 넓은 화면이면서 동시에 폭마다 나뉜 작은 화면이기도 해서, 한 폭씩 볼 때와 펼쳐 놓고 볼 때 다른 구도로 읽힌다. 책의 펼침면도 비슷하다. 가운데 접히는 선이 화면을 둘로 나누는 안쪽 프레임이 되므로, 중요한 얼굴이나 글자를 그 선 위에 두지 않는다.

넓게 찍고, 가장 좁은 비율부터 확인한다 여러 비율로 쓸 사진을 찍는 디자이너들은 흔히 주인공 둘레에 여유를 넉넉히 두고 찍는다. 나중에 1:1, 4:5, 16:9로 잘라도 주인공이 잘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자를 때는 가장 좁은 비율(대개 세로 화면)부터 정한다. 가장 좁은 화면에 주인공이 편하게 들어가면 넓은 비율은 옆을 더할 뿐이지만, 반대 순서로 하면 넓은 화면에서 좋던 배치가 세로 화면에서 잘려 나간다. SNS와 웹의 미리보기는 올린 사진을 또 한 번 잘라 보여 주는 경우가 많고 그 규격은 자주 바뀌므로, 올리기 전에 미리보기 화면을 꼭 확인한다.
휴대폰 한 장면, 네 비율 집이나 동네에서 장면 하나를 골라(창가의 화분, 골목, 책상 위 정물) 같은 자리에서 휴대폰 카메라의 비율 설정을 바꿔 가며 1:1, 4:3, 16:9, 세로 화면으로 한 장씩 찍는다. 찍을 때마다 비율에 맞춰 반 걸음 옮기거나 몸을 낮추는 등 구도를 다시 잡는다. 그다음 4:3 사진 한 장을 골라 편집 앱에서 나머지 비율로 잘라, 처음부터 그 비율로 찍은 사진과 나란히 놓는다. 어느 쪽이 더 자연스러운지, 잘라 낸 사진에서 무엇이 아쉬운지(가장자리에 걸린 물건, 모자라는 화소) 적어 본다.

한 장면, 네 개의 프레임

이 장의 도구를 한데 모은다. 아래는 서윤이 책방 E 겨울 쇼윈도를 휴대폰으로 찍은 4:3 사진(4,032×3,024 화소)을 이 책이 다시 그린 것이다. 위에는 가게 간판, 가운데에는 짙은 창틀 안의 진열(뒤쪽 책장, 가운데 표지를 보이게 세운 책들과 빨간 표지 한 권, 귤 그릇, 작은 등), 왼쪽에는 지나가는 손님, 오른쪽에는 출입문이 있다. 이 한 장을 웹 배너(16:9), SNS 정사각형(1:1), SNS 세로(4:5), A2 포스터(1:√2 세로)로 잘라야 한다. 위의 버튼으로 자를 비율을 고르고, 사진 위에서 그 상자를 끌어 옮기고, 슬라이더로 크기를 바꾼다. 아래 칸에 네 결과가 나란히 보인다.

SIMULATOR

쇼윈도 사진을 네 비율로

고른 상자를 끈다
고른 상자의 화소—
담긴 것—
점검—
해볼 것: ① "모두 가운데로"를 누르고 웹 16:9를 본다. 가운데로 자르면 간판이 빠지면서 간판의 아래 끝선이 화면 위 가장자리에 닿을락 말락 걸린다. 상자를 위로 올려 간판을 넣으면 이번에는 창턱과 문이 잘린다. 16:9의 높이(사진 높이의 75%)로는 간판과 창 전체를 여유 있게 함께 담을 수 없다. 무엇을 버릴지 골라야 한다. ② SNS 1:1과 4:5에서 상자를 줄여 창틀 안으로 들어가 본다. 창틀을 버리면 진열의 물건이 크게 보이고, 창틀을 남기려면 손님이나 문이 가장자리에 걸린다. ③ 포스터 A2에서 손님의 발목이나 무릎에 아래 변이 걸리지 않는지, 등이 가장자리에 닿지 않는지 본다. ④ 상자를 30%까지 줄이고 화소를 본다. 웹이나 SNS에서 흔히 쓰는 크기(가로 1,920 화소, 1,080 화소)보다 작아지면 경고가 뜬다. ⑤ "서윤의 선택"을 눌러 케이스의 결과를 확인한다. (점검 기준은 앞 시뮬레이터들과 같다: 가장자리와 1.5% 안쪽이면 접선, 10% 미만이 잘리면 "살짝 잘림". 사람은 8등신 비례로 관절을 따진다. 포스터의 ppi는 A2 가로 420 mm 기준이다.)

네 비율을 함께 놓아 보면, 한 장면을 여러 비율로 쓴다는 것은 "같은 사진을 네 번 자른다"가 아니라 "네 장의 다른 그림을 고른다"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넓은 웹 화면은 창 전체를 프레임 속 프레임으로 남길 수 있지만 간판과 창을 함께 담기 어렵다. 정사각형과 4:5는 창 전체를 담으려면 양옆에 손님과 문이 걸리고, 창 안으로 들어가면 창틀을 잃는 대신 물건이 커진다. 세로 포스터는 화소가 가장 많이 줄어든다. 각 선택에는 대가가 있고, 그 대가를 알고 고르는 것이 이 장의 목표다.

서윤의 작업 노트

CASE 서윤작업 노트 · 11장

한 장의 쇼윈도 사진, 네 장의 그림

진열을 세 켜(6장)와 박자(8장)로 정리한 뒤, 서윤은 해 질 무렵 길 건너편에서 쇼윈도를 휴대폰으로 찍었다. 4:3, 4,032×3,024 화소. 주인은 이 사진을 웹사이트 첫 화면, SNS 정사각형과 세로 게시물, 그리고 연말 낭독회 포스터의 큰 면(지금까지의 등불 그림 자리)에 모두 쓰고 싶어 했다. 서윤은 처음에 네 비율을 모두 사진 가운데에서 잘랐다. 웹 배너는 간판이 빠지면서 간판의 아래 끝선만 화면 위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렸고, 정사각형은 지나가던 손님의 등 한 조각이 왼쪽 끝에 가늘게 남고 문틀 선이 오른쪽 가장자리와 겹쳤고, 포스터는 작은 등이 오른쪽 끝에서 어중간하게 잘렸다.

도경은 L자 종이 두 장을 사진 출력물 위에 대 보며 말했다. "가운데에서 자르는 건 자른 게 아니야. 버릴 걸 고르지 않은 거지." 두 사람은 이 장의 계산부터 했다. 4:3 사진에서 가장 크게 자르면 16:9와 1:1은 넓이의 75%, 4:5는 60%, A2 세로(1:√2)는 53%가 남는다. 16:9의 높이는 사진 높이의 75%인데, 간판 위 끝부터 창턱 아래 끝까지 여유를 두고 담으려면 81% 이상이 필요했다. 16:9로는 둘 다 가질 수 없다는 뜻이었다.

서윤은 비율마다 무엇을 남길지 하나씩 정했다. 웹 16:9는 간판을 버리고 창 전체를 남겨 짙은 창틀을 프레임 속 프레임으로 쓴다. 정사각형과 4:5는 창틀 안으로 들어가 빨간 표지의 책과 작은 등만 남긴다. 포스터는 간판과 진열 가운데를 남기고 창틀 양옆을 버린다. 그리고 모든 비율에 같은 점검을 했다. 주인공(빨간 표지)은 온전히, 가장자리와 닿을락 말락 한 물건이나 선은 없게, 지나가는 손님은 완전히 빼거나 관절이 아닌 곳에서 자른다.

비율자른 범위(사진 폭·높이에 대한 비율)화소남긴 것 · 버린 것
웹 16:9가로 0~1, 세로 0.135~0.8854,032×2,268창 전체(창틀이 안쪽 프레임) · 간판 버림, 손님은 정강이 아래에서 잘림
SNS 1:1가로 0.42~0.795, 세로 0.20~0.701,512×1,512빨간 표지 책과 등 · 창틀, 간판, 손님, 귤 그릇 버림
SNS 4:5가로 0.455~0.791, 세로 0.185~0.7451,355×1,693빨간 표지 책과 등, 위아래 여유 · 창틀 버림
포스터 A2가로 0.26~0.79, 세로 0~12,138×3,024간판, 진열 가운데, 귤 그릇 · 창틀 양옆, 손님, 문 버림

마지막 줄에서 문제가 하나 남았다. 포스터용으로 자른 2,138 화소를 A2 가로 420 mm에 펼치면 약 129 ppi다. 멀리서 보는 포스터에 흔히 쓰는 150 ppi 안팎에도 못 미친다. 서윤은 포스터용 사진은 자르지 않고 같은 자리에서 휴대폰을 세워 다시 찍기로 했다. 세로 4:3(3,024×4,032)에서 A2 비율로 자르면 2,851×4,032 화소, A2에서 약 172 ppi가 된다. 도경은 "결국 제일 좁은 화면은 처음부터 그 화면으로 찍는 거네"라며 자기 스케치북 첫 장에 연필로 그어 둔 여러 비율의 네모를 보여 주었다.

이 장에서 정한 것비율별 자르기 규칙. ① 가장 좁은 비율부터 정하고, 크게 쓸 비율(포스터)은 처음부터 그 방향으로 찍는다. ② 웹 16:9: 간판 대신 창 전체를 남겨 창틀을 안쪽 프레임으로 쓴다. ③ SNS 1:1·4:5: 창틀 안으로 들어가 빨간 표지 책을 주인공으로 남긴다. ④ 포스터 A2: 간판과 진열 가운데를 남기고 세로로 다시 찍은 사진에서 자른다(약 172 ppi). ⑤ 모든 비율 공통: 주인공은 온전히, 가장자리와 1.5% 안쪽으로 닿는 물건·선은 없게, 사람은 빼거나 관절이 아닌 곳에서 자른다. 범위는 서윤의 선택이며, 다른 선택(예: 웹에서 간판을 남기고 창턱을 과감히 자르기)도 함께 기록해 둔다.
아직 남은 문제자른 사진 위에 행사 제목, 날짜, 메뉴 같은 글자를 어디에 둘지 정하지 않았다. 웹 16:9 사진은 휴대폰 화면에서는 다른 비율로 보이고, 포스터에는 사진 말고도 들어갈 정보가 많다.
다음 단계12장: 웹 첫 화면과 낭독회 포스터를 위계·정렬·무리로 구성한다.

핵심 정리

  1. 프레임은 화면의 범위를 정하는 경계이고, 자르기는 그 경계를 다시 정하는 일이다. 프레임이 바뀌면 대상은 그대로여도 주인공, 균형, 여백, 이야기가 함께 바뀐다.
  2. 화면 비율은 담을 수 있는 것과 잃는 방향을 정한다. 원본 비율 \(R\)에서 비율 \(r\)로 가장 크게 자르면 넓이의 \(\min(r,R)/\max(r,R)\)이 남는다. 넓은 비율은 위아래를, 좁은 비율은 양옆을 버린다.
  3. 가장자리에 가까운 형은 긴장을 받고, 가장자리나 다른 형에 닿을락 말락 하면 눈이 그 점에 걸린다(접선). 처방은 확실히 떼거나 확실히 겹치거나 자르는 것이다.
  4. 사람은 관절(목, 팔꿈치, 손목, 무릎, 발목)이 아니라 뼈의 중간에서 자르는 것이 관례다. 관례를 깨는 자르기는 의도가 분명할 때 힘이 있다.
  5. 창틀, 문틀, 거울 같은 프레임 속 프레임은 시선을 모으고 깊이의 켜를 만든다. 틀이 너무 두껍거나 바깥 프레임과 닿으면 효과가 사라진다.
  6. 자르면 화소도 줄어든다. 여러 비율로 쓸 장면은 넉넉히 찍고 가장 좁은 비율부터 정하며, 크게 인쇄할 비율은 처음부터 그 비율로 찍는다.

확인 퀴즈

1. 4,032×3,024 화소(4:3)의 사진을 넓이를 최대한 살려 4:5 세로로 자르려 한다. 남는 넓이의 비율과 잃는 방향으로 맞는 것은?

4:5(0.8)는 4:3(1.333)보다 좁은 비율이라 세로를 꽉 채우고 양옆을 자른다. 남는 넓이는 0.8 ÷ 1.333 = 0.60이다. 가로는 3,024 × 0.8 ≈ 2,419 화소가 남는다. 75%는 1:1이나 16:9로 자를 때의 값이다.

2. 정물 사진에서 귤 하나의 윤곽이 화면 오른쪽 가장자리에 닿을락 말락 걸려 있다. 이 장의 처방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닿을락 말락 하는 접선이 문제이므로 거리를 분명하게 만든다. 확실히 떼거나 확실히 자른다. 한 점에서 만나게 하는 것은 접선 그 자체이고, 몇 퍼센트만 살짝 자르면 실수처럼 보인다. 색을 바꿔도 윤곽이 스치는 문제는 그대로다.

3. 서 있는 사람의 인물 사진을 세로로 자르려 한다. 사진과 초상화에서 흔히 따르는 관례에 가장 가까운 아래 변의 위치는?

관절(목, 팔꿈치, 손목, 무릎, 발목)에서 자르면 몸이 그 자리에서 끊긴 것처럼 보이기 쉬워, 정강이·허벅지·가슴의 중간에서 자르는 것이 관례다. 실험으로 확인된 법칙은 아니지만 오래 쓰인 요령이고, 의도가 분명하면 깰 수 있다.

4. 히로시게의 「후카가와 만넨바시」에서 다리의 기둥과 난간, 들통 손잡이가 화면 안에 사각형을 만든다. 이런 프레임 속 프레임이 하는 일로 이 장의 설명과 거리가 먼 것은?

안쪽 프레임은 시선을 모으고, 앞뒤 깊이의 켜를 만들고, 보는 사람의 자리를 정한다. 바깥 화면의 비율은 종이 규격이 정하는 것이지 화면 안의 틀이 바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