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과 피드백
밤 열한 시, 도경은 불을 끈 침실에서 「E 라이트」 시제품을 머리판에 집고 책을 펼쳤다. 등을 켜려고 몸통을 더듬었지만 매끈한 표면 어디가 버튼인지 손끝으로는 알 수 없었다. 겨우 찾아 누르자 불이 들어왔고, 조금 어둡게 하려고 다시 눌렀더니 꺼졌다. 세 번을 더 누르고서야 원하는 밝기가 되었는데, 그 사이 옆에서 자던 사람이 뒤척였다. 버튼 하나가 문제였다. 어디 있는지, 눌렸는지, 지금 무슨 상태인지 말해 주지 않는 버튼이었다. 이 장은 손과 물건이 주고받는 짧은 대화를 설계하는 법을 다룬다.
- 버튼·스위치·노브·슬라이더가 각각 무엇을 손에 알려 주는지(상태가 보이는가, 되돌릴 수 있는가) 구분한다.
- 힘–변위 곡선으로 클릭감을 읽고, 최고 힘과 클릭비를 바꿔 느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본다.
- 손끝으로 찾는 형태(오목·볼록·평평)가 찾기 쉬움과 잘못 눌림 사이에서 어떤 거래를 하는지 안다.
- 조작 장치의 배치가 대상의 배치를 닮는 자연스러운 매핑을 설계하고, 그렇지 않을 때 실수가 어떻게 생기는지 확인한다.
- 버튼 하나에 기능을 여럿 넣을 때 상태 기계로 그려 보고, 길게 누르기의 판정 시간이 실수를 어떻게 바꾸는지 계산한다.
- 빛·소리·촉각 피드백을 상황에 맞게 고르고, 실수를 형태로 막는 포카요케를 설명한다.
손과 물건의 대화
물건을 조작하는 일은 짧은 대화다. 손이 무언가를 하고(조작), 물건이 대답하고(피드백), 사람은 그 대답을 보고 다음 행동을 정한다. 미국의 인지과학자 도널드 노먼(Donald Norman)은 이 대화에서 사람이 겪는 두 가지 어려움을 이름 붙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지 알기 어려운 실행의 간극(Gulf of execution)과, 물건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기 어려운 평가의 간극(Gulf of evaluation)이다(Norman,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개정판 2013, 초판은 1988년 「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 좋은 조작 장치는 두 간극을 모두 좁힌다. 손이 해야 할 일을 형태가 알려 주고, 한 일의 결과를 바로 돌려준다.
조작 장치는 종류마다 손에게 주는 정보가 다르다. 어떤 것은 지금 상태를 형태로 보여 주고, 어떤 것은 보여 주지 않는다.
노먼이 "자연스러운 설계"의 요소로 꼽은 것을 이 장의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 주는 시그니파이어(Signifier)(누를 곳을 알리는 오목한 면, 돌릴 수 있음을 알리는 홈), 조작과 결과를 잇는 매핑(Mapping), 결과를 알려 주는 피드백(Feedback), 그리고 잘못된 행동을 애초에 할 수 없게 하는 제약(Constraint)이다. 서윤의 독서등은 버튼 하나뿐이지만 이 네 가지가 모두 걸려 있다.
딸깍의 정체: 힘–변위 곡선
좋은 버튼은 누를 때 "딸깍" 하고 손끝에 신호를 준다. 이 느낌은 소리나 기분이 아니라 힘의 모양에서 나온다. 버튼을 누르는 깊이(변위)에 따라 손가락이 받는 반발력을 그린 것이 힘–변위 곡선(Force–travel curve)이다. 작은 제품의 버튼 안에는 흔히 얇은 금속이나 고무로 된 둥근 판, 택트 돔(Tactile dome)이 들어 있다. 돔을 누르면 처음에는 반발력이 점점 커지다가, 어느 깊이에서 돔이 뒤집히듯 꺼지며 힘이 갑자기 줄어든다. 이 힘의 낙차를 손끝이 "딸깍"으로 느낀다. 돔이 꺼진 직후 회로가 닫히고, 바닥에 닿으면 힘이 다시 급히 오른다.
곡선을 읽는 숫자는 셋이다. 가장 큰 반발력인 최고 힘, 꺼진 뒤의 최저 힘, 그리고 낙차를 최고 힘으로 나눈 클릭비(Click ratio, Snap ratio)다.
아래 곡선의 점을 끌어 최고 힘과 최저 힘, 이동 거리를 바꿔 본다. 위의 단추로 대표적인 세 가지 버튼을 불러올 수 있다.
클릭감 편집기
클릭비가 크다고 늘 좋은 것은 아니다. 낙차가 너무 크면 버튼이 "툭" 꺼지는 느낌이 들고, 최저 힘이 너무 작으면 손을 뗀 뒤 버튼이 늦게 올라오거나 걸린 채로 남는다. 최고 힘도 마찬가지다. 너무 작으면 스치기만 해도 눌리고, 너무 크면 손끝이 아프다. 작은 기기의 버튼에는 대략 몇 뉴턴 안팎의 돔이 흔히 쓰이고, 제조사 자료표는 최고 힘, 이동 거리, 클릭비, 수명(눌림 횟수)을 함께 적는다. 디자이너가 고르는 것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곡선의 모양이다.
회전 노브에도 같은 원리가 있다. 노브가 일정한 각도마다 살짝 걸리는 느낌을 디텐트(Detent)라고 한다. 걸림마다 힘이 올랐다가 떨어지는 작은 곡선이 반복되는 것이다. 디텐트는 "한 칸 돌렸다"는 피드백이 되고, 손을 떼도 노브가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 음량처럼 연속적인 양에는 걸림이 없거나 촘촘한 노브가, 모드 선택처럼 몇 가지 중 하나를 고르는 데는 걸림이 분명한 노브가 어울린다.
손끝으로 찾는 버튼
버튼은 먼저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밝은 곳에서는 눈이 찾지만, 침실의 어둠 속에서는 손끝이 찾는다. 손끝은 높이 차이와 기울기와 모서리를 아주 잘 느낀다. 그래서 어둠에서 쓰는 버튼은 눈이 아니라 손끝을 위한 시그니파이어가 필요하다. 표면보다 솟은 볼록한 버튼, 표면과 같은 높이의 평평한 버튼, 표면보다 들어간 오목한 버튼을 비교해 본다.
아래 그림은 어둠 속에서 손끝이 버튼 근처에 처음 닿은 자리 200곳을 찍은 것이다. 손끝이 버튼을 "한 번에 찾았다"는 것은 첫 닿은 자리에서 버튼의 모서리나 기울기를 느끼고 버튼 위로 미끄러져 들어갔다는 뜻이다. 그런데 찾기 쉬운 것만 좋은 것은 아니다. 클립을 물리려고 몸통을 쥘 때 버튼이 잘못 눌리면 안 된다.
어둠 속에서 버튼 찾기
오목한 버튼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이유는 형태가 두 가지 일을 하기 때문이다. 둘레의 턱은 "여기에 무언가 있다"는 신호가 되고, 안쪽의 기울기는 손끝을 가운데로 미끄러뜨린다. 그러면서 표면보다 낮아 우연히 스치는 손가락에는 닿지 않는다. 엘리베이터와 현금 인출기의 버튼에 점자나 돌기가 있는 것, 키보드의 F와 J 키에 작은 돌기가 있는 것도 같은 생각이다. 형태로 정보를 싣는 것을 형태 부호화(Shape coding)라고 한다. 버튼이 여럿인 제품은 버튼마다 모양이나 질감을 다르게 해서 손끝이 구별하게 할 수 있다.
매핑: 손잡이와 대상의 배치
조작 장치가 여럿이면 "어느 것이 무엇을 움직이는가"가 문제다. 조작 장치와 그것이 움직이는 대상 사이의 대응을 매핑이라고 하고, 조작 장치의 배치가 대상의 배치를 닮아서 따로 배우지 않아도 대응을 알 수 있는 것을 자연스러운 매핑(Natural mapping)이라고 한다. 고전적인 예가 가스레인지다. 화구 네 개가 앞뒤 두 줄로 놓였는데 손잡이 네 개는 앞쪽에 한 줄로 늘어서 있다면, 맨 왼쪽 손잡이가 왼쪽 앞 화구인지 왼쪽 뒤 화구인지 알 수 없다.
화구와 손잡이의 배치에 따라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하게 손잡이를 고르는지는 1950년대에 이미 실험되었다. 채퍼니스와 린덴바움은 네 가지 배치를 비교해, 손잡이 배치가 화구 배치와 공간적으로 대응할수록 실수가 적고 반응이 빠르다는 것을 보였다(Chapanis & Lindenbaum, 「A reaction time study of four control-display linkages」, Human Factors, 1959). 아래 가스레인지에서 손잡이를 끌어 배치를 바꾸고, 가상의 사용자에게 40번 불을 켜게 해 본다.
손잡이 배치와 실수
표시를 붙이는 것은 매핑의 실패를 글로 메우는 일이다. 표시는 도움이 되지만, 사람은 급할 때 표시를 읽지 않고 배치를 믿는다. 노먼이 "표시가 필요한 문은 잘못 설계된 문"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도 같은 이야기다. 배치 자체가 대응을 말해 주면 표시가 없어도 맞힌다.
매핑에는 배치 말고 방향도 있다. 노브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양이 늘고, 슬라이더를 위나 오른쪽으로 밀면 늘고, 레버를 올리면 켜진다는 기대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방향 관습(Population stereotype)이다. 다만 관습은 문화와 분야에 따라 다르다. 수도꼭지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 여는 것이 흔하고, 벽 스위치를 위로 올려 켜는지 아래로 내려 켜는지는 나라마다 다르다. 관습을 거스르는 방향은 사용자가 바쁘거나 어둡거나 긴장했을 때 실수를 부른다.
버튼 하나, 기능 여럿: 상태 기계
버튼이 하나뿐인데 기능이 여럿이면 버튼의 의미는 지금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짧은 누름이 꺼진 상태에서는 "켜기", 켜진 상태에서는 "끄기"가 된다. 이렇게 상태와 입력에 따라 다음 상태가 정해지는 규칙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상태 기계(State machine)다. 원은 상태, 화살표는 입력에 따른 이동이다. 상태 기계로 그려 보면 숨은 문제가 드러난다. 화살표가 너무 많거나, 사용자가 지금 어느 원에 있는지 알 수 없거나, 같은 입력이 원마다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곳이다.
같은 입력이 상태에 따라 다른 일을 하는 것을 모드(Mode)라고 하고, 사용자가 지금 모드를 잘못 알고 조작해 생기는 실수를 모드 오류(Mode error)라고 한다. 버튼 하나짜리 제품은 모드를 피할 수 없으니, 모드를 적게 두고 사람이 상태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래에서 세 가지 규칙을 비교한다. 오른쪽(좁은 화면에서는 아래) 상태 그림의 버튼을 직접 짧게, 길게 눌러 볼 수 있다.
버튼 하나의 규칙
세 규칙의 차이는 버튼의 문제가 아니라 상태 기계의 문제다. A는 규칙이 하나라 배우기 쉽지만, 원하는 상태로 가는 길이 하나뿐이어서 엉뚱한 상태를 거쳐 간다. B는 입력을 두 종류로 늘린 대신 상태가 둘(꺼짐, 켜짐)뿐이고, 밝기는 켜진 상태 안의 연속적인 양이 되었다. C는 기능 하나를 더 얻는 대가로 판정이 하나 더 늘었고, 그 판정이 모든 짧은 누름을 느리게 만들었다. 입력을 구분하는 규칙(짧게와 길게의 경계, 두 번 누르기의 창)은 사람 손의 흔들림 위에 그어진 선이라, 선 근처에서 반드시 실수가 생긴다. 판정이 적을수록 선도 적다.
피드백: 빛, 소리, 손끝
피드백은 "당신이 한 일을 받았다"는 대답이다. 대답이 없거나 늦으면 사람은 다시 누르고, 두 번 눌린 것이 또 다른 실수를 만든다. 얼마나 빨라야 "바로"인가에 대해서는 오래된 기준이 있다. 컴퓨터의 응답 시간을 다룬 밀러의 1968년 논문 이후 흔히 인용되는 경험칙으로, 약 0.1초 안의 반응은 내가 직접 일으킨 즉각적인 결과로 느껴지고, 약 1초 안이면 기다렸다는 느낌은 들어도 생각의 흐름이 끊기지 않으며, 그보다 길면 사람은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거나 다시 시도한다(Miller, 「Response time in man-computer conversational transactions」, 1968). 물리적인 버튼은 0.1초 안에 대답하는 것이 기본이다.
대답하는 통로도 고른다. 빛(표시등, 등 자체의 밝기 변화), 소리(딸깍, 삐 소리), 손끝(돔의 딸깍, 진동). 통로마다 누가 받는지가 다르다. 빛은 보고 있는 사람에게, 소리는 방 안의 모두에게, 손끝의 딸깍은 누른 사람에게만 간다. 아래에서 상황을 고르고 피드백 통로를 켜고 끄며, 대답이 늦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본다.
어둠 속의 피드백
④에서 보듯 손끝의 딸깍에는 특별한 장점이 있다. 전자 회로가 아니라 돔이 꺼지는 순간에 기계적으로 생기므로, 회로가 아무리 늦게 반응해도 "눌렸다"는 대답만은 즉시 온다. 그래서 회로가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는지(켜졌는지, 밝기가 끝에 닿았는지)는 등 자체의 빛으로 알리고, "눌렸다"는 사실은 손끝으로 알리는 식으로 통로를 나눌 수 있다. 독서등에서는 등 자체가 가장 큰 표시등이다. 읽는 사람은 책 위의 빛을 보고 있으니, 밝기가 끝에 닿았을 때 빛을 한 번 살짝 깜빡이는 것만으로도 별도의 표시등 없이 대답이 된다.
실수를 막는 형태: 포카요케
사람은 실수한다. 피곤하거나, 어둡거나, 서두르거나, 처음 보는 물건일 때 더 그렇다. 실수를 사람의 주의력으로 막으려 하면 언젠가 실패한다. 그래서 형태가 실수를 막게 한다. 도요타 생산 방식에 깊이 관여한 일본의 산업공학자 신고 시게오(新郷重夫)는 조립 작업자의 실수를 장치와 형태로 막는 방법을 포카요케(Poka-yoke, 실수 방지)라는 이름으로 정리했다(Shingo, 「Zero Quality Control: Source Inspection and the Poka-yoke System」, 영어판 1986). 한쪽만 맞는 부품, 틀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지그 같은 것이다. 노먼은 같은 생각을 사용자 쪽에서 강제 기능(Forcing function)이라고 불렀다.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없게 하는 제약이다.
실수를 다루는 형태에는 두 방향이 있다. 하나는 틀린 방향을 아예 못 하게 막는 것, 다른 하나는 어느 방향으로 해도 맞게 만드는 것이다. 위험한 것은 그 사이, 틀린 방향으로도 끼워지는데 결과가 틀리는 형태다. 아래 네 가지 끼우는 부품을 비교한다.
한쪽으로만, 아니면 어느 쪽으로든
USB-C의 위아래 대칭 설계는 "어느 쪽으로 해도 맞게" 쪽의 좋은 예다. USB-A처럼 한 방향만 맞는 커넥터를 쓰던 시절, 많은 사람이 플러그를 넣다가 막히면 뒤집고, 또 막히면 다시 뒤집었다. USB-C 규격(USB Implementers Forum, 2014)은 플러그를 뒤집어 끼워도 동작하도록 정해 이 실수를 없앴다. 반대로 "한쪽으로만" 쪽은 비대칭이 분명해야 효과가 크다. 키 홈 덮개는 틀린 방향을 막을 뿐 아니라, 비대칭 자체가 맞는 방향을 알려 주는 시그니파이어가 된다. 막는 형태와 알려 주는 형태가 하나다.
최악은 대칭 덮개처럼 틀린 방향이 조용히 받아들여지는 경우다. 막히는 실수는 사용자가 바로 알고 고친다. 조용한 오류는 "고장 났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배터리를 갈아 끼운 사람이 등이 켜지지 않는 것을 보고 새 배터리가 불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직접 여는 부분(배터리 칸, 충전 단자, 교체 부품)에는 이런 조용한 오류가 생길 자리가 없는지 하나씩 확인한다.
서윤의 여름 제품 노트
버튼 하나에 세 가지를 넣으려다
서윤의 첫 계획은 버튼 하나로 켜기, 밝기, 색온도를 모두 다루는 것이었다. 짧게 누르면 켜고 끄기, 길게 누르면 밝기, 두 번 누르면 따뜻한 빛과 흰 빛 사이를 바꾼다. 화면을 디자인하던 습관대로 기능 목록을 먼저 채운 것이다. 시제품의 회로에 이 규칙을 넣고 도경에게 일주일 동안 침실에서 써 달라고 부탁했다.
도경의 메모는 짧았다. "켜려고 눌렀는데 한참 뒤에 켜짐. 두 번 누른 게 꺼졌다 켜짐으로 됨. 어두운데 버튼이 어디 있는지 모름. 옆 사람이 삐 소리에 깸." 첫 줄은 두 번 누르기 판정 창 때문에 짧은 누름이 늦게 처리된 것이고, 둘째 줄은 두 번 누르기가 창보다 느려 두 번의 짧은 누름으로 판정된 것이었다. 서윤은 세 가지 규칙을 상태 기계로 그려 보고, 가상 사용자로 실수를 세어 보았다. 색온도를 빼자 판정이 하나 줄었고, 짧은 누름이 기다릴 이유도 사라졌다.
버튼의 형태는 태오와 함께 정했다. 매끈한 몸통에 평평하게 묻힌 버튼은 어둠에서 찾을 수 없었고, 볼록하게 솟은 시안은 클립을 물리려고 몸통을 쥘 때마다 불이 켜졌다. 오목한 버튼은 둘레의 턱으로 찾고 가운데로 손끝이 미끄러져 들어갔다. 버튼 위치는 클립 손잡이에서 멀리, 몸통 윗면으로 옮겼다. 마지막은 피드백이었다. 삐 소리는 뺐다. 손끝의 딸깍이 "눌렸다"를, 등 자체의 빛이 "무엇이 되었는지"를 알린다.
서윤의 선택은 "기능을 줄이고, 남은 기능을 확실하게"였다. 색온도는 버튼에서 빼고 하나로 고정하기로 했다. 고정할 색은 나중에 등머리의 확산판과 함께 정한다.
핵심 정리
- 조작은 손과 물건의 대화다. 좋은 조작 장치는 무엇을 할지(실행의 간극)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평가의 간극)를 모두 좁힌다. 로커·노브·슬라이더는 상태를 형태로 보여 주고, 누름 버튼은 보여 주지 않는다.
- 클릭감은 힘–변위 곡선의 낙차에서 나온다. 클릭비 = (최고 힘 − 최저 힘) ÷ 최고 힘. 너무 작으면 물렁하고, 최저 힘이 너무 작으면 버튼이 잘 돌아오지 않는다. 곡선은 덮개를 얹은 상태로 확인한다.
- 어둠에서 쓰는 버튼은 손끝을 위한 시그니파이어가 필요하다. 오목한 버튼은 턱으로 찾고 기울기로 이끌며, 표면보다 낮아 잘못 눌리지 않는다. 볼록한 버튼은 찾기 쉽지만 잘못 눌리기 쉽다.
- 조작 장치의 배치가 대상의 배치를 닮으면(자연스러운 매핑) 표시 없이도 맞힌다. 표시는 매핑의 실패를 메울 뿐 실수를 없애지 못한다. 방향 관습(시계 방향 = 증가 등)은 문화에 따라 다르다.
- 버튼 하나에 기능이 여럿이면 상태 기계로 그려 본다. 모드와 판정(길게, 두 번)이 늘수록 경계 근처의 실수가 는다. 판정 시간은 짧으면 오판이, 길면 기다림과 포기가 는다.
- 피드백은 0.1초 안에 오는 것이 기본이다(Miller 1968 이후의 경험칙). 빛은 보는 사람에게, 소리는 방 안의 모두에게, 손끝의 딸깍은 누른 사람에게만 간다. 상황에 맞는 통로를 고른다.
- 포카요케는 실수를 형태로 막는다. 한 방향만 맞게 하거나(키 홈), 어느 방향이든 맞게 한다(USB-C). 틀린 방향이 조용히 받아들여지는 형태는 피한다.
확인 퀴즈
1. 어떤 돔 스위치의 최고 힘이 2.5 N, 꺼진 직후의 최저 힘이 1.4 N이다. 클릭비와 그 의미로 알맞은 것은?
2. 화구가 앞뒤 두 줄로 네 개인 가스레인지에서 손잡이 네 개가 앞쪽에 한 줄로 나란히 있다. 잘못 켜는 실수를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3. 버튼 하나로 "짧게 = 켜기·끄기, 두 번 = 색 바꾸기"를 하는 등에서, 짧게 누를 때마다 등이 반 박자 늦게 켜진다는 불만이 나왔다. 가장 알맞은 설명은?
4. 배터리 칸 덮개가 앞뒤 대칭이라 거꾸로도 닫히는데, 거꾸로 닫으면 접점이 닿지 않아 등이 켜지지 않는다. 이 형태의 가장 큰 문제와 고치는 방향으로 알맞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