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

몸의 구조

처음 사람을 그리면 팔이 고무호스처럼 휘고, 손은 다섯 개의 소시지가 붙은 장갑이 된다. 비례(11장)를 맞춰도 그렇다. 길이는 맞는데 그 안에 뼈가 없기 때문이다. 팔꿈치는 한쪽으로만 접히고, 아래팔은 두 개의 뼈가 서로 엇갈리며 돌고, 손은 상자에서 원통 다섯 개가 뻗어 나온 모양이다. 이 장은 의사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그리기 위해 몸 속을 들여다본다. 이름을 외우는 대신, 뼈가 길이를 정하고 관절이 움직임을 정하고 근육이 덩어리를 만든다는 세 가지를 손으로 확인한다.

몸을 세 덩어리로 세우기

사람의 몸에는 뼈가 200개 넘게 있지만, 그림을 시작할 때 생각할 덩어리는 셋이면 된다. 둥근 머리, 새장처럼 갈비뼈가 둘러싼 흉곽(Rib cage), 다리가 붙는 그릇 모양의 골반(Pelvis)이다. 셋은 거의 변형되지 않는 단단한 덩어리이고, 그 사이를 휘어지는 척추(Spine)가 잇는다. 몸이 굽고 비틀리는 움직임은 대부분 덩어리 자체가 아니라 덩어리 사이, 곧 목과 허리에서 일어난다.

앞 옆 머리: 공과 턱 흉곽: 달걀(위가 좁다) 골반: 그릇 척추의 S자 곡선
그림 1. 세 덩어리와 척추. 앞에서 보면 머리·흉곽·골반이 세로로 쌓이고, 옆에서 보면 척추가 목에서 앞으로, 등에서 뒤로, 허리에서 다시 앞으로 휘는 S자를 그린다. 흉곽은 뒤로 조금 기울고 골반은 앞으로 조금 기운다. 흉곽과 골반을 상자로 그리면 기울기와 비틀림이 잘 보이고, 달걀이나 그릇으로 그리면 부피가 잘 보인다.

두 덩어리가 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본다. 아래 그림은 흉곽과 골반을 상자로 그린 앞모습이다. 흉곽 상자를 좌우로 끌어 옆으로 기울이고, 슬라이더로 몸통을 비틀어 본다. 상자 위의 가로선은 7장에서 본 단면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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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곽과 골반: 척추로 이어진 두 상자

흉곽 상자를 좌우로 끈다
흉곽과 골반의 기울기 차이—
비틀림—
몸이 감당하나—
해볼 것: ① 처음 자세는 흉곽과 골반이 서로 반대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척추가 부드러운 곡선이 되고, 몸 한쪽은 눌리고 반대쪽은 늘어난다. 서 있는 사람이 한쪽 다리에 무게를 실을 때 흔히 보이는 모습이다(13장에서 다시 본다). ② 비틀기를 올린다. 흉곽 상자의 앞면이 옆으로 돌며 단면선이 휘고, 앞에서 본 흉곽의 폭이 줄어든다. ③ 기울기 차이를 35° 넘게, 비틀림을 45° 넘게 밀어 본다. 표시가 빨개진다. 실제 허리와 등뼈는 그만큼 굽거나 돌지 못한다. 그림에서 몸통이 엿가락처럼 보이는 것은 대개 이 범위를 넘겼을 때다. (두 상자는 단단하고 척추는 두 상자를 잇는 매끄러운 곡선이라고 둔 단순 모델이다. 35°와 45°는 등과 허리를 합친 옆굽힘과 회전의 참고값이고, 사람마다 다르다.)

두 상자를 반대 방향으로 기울이면 몸통에 리듬이 생기고, 같은 방향으로 기울이면 몸 전체가 한쪽으로 쓰러지는 느낌이 든다. 몸통을 그릴 때 가장 먼저 정할 것은 윤곽선이 아니라 두 상자가 각각 어느 쪽으로 기울고 돌았는가다. 상자의 방향만 맞으면 그 위에 근육과 옷을 덮어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뼈

뼈는 대부분 근육과 지방에 덮여 있지만 몇 군데는 피부 바로 밑에 있어서 겉에서도 단단한 모서리나 돌기로 보인다. 이런 곳을 골격 표지점(Bony landmarks)이라고 한다. 표지점은 살이 찌거나 빠져도, 근육이 움직여도 자리가 크게 변하지 않으므로 그림의 기준점으로 쓰기 좋다. 비례를 잴 때도, 옷 위로 몸을 짐작할 때도 이 점들부터 찍는다.

쇄골 갈비뼈아래 모서리 장골능 대전자엉덩이 옆 흉골 위 오목(목 아래 V자) 견봉: 어깨의 가장 바깥 끝 팔꿈치: 척골 머리 손목: 척골 돌기 아래팔은 요골과 척골 두 뼈 무릎뼈 정강이뼈 앞 모서리 복사뼈(안쪽이 더 높다)
그림 2. 피부 밑에 드러나는 뼈. 점은 겉에서 만져지거나 보이는 표지점이다. 쇄골과 흉골 위 오목은 목과 어깨의 이음매를, 장골능과 대전자는 허리와 엉덩이의 폭을, 무릎뼈와 복사뼈는 다리의 관절 위치를 알려 준다. 뒤에서 보면 목을 숙였을 때 튀어나오는 7번 목뼈, 날개처럼 움직이는 어깨뼈(견갑골), 골반 뒤의 두 보조개도 표지점이다. 뼈의 모양은 아주 단순하게 그렸다.

표지점의 쓰임새를 하나만 들면 폭이다. 어깨의 폭은 양쪽 견봉 사이로, 엉덩이의 폭은 양쪽 대전자 사이로 잰다. 옷을 입은 사람을 그릴 때도 어깨선의 끝(견봉)과 허리띠 아래 골반의 위 모서리(장골능)를 먼저 찍으면 몸통의 기울기가 바로 보인다. 앞 시뮬레이터의 흉곽 상자 윗변과 골반 상자 윗변이 바로 이 두 선이다.

이 장은 의학 교과서가 아니다 뼈와 근육의 이름은 그림에 필요한 만큼만 쓴다.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덩어리와 방향, 관절이 접히는 쪽을 아는 것이 먼저다. 이 장의 관절 범위는 정형외과에서 흔히 쓰는 참고값(미국 정형외과학회(AAOS)의 1965년 측정 지침에 실린 값 등)을 반올림한 것이고, 나이·유연성·부상에 따라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모델을 서 주는 사람에게 범위 끝까지 자세를 요구하지 않는다.

관절: 경첩과 공

뼈와 뼈가 만나는 곳이 관절(Joint)이고, 관절의 모양이 움직임의 방향을 정한다. 그림에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문의 경첩처럼 한 방향으로만 접히는 경첩 관절(Hinge joint)(팔꿈치, 무릎, 손가락 마디)과, 공이 오목한 그릇에 끼워져 여러 방향으로 도는 절구 관절(Ball-and-socket joint)(어깨, 고관절)이다. 여기에 아래팔이 도는 중쇠 관절(Pivot joint)과, 엄지 뿌리의 안장 관절(Saddle joint)이 더해진다.

관절모양주된 움직임참고 범위
어깨절구팔을 앞·옆으로 들기, 돌리기앞으로 약 180°, 뒤로 약 60°
팔꿈치경첩굽히기(한쪽으로만)0~약 150°
아래팔중쇠손바닥 뒤집기엎침·뒤침 각 약 80°
손목타원굽히기·펴기, 좌우로 꺾기굽힘 약 80°, 폄 약 70°
고관절절구다리를 앞·옆으로 들기앞으로 약 120°, 뒤로 약 30°
무릎경첩굽히기(뒤로만)0~약 135°
손가락 마디경첩손바닥 쪽으로 굽히기밑마디 약 90°, 가운데 약 100°, 끝 약 90°

팔을 그릴 때 가장 흔한 실수는 팔꿈치를 고무처럼 아무 쪽으로나 휘게 하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옆에서 본 팔이다. 손목(손잡이)을 끌면 어깨와 팔꿈치의 각도가 자동으로 정해진다. 어깨에서 손목까지의 거리만 알면 팔꿈치의 각도는 삼각형 하나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cos\gamma = \frac{a^2 + b^2 - d^2}{2ab}$$
\(a\): 위팔 길이(어깨~팔꿈치), \(b\): 아래팔 길이(팔꿈치~손목), \(d\): 어깨에서 손목까지의 거리, \(\gamma\): 팔꿈치 안쪽 각. 팔꿈치를 굽힌 각도는 \(180° - \gamma\)다(코사인 법칙). 같은 \(d\)에 팔꿈치가 놓일 수 있는 자리는 두 곳인데, 그중 하나는 팔꿈치가 반대로 꺾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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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는 한쪽으로만 접힌다

손목을 끈다
어깨(앞으로 든 각)—
팔꿈치 굽힘—
상태—
해볼 것: ① 손목을 몸 앞쪽 여기저기로 끈다. 팔꿈치는 늘 뒤쪽·아래쪽으로 빠지고, 팔꿈치 굽힘은 0~150° 안에 머문다. ② 손목을 몸 뒤로, 등 쪽 높이 끌어 본다. 어깨는 뒤로 60°까지만 가므로 손목이 따라오지 못하고 멈춘다. 연한 색 영역이 손목이 닿을 수 있는 범위다. ③ "고무 팔"로 바꾼다. 팔이 휘는 곡선이 되어 길이가 늘었다 줄었다 한다. "반대로 꺾기"는 같은 손목 위치에 팔꿈치를 앞으로 꺾은 다른 답이다. 수학으로는 맞는 답이지만 몸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림에서 팔이 어색할 때는 대개 이 둘 중 하나다. (옆에서 본 평면 모델이다. 위팔 31 cm, 아래팔 24 cm(키 168 cm 기준), 어깨는 뒤로 60°에서 앞으로 180°까지, 팔꿈치는 0~150°로 두었다. 실제 어깨는 앞뒤뿐 아니라 옆으로도 돌고, 팔을 높이 들면 어깨뼈가 함께 올라간다.)

"반대로 꺾기"를 켜 보면 이상하다는 것을 설명 없이도 안다. 우리는 팔꿈치가 어느 쪽으로 접히는지 몸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그릴 때는 이 앎이 손으로 잘 넘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화가가 팔다리를 그리기 전에 관절 자리에 작은 동그라미를 먼저 찍고, 동그라미 사이를 곧은 원통으로 잇는다. 관절은 동그라미, 뼈는 곧은 선. 휘는 것은 근육의 윤곽이지 뼈가 아니다.

아래팔의 회전: 두 뼈가 엇갈린다

팔꿈치는 경첩이라 한 방향으로만 접히는데, 손바닥은 위로도 아래로도 뒤집힌다. 이 회전은 팔꿈치가 아니라 아래팔에서 일어난다. 아래팔에는 뼈가 두 개 있다. 새끼손가락 쪽의 척골(Ulna)은 팔꿈치에서 위팔뼈와 경첩을 이루고 거의 돌지 않는다. 엄지 쪽의 요골(Radius)은 팔꿈치 쪽 끝이 제자리에서 팽이처럼 돌고, 손목 쪽 끝이 척골 둘레를 반 바퀴 돌며 손을 데리고 간다. 손바닥을 앞(또는 위)으로 하는 것을 뒤침(Supination), 뒤(또는 아래)로 하는 것을 엎침(Pronation)이라고 한다. 엎치면 요골이 척골 위를 X자로 엇갈려 지나간다.

루벤스의 펜 소묘. 근육을 드러낸 아래팔 세 개가 종이에 겹쳐 그려져 있다. 위쪽에는 위팔과 아래팔이 비스듬히 누워 있고, 가운데의 아래팔은 주먹을 쥔 채 손등이 보이며 근육 다발이 비틀려 있다. 아래쪽의 아래팔은 손바닥을 보이며 펼쳐져 있다.
그림 3. 페테르 파울 루벤스, 「해부 습작: 두 자세의 왼쪽 아래팔과 오른쪽 아래팔」, 1600~05년경. 같은 아래팔을 손바닥이 보이는 자세와 손등이 보이는 자세로 그렸다. 손등이 보이는 아래팔에서는 근육 다발이 밧줄처럼 비틀려 손목 쪽으로 감겨 들고, 손바닥이 보이는 아래팔에서는 다발이 나란히 뻗는다. 팔꿈치 쪽은 거의 그대로이고 손목 쪽으로 갈수록 비틀림이 커진다. 요골이 척골 둘레를 돌기 때문이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Rogers Fund, 1996), 종이에 펜과 갈색 잉크.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아래 그림은 오른쪽 아래팔을 앞에서 본 모습이다. 위가 팔꿈치, 아래가 손목과 손이다. 슬라이더로 손을 돌리며 요골(진한 선)이 척골(연한 선)을 어떻게 지나가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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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골이 척골을 넘어간다

손바닥 방향—
두 뼈—
어깨가 돌려 준 몫—
해볼 것: ① −80°(뒤침)에서 두 뼈는 나란하고 손바닥이 앞을 본다. 엄지는 바깥쪽에 있다. ② 슬라이더를 오른쪽으로 민다. 팔꿈치 쪽 요골 머리는 제자리에서 돌기만 하고, 손목 쪽 끝이 척골 앞을 지나 안쪽으로 넘어간다. 0°에서 엄지가 앞을 보고, +80°(엎침)에서 두 뼈가 X자로 엇갈리며 손등이 보인다. 아래팔 윤곽도 손목 쪽이 납작하게 돌아간다. ③ ±80°를 넘겨 끝까지 민다. 아래팔은 더 돌지 못하고, 나머지 회전은 팔꿈치의 두 돌기(점)가 함께 도는 것으로, 곧 위팔과 어깨가 돌린 것으로 나타난다. 손바닥을 완전히 뒤집어 보이려면 어깨까지 써야 한다. (팔꿈치를 편 앞모습을 정면 투영한 단순 모델이다. 요골 손목 끝은 척골 둘레의 원을 돈다고 두었다. 엎침과 뒤침은 각 80°로 두었다.)

손바닥을 뒤집을 때 팔꿈치는 그대로이고 손목 쪽만 돈다는 것, 그래서 아래팔이 손목으로 갈수록 비틀린다는 것이 그림 3의 루벤스가 본 것이다. 아래팔을 그릴 때는 팔꿈치 쪽은 둥글고 두툼하게, 손목 쪽은 납작한 상자로 그리고 그 납작한 면이 손등과 같은 쪽을 보게 하면 비틀림이 저절로 생긴다.

알통을 만드는 근육이 손바닥도 뒤집는다 위팔 앞쪽의 이두근(Biceps brachii)은 팔꿈치를 굽히는 근육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아래쪽 끝이 요골에 붙어 있어서 손바닥을 위로 돌리는(뒤침) 힘도 크다.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굽히면 알통이 덜 솟고, 손바닥을 위로 하고 굽히면 더 솟는다. 병따개를 오른손으로 돌리는 방향이 뒤침 쪽인 것도 이 근육의 힘을 쓰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있다. 그림에서는 손바닥이 위를 볼 때 위팔 앞쪽의 덩어리를 더 둥글게 그리면 된다.

큰 근육 덩어리

근육은 뼈에 붙어 수축하면서 관절을 당긴다. 근육은 밀지 못하고 당기기만 하므로, 관절마다 반대쪽으로 당기는 근육이 짝을 이룬다. 팔꿈치를 굽히는 이두근과 펴는 삼두근이 대표적이다. 그림에서 기억할 근육은 이름보다 덩어리로 묶는 편이 낫다.

미켈란젤로의 붉은 초크 소묘. 등을 보인 채 몸을 비틀고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인물의 상반신이 크게 그려져 있다. 어깨와 등의 근육이 뚜렷하고, 둘레에 같은 얼굴의 옆모습, 왼손, 발가락을 따로 그린 작은 습작들이 있다.
그림 4.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리비아의 무녀를 위한 습작」, 1510~11년경.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의 한 인물을 위해 남자 모델을 세우고 그린 습작이다. 두 팔을 들어 올리자 삼각근과 승모근이 어깨 위로 뭉치고, 어깨뼈가 등 위에서 바깥으로 돌아 나간다. 몸통이 비틀려 흉곽과 골반이 서로 다른 쪽을 향하고, 그 사이에서 등 근육이 비스듬히 당겨진다. 오른쪽에는 손과 발가락을 따로 다시 그려 마디가 접히는 모습을 확인했다. 미켈란젤로는 근육 하나하나보다 덩어리가 서로 밀고 당기는 관계를 그렸다.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Purchase, Joseph Pulitzer Bequest, 1924), 종이에 붉은 초크(왼쪽 어깨에 흰 초크로 약간의 강조). 공공 도메인(The Met Open Access, CC0). 소장처 작품 페이지 · 크레딧

근육이 수축하면 짧아지지만 부피는 거의 그대로다. 그래서 짧아진 만큼 굵어진다. 알통이 솟는 이유다. 반대편 근육은 늘어나며 가늘어진다. 아래에서 팔꿈치를 굽혀 보고, "부피 유지"를 끄면 어떻게 보이는지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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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은 짧아지며 부푼다

이두근 길이—
이두근 굵기—
삼두근 길이—
해볼 것: ① 0°에서 90°로 굽힌다. 이두근이 짧아지며 위팔 앞쪽이 둥글게 솟고, 뒤쪽 삼두근은 늘어나며 납작해진다. ② "부피 유지"를 끈다. 근육이 굵기를 그대로 둔 채 짧아지기만 해서 위팔이 밋밋한 원통이 된다. 고무호스 팔의 정체다. ③ 150°를 넘겨 끝까지 민다. 실제 팔꿈치는 150° 안팎에서 아래팔 근육과 위팔 근육이 맞닿아 멈춘다. 그 너머는 근육이 서로를 뚫고 들어가는 불가능한 모습이다. (근육을 부피가 일정한 타원체로, 길이를 두 부착점 사이의 거리로 둔 교육용 근사다. 실제 근육은 힘줄과 근육 배가 따로 늘고 주는 등 훨씬 복잡하다.)

부피 유지를 켜고 끄며 비교해 보면, 팔을 굽힐 때 위팔의 윤곽이 바뀌어야 그림 속 팔이 "힘을 쓰는" 팔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곽선을 그을 때 한쪽은 부풀고 반대쪽은 펴지는 비대칭을 의식하면 좋다. 근육이 당기는 쪽은 짧고 둥글게, 늘어나는 쪽은 길고 평평하게.

손을 덩어리로

손은 많은 사람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뼈가 27개나 되고 손가락마다 마디가 셋씩 있다. 그러나 덩어리로 보면 단순하다. 약간 사다리꼴인 납작한 손바닥 상자, 그 위 끝에 부채꼴로 붙은 원통 네 개(손가락), 그리고 상자의 옆 아래에서 따로 뻗어 나오는 엄지다. 몇 가지 관찰이 도움이 된다.

아래는 상자와 원통으로 만든 손이다. 손을 끌어 방향을 돌리고, 손가락을 굽히고 엄지를 맞서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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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와 원통으로 세운 손

손을 끌어 돌린다
밑·가운데·끝마디—
손 길이 대비 손가락—
상태—
해볼 것: ① 손가락을 100%까지 굽힌다. 주먹을 쥐면 네 손가락 끝이 나란히 접히지 않고 엄지 쪽 손목 근처의 한 점을 향해 모인다. 새끼손가락이 가장 많이 기운다. ② 손을 끌어 옆에서 보고, 엄지 맞섬을 올린다. 엄지는 손바닥 면을 따라 접히지 않고 손바닥 앞으로 돌아 나와 다른 손가락과 마주한다. ③ "마디 제한 풀기"를 켜고 굽히기를 움직이면 손가락이 손등 쪽으로 크게 꺾인다. 손가락 마디도 경첩이라 손바닥 쪽으로만 굽는다. (손바닥을 상자, 손가락 마디를 원통으로 둔 정사영 모델이다. 굽힘 100%에서 밑마디 85°, 가운데 100°, 끝마디 70°로 두었고, 손가락 끝이 모이는 방향은 손 해부학에서 알려진 관찰을 흉내 낸 근사다.)

상자와 원통으로 세운 손은 뭉툭하지만 방향이 분명하다. 실제 손을 그릴 때도 이 순서를 따른다. 손바닥 상자의 방향을 먼저 정하고, 밑마디의 호를 긋고, 손가락을 마디마다 원통으로 붙인 다음, 마지막에 살과 주름과 손톱을 얹는다. 엄지는 따로, 상자 옆면의 아래에서 시작한다.

내 손을 상자와 원통으로 열 장 연필을 쥐지 않는 손을 종이 옆에 놓고, 같은 손을 자세를 바꿔 가며 열 번 그린다. 한 장에 1분씩만 쓴다. ① 먼저 손바닥을 납작한 상자로 그리고 윗변에 밑마디의 호를 긋는다. ② 손가락마다 원통 세 마디를 붙인다. 마디가 접히는 자리에 작은 동그라미를 찍는다. ③ 엄지는 상자 옆면 아래에서 시작한다. 펼친 손, 주먹, 연필을 쥔 손, 컵을 쥔 손, 손등, 손바닥, 옆모습을 섞는다. 다 그리면 가장 어색한 두 장을 골라, 어색한 이유가 상자의 방향인지, 호인지, 엄지의 자리인지 적는다. 그다음 아래팔을 손등 쪽으로 엎었다가 뒤집으며 요골이 척골 위를 넘어가는 것을 다른 손가락으로 만져 본다.

책을 꺼내는 사람

지금까지 본 것을 한 동작에 모은다. 서가 맨 위 칸의 책을 꺼내는 사람을 옆에서 본다. 키 168 cm, 7.1등신의 마네킹이다. 책(손잡이)을 끌어 꺼낼 책의 위치를 정하고, 발뒤꿈치를 들어 본다. 팔은 관절 범위 안에서 책에 가장 가까이 가는 자세를 찾는다. 팔을 높이 들수록 어깨뼈가 함께 올라가 어깨선이 높아지는 것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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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 맨 위 칸의 책: 관절로 세운 구조 스케치

책을 끈다
책 높이 · 거리—
어깨 · 팔꿈치 · 손목—
손이 닿나—
해볼 것: ① 처음 자리(책 높이 195 cm, 어깨에서 30 cm 앞)에서 발뒤꿈치를 0에 둔다. 팔꿈치를 다 펴고 어깨를 150° 넘게 들어도 손이 1.4 cm 모자란다. ② 발뒤꿈치를 2 cm 든다. 손이 닿고, 어깨는 약 150°, 팔꿈치는 약 10° 굽는다. 어깨선이 4 cm쯤 올라간 것도 본다. 책을 190 cm로 내리면 까치발 없이 닿고 팔꿈치가 30° 넘게 굽는다. ③ 책을 낮은 칸(140 cm쯤)으로, 몸 가까이 끈다. 팔꿈치가 거의 끝까지 접히고 손목이 70° 넘게 꺾여 빨개진다. 실제 사람이라면 한 걸음 물러선다. "관절 범위 끄기"를 켜고 책을 몸 뒤쪽으로 끌면 팔이 등 뒤로 꺾여 돌아가는 불가능한 자세가 나온다. (옆에서 본 평면 모델이다. 위팔 32 cm, 아래팔 23 cm, 손 17.5 cm는 11장의 마네킹 비례에서 정했다. 어깨를 90° 넘게 들면 어깨 관절이 최대 6 cm 올라가도록 했고, 손은 어깨에서 책을 향하는 방향으로 뻗어 손바닥 가운데로 책등을 잡는다고 두었다. 손목 70° 넘게 꺾이면 표시가 빨개진다.)

이 시뮬레이터에서 본 것처럼, 동작은 관절 하나가 아니라 여러 관절이 나눠 맡는다. 손이 조금 모자라면 팔꿈치를 펴고, 그래도 모자라면 어깨를 더 들고, 어깨뼈가 따라 올라가고, 마지막으로 발뒤꿈치를 든다. 그림에서 이 순서가 보이면 동작이 그럴듯해진다. 팔만 길게 늘인 그림이 어색한 이유는 이 분담이 없기 때문이다.

관절은 동그라미, 뼈는 직선, 덩어리는 상자 한도경은 모임에서 사람을 그리기 전에 연필을 눕혀 아주 연하게 "구조 스케치"를 먼저 하라고 한다. ① 흉곽과 골반을 상자 두 개로 놓고 기울기와 비틀림을 정한다. ② 척추를 한 줄로 이어 머리 공을 얹는다. ③ 어깨·팔꿈치·손목·고관절·무릎·발목에 작은 동그라미를 찍는다. 팔꿈치와 무릎이 접히는 쪽을 확인한다. ④ 동그라미 사이를 곧은 원통으로 잇는다. ⑤ 손은 상자 하나, 손가락 방향은 선 하나로만. 여기까지 2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다음에 윤곽선을 그 위에 얹는다. 도경의 말로는 "선은 뼈를 덮는 옷이다. 옷부터 입히면 사람이 없다".

서윤의 작업 노트

CASE 서윤작업 노트 · 12장

팔이 고무호스였다

5월 둘째 토요일, 서윤은 「골목 산책」의 일곱 번째 그림, 서가에서 책을 꺼내는 책방 E 주인을 그렸다. 주인이 맨 위 칸에서 책을 꺼내는 순간이다. 주인은 몇 번이고 팔을 들어 주었지만 서윤의 첫 그림 속 팔은 어깨에서 손끝까지 한 번에 휘어져 있었고, 책을 쥔 손은 벙어리장갑 같았다. 도경은 그림 위에 트레이싱지를 한 장 덮고 동그라미 여섯 개를 찍었다. "팔꿈치가 어디 있지? 이 팔은 팔꿈치가 없어."

서윤은 주인에게 다시 같은 동작을 부탁하고 관절부터 봤다. 주인이 꺼낸 책은 맨 위 칸에 있었고, 책등 가운데가 바닥에서 195 cm쯤이었다. 주인의 키는 168 cm(11장에서 잰 7.1등신)이다. 서가 앞에 바짝 서도 책등은 어깨에서 30 cm쯤 앞에 있다. 이 책의 모델로 계산하면 발뒤꿈치를 대고서는 팔을 다 뻗어도 손이 1.4 cm 모자라고, 발뒤꿈치를 2 cm쯤 들어야 닿는다. 그때 어깨는 앞으로 약 150° 들리고 어깨선이 4 cm쯤 올라가며, 팔꿈치는 약 10°만 굽는다. 실제로 주인은 까치발을 했고, 고개를 들어 책등을 올려다보았다. 서윤은 그 모습을 다시 그리면서 오른쪽 어깨선이 왼쪽보다 올라간다는 것을 처음 알아챘다.

손은 상자부터 그렸다. 책등을 쥔 오른손은 손바닥 상자가 책 쪽을 보고, 네 손가락은 책등 위로 반쯤 굽어(굽힘 약 60%) 넘어가고, 엄지는 상자 옆면 아래에서 나와 책등 반대편을 누른다. 손은 팔과 거의 일직선으로 책을 향한다. 왼손은 허리 높이에서 이미 꺼낸 책 두 권을 받치고 팔꿈치를 90° 가까이 굽혔다. 주인은 완성된 구조 스케치를 보고 "뼈만 있는데도 저 같네요"라고 했다. 서윤은 그 위에 펜을 올리기 전에 휴대폰으로 스케치를 찍어 두었다.

이 장에서 정한 것주인 그림의 구조 스케치. 키 168 cm, 7.1등신. 오른팔로 195 cm 높이(어깨에서 30 cm 앞)의 책을 꺼낸다: 발뒤꿈치 약 2 cm 들기(까치발), 어깨 약 150°(어깨선 약 4 cm 올라감), 팔꿈치 약 10° 굽힘, 손은 팔과 거의 일직선으로 책을 향함, 고개를 약 25° 든다. 흉곽은 손 뻗는 쪽으로 늘어나고 골반은 수평에 가깝다. 왼손은 허리 높이에서 책 두 권, 팔꿈치 약 90°. 손은 상자 → 밑마디 호 → 손가락 원통 → 엄지 순서로 그린다.
아직 남은 문제구조는 맞는데 그림이 딱딱하다. 주인의 몸 전체가 위로 뻗는 흐름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단골손님들은 오래 서 있어 주지 않는다.
다음 단계13장: 동작선과 무게중심, 짧은 시간의 크로키로 움직임부터 잡는다.

핵심 정리

  1. 몸은 머리·흉곽·골반의 세 단단한 덩어리와 그것을 잇는 척추로 세운다. 굽힘과 비틀림은 덩어리 사이(목과 허리)에서 일어나고, 그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2. 쇄골, 흉골 위 오목, 견봉, 장골능, 대전자, 무릎뼈, 복사뼈 같은 골격 표지점은 피부 밑에 드러나 자리가 잘 변하지 않으므로 그림의 기준점이 된다.
  3. 팔꿈치·무릎·손가락은 한 방향으로만 접히는 경첩 관절, 어깨와 고관절은 여러 방향으로 도는 절구 관절이다. 관절은 동그라미, 뼈는 곧은 선으로 먼저 잡는다.
  4. 손바닥을 뒤집는 회전은 아래팔에서 일어난다. 요골이 척골 둘레를 돌며 엎치면 두 뼈가 X자로 엇갈리고, 그 너머는 어깨가 돌린다.
  5. 근육은 당기기만 하고, 짧아지면 굵어진다. 당기는 쪽은 짧고 둥글게, 늘어나는 쪽은 길고 평평하게 그린다.
  6. 머리는 공과 턱, 안내선은 공을 감싸는 고리다. 손은 손바닥 상자와 손가락 원통, 따로 움직이는 엄지로 세운다. 이목구비와 손가락은 덩어리의 방향을 정한 뒤에 얹는다.

확인 퀴즈

1. 서 있는 사람의 몸통을 그릴 때 가장 먼저 정하면 좋은 것은?

흉곽과 골반은 단단한 덩어리이고 몸통의 움직임은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두 상자의 기울기와 비틀림이 정해지면 윤곽선과 근육은 그 위에 얹힌다. 갈비뼈 개수나 근육 이름은 그림의 출발점이 아니다.

2. 손바닥이 위를 보던 손을 아래로 뒤집었다. 아래팔 안에서 일어난 일은?

엎침은 요골이 척골 둘레를 도는 움직임이다. 척골은 팔꿈치에서 위팔뼈와 경첩을 이루어 거의 돌지 않는다. 팔꿈치는 굽히고 펴기만 하고, 손목 관절 자체는 회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래팔은 손목 쪽으로 갈수록 비틀려 보인다.

3. 팔꿈치를 굽힌 그림에서 위팔이 밋밋한 원통처럼 보여 "고무호스 팔" 같다. 가장 알맞은 고침은?

근육은 부피가 거의 일정해서 짧아지면 굵어지고 늘어나면 가늘어진다. 팔꿈치를 굽히면 앞쪽 이두근이 솟고 뒤쪽 삼두근이 펴진다. 양쪽을 똑같이 부풀리면 대칭이 되어 여전히 힘이 느껴지지 않고, 팔꿈치를 반대로 꺾는 것은 불가능한 자세다.

4.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는 얼굴을 그린다. 눈선과 코 밑선은 어떻게 보이나?

안내선은 공과 턱을 감싸는 고리라서, 올려다보면 위로 볼록하게, 내려다보면 아래로 볼록하게 휜다. 올려다보면 턱 밑면이, 내려다보면 정수리가 보인다. 안내선을 화면에 수평으로 두면 얼굴이 머리 위에 붙인 스티커처럼 떠 보인다.