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

드로잉 실험실

한 장의 거리 풍경을 그리려면 앞 장들에서 따로 배운 것을 한꺼번에 정해야 한다. 어디서 볼지(눈높이), 얼마나 떨어져 볼지(소실점), 몇 시인지(해와 그림자), 누가 어디에 서 있는지(사람의 크기). 이 넷은 서로 묶여 있다. 눈높이를 바꾸면 사람들의 머리가 수평선에서 떨어지고, 소실점을 당기면 건물이 찌그러지며, 시각을 옮기면 어느 벽이 밝은지가 바뀐다. 이 장은 골목 모퉁이의 서점 한 채를 놓고 그 네 가지를 함께 움직여 보는 실험실이다. 펜을 들기 전, 연필 밑그림 단계에서 쓰는 도구다.

실험실 사용법

실험실의 장면은 서윤이 「골목 산책」의 표지로 그리는 책방 E의 외관이다. 두 골목이 만나는 모퉁이의 2층 건물로, 출입문과 둥근 간판이 있는 정면 벽은 남서쪽을, 옆면은 남동쪽을 향한다. 건물의 크기와 방향, 서윤이 선 자리, 그림 칸의 크기는 앞 장들에서 정한 값을 그대로 가져왔다(5장, 9장, 11장). 계산은 이 책 엔진의 핀홀 투시(ART.project)와 그림자 투영(ART.shadowPoint)을 쓴다.

패널은 결정의 순서대로 놓았다. 화가마다 순서는 조금씩 다르지만, 앞의 결정이 뒤의 결정을 묶는다는 점은 같다. 사람의 크기는 눈높이 없이 정할 수 없고, 그림자의 방향은 건물이 선 뒤에야 그을 수 있다.

① 눈높이수평선 · 4·11장 ② 소실점보는 거리 · 5장 ③ 상자건물 덩어리 · 7장 ④ 해와 그림자시각 · 8·9장 ⑤ 사람눈높이 법칙 · 11·13장 ⑥ 펜선 굵기·해칭 · 3·10장 연필 구조선(①~⑤)이 끝난 뒤에만 펜(⑥)을 든다
그림 1. 밑그림을 세우는 순서. 이 실험실은 ①부터 ⑤까지, 곧 연필 구조선의 단계를 다룬다. 각 칸의 장 번호는 그 결정을 처음 다룬 곳이다. 순서는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앞의 결정이 뒤를 묶는" 방향을 보여 준다. 현장에서는 사람을 먼저 보고 눈높이를 거꾸로 정하는 일도 흔하다.
모형이 하는 일과 못 하는 일 실험실의 건물은 상자 하나와 창, 처마, 간판으로 줄인 모형이다. 이웃 건물, 전선, 나무는 없고, 그림자는 바닥과 정면 벽에만 떨어진다. 해의 위치는 9장과 같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일반 계산식으로 구했고 정확도는 대략 0.5° 안쪽이다. 실험실이 정해 주는 것은 "구조선이 서로 맞는가"까지다. 어느 선을 강조하고 어디를 비워 둘지는 여전히 그리는 사람의 몫이다.

눈높이 패널: 수평선을 끈다

첫 결정은 눈높이다. 그림 속 수평선은 언제나 그리는 사람의 눈높이에 있다(4장). 아래 패널에서 파란 수평선의 손잡이를 위아래로 끈다. 모퉁이의 바닥과 건물의 크기는 그대로 두고 눈높이만 바뀌므로, 같은 자리에서 몸을 낮추거나 계단을 올라가며 보는 것과 같다. 사람 넷은 11장에서 서윤이 잰 단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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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패널

수평선 손잡이를 끈다
눈높이—
수평선(칸 아래에서)—
옥상—
사람들의 머리—
해볼 것: ① "서서 1.6 m"에서 사람들의 머리를 본다. 주인(168 cm)과 정 선생님(160 cm)의 머리는 멀고 가까움에 상관없이 수평선에 걸리고, 대학생(181 cm)의 머리는 조금 위로, 하율(128 cm)의 머리는 아래로 비켜난다. ② "앉아서 1.1 m"로 내린다. 수평선이 35 mm 높이로 내려가 모든 사람의 머리가 그 위로 솟는다. 올려다보는 그림이다. ③ "옥상 위 8 m"를 누르거나 손잡이를 끝까지 올린다. 눈높이가 7.2 m를 넘으면 옥상 윗면이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모두 수평선 아래로 내려간다. 그런데 수평선이 그림 칸 위쪽 끝 가까이 올라가 하늘이 거의 사라진다. 눈높이를 크게 바꾸면 그림 칸 안에서 건물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모퉁이 바닥의 높이 13.5 mm와 보는 거리 260 mm를 고정하고 눈높이를 바꾸는 핀홀 모형. 그림은 해가 16시에 있는 장면이다.)

사람들의 머리가 수평선과 어떤 관계인지만 보아도 그림의 눈높이를 거꾸로 읽을 수 있다. 서 있는 어른들의 머리가 모두 수평선 근처에 줄지어 있으면 서서 본 그림이고, 모두 수평선 아래에 있으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그림이다. 이 관계를 숫자로 만든 것이 다섯째 절의 눈높이 법칙이다.

소실점 패널: 간격이 곧 거리다

두 번째 결정은 두 소실점의 자리다. 모퉁이 건물을 2점 투시로 그릴 때, 두 소실점의 간격은 보는 거리를 정한다(5장). 정면 벽이 그림면과 이루는 각을 \(\theta\), 보는 거리를 \(d\)라 하면 왼쪽 소실점은 중심에서 \(d/\tan\theta\), 오른쪽은 \(d\tan\theta\)만큼 떨어지고, 둘의 곱은 언제나 \(d^2\)이다. 아래 패널은 이 관계를 거꾸로 써서, 끈 소실점의 자리에서 보는 거리를 구한다. 건물이 그림 칸에서 같은 높이로 보이도록 서 있는 자리(모퉁이까지 거리)도 함께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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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 패널

수평선 위의 소실점을 끈다
보는 거리—
모퉁이까지—
옥상 모서리 각—
가장 먼 곳의 시야각—
해볼 것: ① 처음 값(간격 2.5배, 30°)을 본다. 보는 거리 26 cm, 모퉁이에서 13.2 m 떨어진 자리이고, 옥상 모서리는 그림 위에서 130°로 펴진다. 그림의 가장 먼 곳도 시선에서 약 29°로 60° 시야 원 안이다. ② 간격을 0.83배로 줄인다. 5장에서 서윤이 처음 그린 스케치와 비슷하다. 모퉁이까지 5 m 남짓으로 다가서야 하고, 옥상 모서리가 90° 아래로 뾰족해지며, 칸의 좌우 끝이 시야 원 밖 54°까지 나간다. ③ 각을 10°나 80°로 돌린다. 한쪽 소실점은 종이 밖 멀리, 다른 쪽은 그림 칸 바로 옆으로 온다. 한 벽은 거의 정면, 다른 벽은 거의 옆으로 누운 1점 투시에 가까워진다. (핀홀 투시, 시선은 수평. 모퉁이를 그림 칸 가운데, 수평선을 아래에서 45 mm에 고정했다. 60° 원은 왜곡을 피하는 관습적인 기준이고 법칙은 아니다.)

간격을 넓힐수록 그림은 덜 찌그러지지만 소실점이 종이 밖으로 나가 다루기 어려워진다. 서윤이 5장에서 왼쪽 소실점(칸 밖 330 mm)을 찍지 않고 비례 사다리로 대신한 이유다. 어느 쪽이 옳은 것은 아니다. 일부러 소실점을 당겨 건물이 위압적으로 다가오는 그림을 만들기도 한다. 다만 그 왜곡이 의도인지 실수인지는 그린 사람이 알고 있어야 한다.

해 패널: 시각이 그림자를 정한다

세 번째 결정은 시각이다. 9장에서 서윤은 4월 17일 서울의 해를 계산해 16시를 골랐다. 아래 패널은 그날의 시각을 움직이거나, 오른쪽 위의 작은 하늘 지도에서 해를 직접 끌어 옮긴다. 하늘 지도는 가운데가 머리 위, 가장자리가 지평선이고 위쪽이 북이다. 파란 점선은 서윤이 바라보는 방향(북북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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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패널

하늘 지도의 해를 끈다
해 고도 / 방위—
땅 그림자 길이—
그림자 방향—
벽—
처마 그림자 깊이—
해볼 것: ① 16시에서 처마 그림자가 정면 벽을 0.50 m 덮고, 둥근 간판의 그림자가 오른쪽 아래로 비켜 벽에 떨어지는 것을 본다. 땅 그림자는 높이의 1.38배로 보는 사람의 오른쪽 뒤(동북동)로 눕는다. ② 14시로 옮긴다. 해가 정면을 거의 똑바로 비추어 땅 그림자가 건물 뒤로 숨고, 처마 그림자는 0.9 m 가까이 깊어진다. 그림자가 적어 장면이 납작하다. ③ 하늘 지도에서 해를 북동쪽(보는 방향 위)으로 끌어 놓는다. 4월의 서울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자리다. 정면과 옆면이 모두 그늘이 되고 그림자가 보는 사람 쪽으로 쏟아진다. 역광 장면이다. "그림자 구조선"을 켜면 광선과 그 바닥 자취가 만나는 점이 그림자의 끝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NOAA 일반 태양 위치 계산식, 서울, 대기 굴절 없음. 처마는 높이 2.7 m에서 0.6 m, 간판은 벽에서 0.38 m 떨어진 지름 0.6 m 원판으로 둔 모형이다.)
그림자에도 소실점이 있다 평행한 햇빛이 만드는 땅 그림자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눕는다. 그래서 그림 속에서 그림자의 방향선들은 수평선 위의 한 점으로 모인다. 그림자의 소실점이다. 광선 자체도 평행하므로 또 하나의 소실점을 갖는데, 해가 보는 사람의 등 뒤에 있으면 그 점은 수평선 아래에, 앞에 있으면 수평선 위(해 자리)에 생긴다. 물체의 꼭대기에서 광선의 소실점으로 그은 선과, 바닥에서 그림자의 소실점으로 그은 선이 만나는 곳이 그림자 끝이다. 9장에서는 이것을 평면도로 계산했고, 투시 교본들은 같은 작도를 그림 위에서 한다. 16시의 장면에서는 그림자의 소실점이 오른쪽 소실점보다 더 오른쪽, 종이 밖 멀리에 생긴다.

사람 패널: 눈높이 법칙

네 번째 결정은 사람이다. 평평한 땅에 선 사람의 그림 속 키는 그 사람이 얼마나 멀리 있든 같은 규칙을 따른다. 발끝에서 수평선까지의 거리를 \(a\), 눈높이를 \(E\), 그 사람의 키를 \(H\)라 하면

$$h = a \times \frac{H}{E}$$
\(h\): 그림 속 키(발끝에서 머리끝까지), \(a\): 그림 속에서 발끝이 수평선보다 아래에 있는 거리. 핀홀 투시에서 발끝과 머리가 같은 깊이에 있으므로 닮은 삼각형으로 바로 나온다(그림 2). 키가 눈높이와 같은 사람(\(H = E\))은 어디에 서든 머리가 수평선에 걸린다.
수평선(눈높이 E) E 그림면 HH a h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 그림면 위의 h : a 는 언제나 H : E
그림 2. 눈높이 법칙. 옆에서 본 그림이다. 눈(왼쪽 점)에서 사람의 발끝과 머리로 간 광선이 그림면을 지나는 두 점 사이가 그림 속 키 h다. 발끝으로 가는 광선이 그림면에서 수평선 아래로 내려온 거리가 a다. 두 삼각형이 닮았으므로 h : a = H : E. 먼 사람은 a도 h도 함께 작아지지만 비율은 그대로다. 그래서 그림 속에 자를 대지 않고도 수평선과 발끝만으로 사람을 세울 수 있다. 땅이 기울어 있거나(계단, 언덕) 사람이 앉아 있으면 그만큼 보정해야 한다.

아래 패널에서 사람들의 발을 끌어 옮긴다. 키는 계산이 저절로 맞춘다. 고른 사람(빨간색)의 숫자가 아래에 나오고, "발끝–수평선 자"를 켜면 각 사람의 \(a\)가 점선으로 표시된다. 눈높이를 앉은 1.1 m로 바꾸어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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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패널

사람을 끌어 옮긴다
고른 사람—
발끝–수평선 a—
그림 속 키 h—
a × H ÷ E—
해볼 것: ① 주인을 골목 안쪽으로 끌어 멀리 보낸다. 작아지지만 머리는 계속 수평선 바로 위(168 대 160)에 남는다. ② 하율을 앞으로 끌어 그림 칸 아래 끝까지 내린다. 발끝이 45 mm 아래에 닿으면 하율의 키는 36 mm로 주인보다 크게 그려지지만, 머리가 수평선보다 9 mm 아래라 아이로 읽힌다. ③ "앉아서 1.1 m"로 바꾼다. 같은 사람, 같은 자리인데 모두의 머리가 수평선 위로 솟고, 하율의 머리마저 4.5 mm 위로 올라간다. 표의 마지막 칸(a × H ÷ E)은 언제나 그림 속 키와 같다. (평평한 땅, 곧게 선 사람. 사람 그림은 11장에서 잰 등신으로 줄인 단순한 모양이다.)
카미유 피사로의 루앙 에피스리 거리. 높은 창에서 내려다본 좁은 거리에 장이 서서 사람들이 빽빽하다. 양쪽으로 오래된 집들이 늘어서고, 거리 끝에는 고딕 성당의 탑들이 하늘로 솟아 있다. 햇빛이 오른쪽 건물 벽을 밝힌다.
그림 3. 카미유 피사로, 「루앙 에피스리 거리(햇빛 효과)」, 1898. 피사로는 노년에 눈병 때문에 밖에 오래 서 있기 어려워 호텔 방 창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며 그렸다. 눈높이가 높으므로 거리를 메운 사람들의 머리는 모두 수평선보다 훨씬 아래에 있고, 멀어질수록 머리와 발이 함께 수평선 쪽으로 올라가며 작아진다. 사람 하나하나는 붓질 몇 번이지만 크기와 높이가 눈높이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군중이 땅 위에 선다. 지붕 윗면이 보이는 것도 높은 눈높이의 표시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Purchase, Mr. and Mrs. Richard J. Bernhard Gift, 1960), 캔버스에 유채.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첫 스케치와 밑그림

이제 네 결정을 모두 내렸다. 아래의 두 층은 같은 건물을 그린 두 장면이다. 왼쪽 층은 서윤이 봄 과제 초반에 했던 선택들을 모았다. 소실점을 그림 칸 안 양쪽 2 cm에 찍고(5장의 첫 스케치), 그림자는 시각을 생각하지 않고 넣었으며(여기서는 정오로 두었다), 사람은 교본의 8등신을 같은 크기로 세웠다(11장의 첫 시도). 오른쪽 층은 앞 장들을 거쳐 정한 값이다. 경계선을 끌어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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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케치의 선택들과 최종 밑그림

해볼 것: ① 경계선을 오른쪽으로 밀어 왼쪽 층을 크게 본다. 건물이 뱃머리처럼 튀어나오고(옥상 모서리 약 84°), 구조선이 그림 칸 안에서 급하게 모인다. 사람들은 수평선과 상관없이 같은 크기라 일부는 공중에 떠 보이거나 거인처럼 보인다. 정오의 해는 남쪽에 높이 있어 그림자가 짧고 건물 바로 뒤로 숨는다. ② 경계선을 왼쪽으로 밀어 오른쪽 층을 본다. 같은 건물이 펴지고, 어른들의 머리가 수평선에 줄을 서며, 오후 네 시의 그림자가 골목의 깊이를 보여 준다. ③ 두 층의 같은 부분(예를 들어 문)에 경계선을 대 놓고 오가며, 어느 결정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지 스스로 순서를 매겨 본다. (두 층 모두 이 장의 장면 모형. 왼쪽 층은 보는 거리 10 cm, 모퉁이까지 5.1 m, 4월 17일 12시 30분.)

어느 하나만 고쳐서는 오른쪽처럼 되지 않는다. 소실점만 넓히고 사람을 그대로 두면 사람들이 떠 보이고, 사람만 고치고 소실점을 그대로 두면 사람들은 맞는데 건물이 찌그러진다. 실험실을 마지막 절에서 한꺼번에 여는 이유다.

종합 실험실

모든 손잡이를 한 장면에 모았다. 파란 수평선(빈 곳을 끌면 눈높이), 수평선 위의 빨강·파랑 손잡이(두 소실점), 오른쪽 위 하늘 지도의 해, 그리고 사람들을 끌 수 있다. 위의 단추로 서윤의 선택과 다른 선택지 세 가지를 불러온다. 아래 메모 칸에는 지금 장면의 값이 정리된다. 종이에 옮길 때 그대로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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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실험실: 서점 외관의 밑그림

수평선·소실점·해·사람을 끈다
눈높이—
소실점 간격—
가장 먼 곳의 시야각—
해 고도 / 방위—

      
해볼 것: ① "서윤의 선택"에서 메모를 읽는다. 앞 장들에서 정한 값이 한 장면 안에서 서로 맞는지 확인하는 표다. ② "앉은 눈높이 1.1 m"를 누른다. 수평선이 35 mm로 내려가 건물이 조금 더 솟아 보이고, 사람들의 머리가 모두 수평선 위로 올라간다. 문 앞의 주인은 그대로인데 장면이 "앉아서 쉬는 사람의 눈"이 된다. ③ "14시"와 "소실점 1.5배"를 차례로 눌러 무엇이 달라지는지 메모에서 비교한다. 소실점을 당기면 모퉁이까지 7.9 m로 다가서고 그림의 가장 먼 곳이 시선에서 38°까지 나간다. ④ 마지막으로 직접 손잡이들을 움직여 자기만의 장면을 만든다. 정답은 없다. 다만 메모의 숫자들이 서로 맞는지(사람의 키와 발끝, 그림자 방향과 해)는 확인한다. (이 장의 모든 패널과 같은 모형. 메모는 화면에만 있고 저장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30분, 실험실에서는 3분 도경은 실험실 화면을 한참 보더니 자기 방식을 설명했다. 현장에 서면 먼저 연필을 눈높이로 들어 수평선을 정하고, 건물 모서리의 기울기를 연필에 대 보며 소실점이 대략 어디쯤일지 가늠한다. 그다음 지나가는 사람 하나의 머리가 수평선 어디에 걸리는지 보고 눈높이를 확인한다. 그림자는 9장에서 말했듯 처음 30분 안에 연필로 정해 두고 다시 보지 않는다. 실험실이 해 주는 일은 그 30분의 판단을 미리 3분 안에 시험해 보는 것이다. 숫자는 현장의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도경의 말로는 "숫자는 내가 틀렸을 때 어디서 틀렸는지 알려 줄 뿐"이다.
내 동네 모퉁이로 실험하기 집 근처에서 모퉁이에 선 건물 하나를 고른다. 서서 수평선 높이를 정하고, 휴대폰 사진을 한 장 찍는다. 집에 와서 사진 위에 건물의 가로선들을 연장해 두 소실점을 찾고, 소실점 간격이 사진 폭의 몇 배인지 잰다. 같은 사진에서 지나가는 사람 두세 명의 발끝과 머리를 표시해, 머리가 수평선에 걸리는지 확인한다(사진기의 높이가 곧 눈높이다). 그다음 사진을 덮고 A5 종이에 연필 밑그림을 그린다. 순서는 그림 1을 따르고, 사람은 눈높이 법칙으로 세운다. 그림을 마치면 사진과 비교해, 어느 단계에서 가장 많이 어긋났는지 적는다.

서윤의 작업 노트

CASE 서윤작업 노트 · 14장

한 장면에 모은 열두 장의 결정

5월 넷째 토요일, 「골목 산책」의 마감이 열흘 남았다. 표지가 될 서점 외관 그림의 구조선은 이미 몇 번 그렸지만, 눈높이는 5장에서, 그림자는 9장에서, 사람의 크기는 11장에서 따로따로 정한 것이었다. 서윤은 그 값들을 실험실 한 장면에 모두 넣어 보았다. 회사에서 화면 시안을 넘기기 전에 모든 화면을 한 줄로 늘어놓고 여백과 글자 크기를 맞춰 보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값은 대부분 서로 맞았다. 이 책의 모델로 계산하면 그림 칸 240 × 180 mm에서 모퉁이의 바닥은 아래에서 13.5 mm, 옥상 난간 꼭대기는 155.2 mm, 수평선은 45 mm에 놓인다. 소실점은 왼쪽 칸 밖 330 mm(−330 mm), 오른쪽 칸 밖 30 mm(270 mm)로 보는 거리 260 mm, 옥상 모서리는 129.9°, 바닥 모서리는 164.1°, 그림의 가장 먼 곳(정면 벽 왼쪽 위 끝)도 시선에서 28.5°로 60° 시야 원 안이다. 16시의 해는 고도 36.0°, 방위 253.6°라서 정면이 밝고 옆면이 그늘이며, 처마 그림자는 정면을 0.50 m 덮고, 높이 7.2 m의 모퉁이가 만드는 땅 그림자는 9.9 m 길이로 동북동, 그림 칸 오른쪽 끝까지 눕는다. 주인(168 cm)은 문 앞에서 발끝을 수평선 아래 30 mm에 두어 키 31.5 mm, 정 선생님(160 cm)은 옆 골목 안쪽에서 발끝 17.9 mm(11장의 18 mm)에 키 17.9 mm로 머리가 정확히 수평선에 걸렸다.

한 군데가 어긋났다. 하율이다. 11장에서 정한 대로 발끝을 수평선 아래 45 mm에 두면, 수평선이 아래에서 45 mm이므로 발끝이 그림 칸의 아래 끝에 정확히 닿는다. 발이 테두리에 붙은 사람은 그림 밖으로 걸어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서윤은 하율을 조금 뒤로 물려 발끝을 40 mm 아래에 두었다. 키는 \(40 \times 128 / 160 = 32.0\) mm가 되고, 머리는 여전히 수평선보다 8 mm 아래라 아이로 읽힌다. 대학생(181 cm)은 모퉁이 앞 골목에 세워 발끝 34 mm, 키 38.5 mm로 머리가 수평선 위 4.5 mm로 솟게 했다. 장면에서 가장 큰 사람이 가장 앞에 서지 않게 한 것이다. 네 사람의 그림자는 각자 키의 1.38배로 모두 오른쪽 뒤로 나란히 눕는다. 13장에서 고른 손님 크로키 세 점은 이 장면에 넣지 않고 안쪽 쪽들의 여백에 따로 두기로 했다. 외관 그림은 서점이 주인공이고, 사람은 크기와 눈높이로 그 앞의 거리를 재는 자 역할이다.

서윤은 다른 선택지도 지우지 않고 메모로 남겼다. 앉은 눈높이 1.1 m는 수평선이 35.2 mm로 내려가 모든 사람의 머리가 수평선 위로 솟는다. 서가 그림(4장)과 같은 "앉은 사람의 눈"으로 책자의 첫 장과 셋째 장을 묶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14시 안은 그림자가 높이의 0.67배로 짧아 건물 뒤로 숨는다. 소실점을 1.5배로 당긴 안은 모퉁이까지 7.9 m로 다가서야 하고, 옥상 모서리가 107.0°, 그림의 가장 먼 곳이 37.7°로 시야 원을 넘는다. 세 안 모두 그릴 수 있는 그림이었지만, 서윤의 선택은 서서 본 1.6 m, 소실점 간격 2.5배, 16시였다. 표지는 동네를 처음 걷는 사람의 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경은 출력한 메모 아래에 연필로 적었다. "숫자는 다 맞았어. 이제 숫자를 잊고 그려. 펜을 들면 0.5 mm 선을 어디에 쓸지만 생각해." 그리고 한 줄을 더 적었다. "하율이 발을 옮긴 건 계산이 아니라 눈이 한 일이야. 그게 제일 좋았어."

이 장에서 정한 것서점 외관 최종 밑그림: 그림 칸 240 × 180 mm, 눈높이 1.6 m(수평선 아래에서 45 mm), 모퉁이 13.2 m 앞, 소실점 −330 mm·270 mm(간격 600 mm, 칸 폭의 2.5배, 보는 거리 260 mm), 모퉁이 바닥 13.5 mm·꼭대기 155.2 mm, 옥상 모서리 129.9°, 가장 먼 곳 28.5°. 4월 17일 16시(고도 36.0°, 방위 253.6°): 정면 빛·옆면 그늘, 처마 그림자 0.50 m, 땅 그림자 높이의 1.38배 동북동. 사람: 주인 발끝 30 mm·키 31.5 mm, 하율 40 mm·32.0 mm(11장의 45 mm에서 옮김), 정 선생님 17.9 mm·17.9 mm, 대학생 34 mm·38.5 mm. 크로키 세 점은 외관에 넣지 않는다. 다른 선택지(앉은 눈높이 1.1 m, 14시, 소실점 1.5배)는 메모로 남긴다.
아직 남은 문제펜으로 옮길 때 그늘진 옆면과 땅 그림자를 3장의 해칭 단계 몇 번으로 칠할지, 밤 장면(가로등)도 같은 구도로 그릴지.
다음 단계15장: 봄 스케치북의 용어와 열두 점의 색인을 정리한다.

핵심 정리

  1. 거리 풍경의 밑그림은 눈높이, 소실점(보는 거리), 해, 사람의 네 결정이 서로 묶인 한 덩어리다. 하나만 고치면 다른 것이 어긋난다.
  2. 수평선은 그리는 사람의 눈높이다. 서서 본 그림에서는 어른들의 머리가 거리와 상관없이 수평선 근처에 줄을 선다. 머리와 수평선의 관계로 눈높이를 거꾸로 읽을 수 있다.
  3. 2점 투시에서 두 소실점까지의 거리의 곱은 보는 거리의 제곱이다. 간격이 좁으면 가까이서 본 그림이 되어 모서리가 뾰족해지고 시야 원 밖으로 왜곡이 생긴다.
  4. 그림자의 방향과 길이는 날짜·시각과 건물의 방향이 정한다. 평행한 햇빛의 그림자들은 수평선 위의 한 점으로 모이고, 어느 벽이 밝은지도 함께 정해진다.
  5. 눈높이 법칙: 그림 속 키 = 발끝에서 수평선까지의 거리 × 실제 키 ÷ 눈높이. 키가 눈높이와 같은 사람은 어디에 서든 머리가 수평선에 걸린다.
  6. 실험실의 숫자는 구조선이 서로 맞는지 점검하는 도구다. 어느 선택이 좋은지는 무엇을 전하려는가에 달려 있고, 다른 선택지도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

확인 퀴즈

1. 눈높이 1.6 m로 서서 본 거리 그림에서, 수평선 아래 20 mm에 발끝이 있는 키 180 cm 사람의 그림 속 키는?

눈높이 법칙 h = a × H ÷ E에 넣으면 20 × 180 ÷ 160 = 22.5 mm다. 발끝과 머리가 같은 깊이에 있으므로 거리를 몰라도 수평선과 발끝만으로 키가 정해진다. 키 160 cm인 사람이라면 정확히 20 mm로, 머리가 수평선에 걸린다.

2. 2점 투시로 모퉁이 건물을 그렸더니 옥상 모서리가 90°보다 뾰족하게 앞으로 튀어나와 보인다. 가장 알맞은 고침은?

두 소실점까지의 거리의 곱이 보는 거리의 제곱이므로, 간격이 좁다는 것은 아주 가까이서 본 그림이라는 뜻이다. 실험실 모델에서 간격 200 mm(보는 거리 10 cm)는 옥상 모서리 약 84°, 간격 600 mm(26 cm)는 약 130°였다. 소실점을 더 당기면 더 뾰족해지고, 3점 투시는 세로선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 모서리 각을 펴지 않는다.

3. 서울에서 남서쪽을 향한 건물 정면을 그린다. 4월 오후 4시 무렵의 장면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이 책의 모델로 4월 17일 16시 서울의 해는 고도 36.0°, 방위 253.6°(서남서)다. 정면(225°)과는 방위 차이가 28.6°라 빛을 받고, 옆면(135°)과는 118.6°라 그늘이다. 그림자는 해의 반대쪽(73.6°, 동북동)으로 높이의 1.38배 눕는다. 그림자는 해 쪽(남서)으로 눕지 않는다.

4. 서윤이 하율의 발끝을 수평선 아래 45 mm에서 40 mm로 옮긴 이유로 가장 알맞은 것은?

눈높이 법칙은 어느 자리에서나 성립하므로 45 mm도 계산으로는 틀리지 않았다. 가까이 선 아이가 어른보다 크게 그려지는 것도 원근으로 맞다. 문제는 구도였다. 발이 테두리에 붙으면 화면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 보인다. 서윤은 5 mm 물려 키를 32.0 mm로 다시 계산했다. 숫자를 맞춘 뒤 눈으로 고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